[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EQ, IQ보다 오래가는 힘
“제가 바꿀 수 없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평온함을 주옵시고, 바꿀 수 있는 것들은 바꾸게 하는 용기를 주옵시며, 바꿀 수 없는 것과 바꿀 수 있는 것을 분별할 지혜를 주옵소서” - 라인홀드 니버(1892~ 1971, 기독교 현실주의 신학자)
100여년 전만 해도 “머리가 좋다”는 말로 대변되는 인지 지능 IQ(Intelligence quotient)이 높은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에 비해 똑똑하고, 직업적인 성공은 물론이고 개인적인 삶을 잘 살아갈 수 있다는 하나의 척도로 받아들였었다. 그런데 ‘정서 지능(EQ)’을 처음으로 제시한 피터 셀로비(Peter Salovey) 교수와 1995년 다니엘 골먼의 “감성지능은 왜 IQ보다 더 중요할까?” 저서를 통해 판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골먼은 이 책에서 뇌 연구와 행동 연구를 통해 IQ가 높은 사람들이 왜 성공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며, 반대로 IQ가 낮은 사람이 왜 예상 밖의 성공을 거두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그의 주장은 “우리는 이제껏 인생에서 IQ로 측정되는, 순전히 이성의 차원에 대해서만 지능의 가치와 중요성을 지나치게 강조해왔다. 좋든 싫든, 지성은 감성에 의해 잘 통제되지 않으면 말짱 헛수고다.” 이처럼 EQ는 인간의 능력과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전 세계에 ‘감성혁명’을 일으켰다. 다른 연구 결과에 의하면 성공이나 행복에 기여하는 지수의 경우 IQ는 불과 20%에 지나지 않고, 80%는 감성지수에 의해 결정된다. EQ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지면서 부모나 직장에서도 EQ를 높이는 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Q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감정을 다루는 기능이며 감정을 억누르는 기술이 아니다. 감정을 정확히 인식하고, 필요한 방향으로 활용하는 능력이다. 골먼이 분류한 감성지능의 5가지 요소별 분류는?
① 자신의 진정한 기분을 자각하여 이를 존중하고 진심으로 납득할 수 있는 결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 ② 충동을 자제하고 불안이나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 ③ 목표 추구에 실패했을 경우에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성취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능력 ④ 타인의 감정을 자신의 감정처럼 느끼는 공감 능력 ⑤ 집단 내에서 조화를 유지하고 다른 사람들과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이다. 이러한 능력들이 골고루 발달해야 감성지능이 높은 사람으로 자라날 수 있다. EQ가 높은 사람은 인간관계를 잘 맺는다. 즉 EQ는 정서 기능으로서 삶을 풍요롭게 하는 ‘마음의 지능지수’이다.
직장인이 알아야 할 감성 기능의 의미와 실천 지혜를 살펴보자.
“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과 스펙을 갖추었더라도, 사람과의 관계에서 계속 부딪힌다면 그 능력은 오래 빛을 내기 어렵다. EQ는 단순히 ‘착하다’거나 “눈치가 빠르다”는 뜻이 아니다.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며,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관계를 성숙하게 이끌어 가는 종합적인 직무 역량이다. 특히 리더십, 협업, 갈등관리, 고객 대응에서 EQ는 IQ보다 더 강력한 성과를 만들어낸다. 물론 업무에 감정이 방해가 되어서는 곤란하며, 감정을 잘 활용하면 성과가 배가 된다. EQ가 높은 사람은 감정의 주인이 되지만, EQ가 낮은 사람은 감정의 노예가 된다. 직장인이 갖춰야 할 EQ의 6가지 핵심 기능은?
첫째, 자기 인식(Self-Awareness), 내 감정을 먼저 아는 힘, 출발점이다. “지금 내가 왜 불편한가?”, “이 분노는 어디서 왔는가?”를 인식하지 못하면 감정은 반드시 말과 태도로 새어 나온다. 둘째, 자기 조절(Self-Regulation), 감정의 브레이크를 밟는 능력으로 감정이 올라왔을 때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능력 여부가 판단된다. 셋째, 자기 동기(Self-Motivation), 감정을 성과로 전환하는 힘. EQ는 감정을 추진력으로 바꾸는 능력이다. 좌절, 불안, 실패의 감정을 무력감으로 방치하지 않고 목표로 재정렬하는 힘이다. 넷째, 공감(Empathy), 상대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는 능력이다. 공감은 상대의 말에 동의하는 것이 아닌 상대가 왜 그렇게 느끼는지 이해하려는 태도다. 다섯째, 사회적 기술(Social Skills), 관계를 성과로 연결하는 기술로 혼자만의 능력이 아니다. 회의, 협상, 보고, 피드백, 갈등 조정에서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다. EQ가 높은 직원은 상대의 표정과 반응을 읽으며 설명 순서와 표현을 조정하여 지지를 이끈다. 여섯째, 감정적 책임감(Emotional Accountability), 내 감정에 책임지는 태도, EQ가 높은 사람은 자신의 감정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책임진다.
EQ는 나이가 들수록 더 강력한 무기가 된다. 젊을 때는 속도와 기술이 경쟁력이지만, 중·장년이 될수록 사람을 다루는 능력이 진짜 실력이다. EQ는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고 매일의 작은 인식과 훈련으로 충분히 길러진다. 감정을 기록하는 습관, 즉각 반응 대신 질문하는 태도, 상대의 입장을 한 번 더 상상하는 연습, 이 모든 것이 직장인의 EQ를 키운다.
결국 조직은 감정 위에 세워진다. 회사는 숫자로 운영되지만, 조직은 감정으로 움직인다. EQ는 부드러운 능력이 아닌 직장인이 오래 살아남기 위한 가장 단단한 실력이다.
오늘 하루, 내 감정은 나를 돕고 있는가, 아니면 나를 방해하고 있는가?
그 질문에서 성숙한 직장인의 EQ가 시작된다. 인공지능에서도 감성 바람이 불어 문제의 답을 도출하거나 정해진 과제를 수행하는 것 외에 ‘감성 지능(EQ)’을 높인 모델을 선호한다. AI가 사람답게, 친근하게 느껴질수록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