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호정 회장, “철스크랩 산업, 품질과 데이터로”…신뢰가 곧 경쟁력

취임 1년, 회원 확대·제도 개선 성과…“산업 기반 다진 시기” K-스틸법 시행 앞두고 기대감…“균형 잡힌 생태계 설계 중요” 수요 부진과 가격 변동성 이중 압박…“데이터 기반 시장 필요” AI 검수 및 설비 투자 확대…“품질 경쟁력 강화 본격화” 자급률 90%에도 과제 여전…“핵심은 질적 경쟁력과 시장 신뢰”

2026-04-14     김도형
포스코는

철스크랩 산업은 물량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품질과 데이터 기반 산업으로 재편돼야 한다.

황호정 한국철강자원협회 회장은 가격 변동성과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는 환경에서 시장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또 K-스틸법 시행을 계기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는 만큼, 향후 산업 경쟁력은 균형 잡힌 생태계 설계와 데이터 기반 시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황 회장은 취임 이후 지난 1년을 ‘산업 기반 정비’ 시기로 규정했다. 외형 확대보다 협회의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하고, 업계 운영 체계를 정비하는 데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협회는 분산돼 있던 업계 의견 수렴 구조를 정비하고, 제도 개선과 통계 고도화 등 내부 기반 강화에 주력했다. 그 결과 신규 회원사 33곳이 합류하며 조직 외연도 자연스럽게 확대됐다. 협회와 접점이 적었던 사업자들이 제도권으로 유입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제도 개선도 병행됐다. 한국철강협회와 공동 운영하는 ‘철자원 상생포럼’을 통해 철스크랩 등급 기준을 개정하고, 통계 체계를 정비해 시장 정보 신뢰도를 높였다. 폐배터리 혼입 등 신규 리스크에도 선제 대응하며 산업 안전 관리에 나섰다.

황 회장은 “지난 1년은 외형 성과보다 산업의 방향성과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 집중한 시기였다”며 “철스크랩 산업은 공감대와 신뢰 기반 위에서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 “K-스틸법, 산업 위상 전환 계기…시행령 설계가 관건”

K-스틸법에 철스크랩 산업을 지원하는 근거가 도입된 점은 업계 전반에서 구조적 전환의 계기로 평가되고 있다. 그동안 철스크랩은 철강 생산의 핵심 원료임에도 불구하고 제도적으로는 ‘유통’ 영역에 가까운 위치에 머물러 왔다. 이로 인해 정책 지원이나 투자 유인 측면에서 한계를 겪어왔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황 회장은 이번 법제화를 통해 철스크랩 산업이 명실상부한 ‘기초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투자 활성화, 산업 육성 정책과의 연계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만 실제 영향은 시행령과 시행규칙 단계에서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세부 기준에 따라 산업 구조와 경쟁 환경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가공전문기업 지정 기준과 관련해서는 “산업 현실을 충분히 반영한 합리적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며 “특정 규모나 형태의 기업에 유리하게 설계될 경우 산업 생태계 전반의 균형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철스크랩 산업은 중소·중견 기업 중심의 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다양한 사업자가 공존할 수 있는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공정성과 실효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덧붙였다.

◆ “수요 부진·가격 변동성…데이터 기반 시장 전환 필요”

최근 철스크랩 시장은 수요 부진과 가격 변동성 확대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해 있다. 건설 경기 둔화로 철강 수요가 위축되면서 전기로 가동률이 낮아졌고, 이는 곧 철스크랩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발생량 감소와 유통 구조 변화가 맞물리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시장 참여자 간 신뢰도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황 회장은 “이처럼 변동성이 큰 시장일수록 정확한 수급 정보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중요하다”며 “통계 체계를 고도화해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가격 형성과 거래 과정에서 정보 비대칭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데이터가 축적되고 공유될수록 시장 왜곡 가능성이 줄어들고, 합리적인 가격 형성이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또한 산업 구조 역시 물량 중심에서 품질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단순히 많은 물량을 확보하는 방식으로는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고품질 스크랩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돼야 산업 전체의 경쟁력이 올라간다”며 “품질과 데이터, 두 축이 동시에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 “AI 검수·설비 투자 확대…품질 경쟁력 강화 계기”

AI 기반 검수 시스템은 철스크랩 산업의 운영 방식을 바꿀 수 있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기존에는 육안 검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판정의 주관성과 편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황 회장은 “AI 검수 시스템이 도입되면 품질 판정이 객관화되고, 거래 과정의 신뢰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산업 전반의 표준화와 효율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안전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불순물이나 위험 요소를 사전에 식별할 수 있어 산업재해 예방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주요 제강사의 설비 투자 확대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고급 스크랩 확보와 원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라는 점에서 산업 고도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시장 구조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특정 주체의 조달 비중이 급격히 확대될 경우 시장 균형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황 회장은 “투자 확대와 함께 산업 생태계 전반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기업과 중소업체 간 역할 분담이 조화를 이루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자급률보다 질적 경쟁력…산업의 핵심은 신뢰”

국내 철스크랩 자급률이 90% 수준까지 상승한 점은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된다. 다만 황 회장은 이를 단순히 수치로만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자급률 상승에는 수요 감소 영향이 큰 만큼, 구조적 경쟁력 향상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요한 것은 자급률 자체가 아니라 고품질 스크랩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질적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급률 상승의 의미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시장 안정 측면에서는 일정 수준의 수입 기능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수입 물량은 가격 급등락을 완충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 회장은 “완전한 내수 의존 구조보다는 일정 수준의 외부 조달이 병행되는 것이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철스크랩은 더 이상 폐기물이 아니라 철강 산업을 지탱하는 핵심 전략 자원”이라며 “투명한 데이터, 공정한 거래 질서, 그리고 신뢰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황호정 회장의 인터뷰 전문이다.

Q. 한국철강자원협회 회장으로 취임한지 1년이 지났다. 회원 확대와 재정적 자립, 대외 협력 등을 첫 손에 꼽으셨는데, 그간의 성과에 대해 소개한다면?

지난 1년은 협회의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한국철강자원협회 제12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가장 먼저 제시한 과제가 회원 확대, 재정 자립 기반 강화, 그리고 대외 협력의 구조화였습니다.

먼저 회원 확대 측면에서 출범 이후 33개사의 신규 회원사를 영입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숫자 증가를 넘어 산업 내 결집력과 대표성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2025년 4월 28일 전국 철스크랩 사업자 골프대회를 개최해 업계 단합과 네트워크 강화를 도모하며 상생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제도 개선 측면에서는 한국철강협회와 철자원 상생포럼을 통해 KS 등급 중 ‘경량B’ 대표 제품 예시 삭제 등 등급 기준 개정을 완료했고, 철스크랩 통계 등급 세분화 및 통계 수집 체계를 안정화했습니다.

또한 폐배터리 혼입 문제와 관련하여 한국철강협회, E순환거버넌스와 협력해 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소방청에 공동 건의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지난 1년은 철스크랩 산업의 제도적 기반을 정비하고 협력 구조를 구축하는 데 의미 있는 토대를 마련한 시기였다고 생각합니다.

Q. 지난해 K-스틸법이 발족되면서 처음으로 철스크랩에 대한 법적 지위와 지원 근거가 마련됐다. 정부에서 후속 법안을 마련 중인데, 향후 바라는 점이 있다면?

2025년 8월 K-스틸법이 발의된 이후 업계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국회의원실을 방문하여 철스크랩 산업의 입장을 전달하고, 산업통상부와도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철스크랩의 법적 위상 정립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K-스틸법에 철강의 핵심 원료인 철스크랩 산업이 포함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진전입니다.

현재 법 시행를 앞두고 시행령과 시행규칙(안)이 지난 3월말에 입법예고되었습니다. 고품질 철스크랩 회수·선별·가공·유통 기반 구축, 품질 등급 표준화 및 AI 검수 확산, 거래 투명화, 전문 인력 양성, 입지·행정 지원과 가공전문기업 지정 및 우선 지원 등의 내용이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철스크랩 산업은 유통·가공·제강이 함께 연결된 생태계입니다. 균형 잡힌 제도 설계가 곧 산업 경쟁력입니다. 따라서 특정 주체애 치우치지 않고 고루 성장·발전할 수 있는 법령 체계가 마련되길 바랍니다.

특히 가공전문기업으로 지정되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으므로 철스크랩의 가공 범위 및 설비 보유 현황, 재무 능력, 업계 평판 등에 대하여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정부는 전문가공기업 지정을 위한 요건을 ‘고시’하기 위해 산업연구원에서 과제를 진행하고 있는데, 지난 2018년 ‘철스크랩 전문 가공업체 지정을 위한 연구’에서 제시한 ‘철스크랩 전문가공업체 시설·관리 기준’을 근간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협회에서는 ‘고시’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 및 업계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나갈 계획입니다.

Q. 현장 소통 강화를 위해 협회 사무실을 강남에서 천안으로 이전했다.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강남에서 천안으로의 이전은 ‘현장 중심 소통’의 상징적 조치였습니다. 천안은 수도권과 지방의 교차 지점으로, 물리적·심리적 거리를 줄이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전 이후 회원사 방문과 간담회 빈도가 증가했고, 사무국 역시 현장 밀착형 운영으로 전환했습니다. 발로 뛰는 협회, 소통 중심 협회로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또 협회 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소통의 범위를 오프라인에만 두지 않고 협회 홈페이지를 전면 리뉴얼하고 온라인 기반도 정비했습니다. 이를 통해 회원사 정보, 협회 재정 현황, 주요 사업 및 활동 내용을 보다 체계적으로 공개하면서 방문자 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Q. 철스크랩 업계의 최대 현안은 무엇인지? 해법은?

건설 경기 둔화로 철강재 수요가 감소하면서 전기로 제강사의 가동률이 영향을 받고, 이는 곧 철스크랩 수요와 가격 변동성으로 이어져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낮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요한 해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수급 정보의 투명화입니다. 정확한 통계와 등급 세분화, 데이터 기반 시장 분석이 축적되면 과도한 기대 심리나 공포 심리에 따른 가격 왜곡을 줄일 수 있습니다. 둘째, 품질 고도화와 거래 질서 확립입니다. 단순 물량 경쟁에서 벗어나 고품질 중심의 구조로 전환해야 산업의 안정성이 높아집니다.

이러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저희 협회는 지난 2월 ‘철스크랩 산업 상생 발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습니다. 선언문에는 폐자원의 효율적 회수와 가공체계 고도화, 공정거래 기반 시장 안정, 투명하고 지속가능한 유통 환경 조성, 환경·안전 기준 준수를 통한 친환경 산업 위상 제고 등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대하는 효과는 분명합니다. 첫째 시장 신뢰 회복, 둘째 가격 변동성 완화, 셋째 탄소중립 시대 전략 자원 산업으로서의 위상 제고, 넷째 정책적 신뢰 확보입니다.

결국 해법은 ‘질서’와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협회는 선언에 그치지 않고 교육, 통계 고도화, AI 기반 품질관리 확산 등을 통해 산업의 경쟁력과 시장 질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Q. AI 검수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다. 업계에서는 제강사들이 방사선 탐지 설비를 직접 설치한 것처럼, 검수 시스템도 동일하게 운영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AI 검수 시스템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안전과 품질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 인프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폐배터리, 밀폐용기, 가스 잔존물 등 위험물 혼입 문제는 단순한 품질 문제가 아니라 산업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입니다. 이러한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육안·경험 중심 검수 체계에서 데이터 기반·자동화 기반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우선 제강사 중심의 도입과 산업 표준 정립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제강사는 최종 수요처로서 품질 기준을 설정하고 용해 공정의 안전과 생산 효율을 책임지는 주체이기 때문에, 제강사를 중심으로 AI 검수 시스템을 도입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며 알고리즘을 고도화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입니다.

이러한 기반이 안정적으로 정착되면 이후에는 공급사로의 확산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공급 단계에서부터 AI 기반 선별·검수가 이루어지면 물류 전 단계에서 품질 데이터 연동과 이력 관리가 가능해져 산업 전반의 투명성과 추적 가능성이 크게 높아질 것입니다.

무엇보다 고품질 선별과 가공의 책임은 공급사와 제강사 모두의 공동 책임이라는 인식이 중요합니다. 특정 주체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 전반이 참여하는 공동 관리 체계가 필요합니다.

이와 관련해 협회도 AI 검수 시스템 확산을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강사를 대상으로 개발된 시스템 시연회를 참관하며 공급사 확산 가능성을 검토했으며, 환경부 장기 R&D 사업에 한국금속재료연구조합과 LG CNS 등과 공동 기획보고서를 제출해 산업 AI 솔루션 실증·확산 지원사업으로 선정되는 성과도 있었습니다.

장기적으로 AI 검수 시스템은 품질 등급 표준화, 가격 산정의 객관화, 위험물 관리 체계 고도화 등 산업 운영 방식 자체를 변화시키는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봅니다.

결국 AI 검수 시스템은 비용이 아니라 산업 구조를 고도화하는 투자이며, 철스크랩 산업이 데이터 기반 자원 산업으로 도약하고 공급자와 수요자 간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구체적으로 현대제철은 오는 2032년까지 1700억 원을 투자해 슈레더 설비 투자 및 포항과 당진제철소에 철스크랩 선별 라인을 구축한다고 밝혔는데.

현대제철이 2032년까지 약 1700억 원을 투자해 슈레더 설비를 확충하고 포항·당진 제철소에 철스크랩 선별 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것은 단순한 설비 증설을 넘어 원료 전략 전환을 의미하는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탄소 감축 대응 측면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글로벌 철강 산업이 전기로 중심의 저탄소 공정으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전기로 경쟁력의 핵심은 고품질 철스크랩 확보입니다. 슈레더와 정밀 선별 설비는 불순물 제거와 균질도 향상을 통해 용해 효율과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탄소 배출 저감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둘째, 원료 품질 고도화 전략입니다. 최근 철스크랩 시장은 단순 물량 중심에서 등급과 청정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자동차 경량화 소재 증가나 폐배터리 혼입 위험 등에 대응하기 위해 정밀 선별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투자가 대기업 중심의 수직 통합 구조로만 이루어져서는 안 됩니다. 국내 철스크랩 산업은 중소 유통·가공업체가 수집과 1차 가공을 담당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제강사는 최종 품질 관리와 공정 안정성을 맡고, 유통·가공업체는 지역 기반 수집과 선별을 담당하는 상호 보완적 구조가 필요합니다.

또한 현재 업황을 고려하면 설비 확충이 모재 부족으로 인한 가격 경쟁 심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수급 전망과 전기로 확대, 탄소 정책 방향을 고려한 중장기 전략 속에서 추진될 필요가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이번 투자는 방향성 자체는 미래지향적이지만, 그 성과는 산업 생태계와의 조화 속에서 공급사와 제강사가 함께 경쟁력을 높이는 구조를 만드는 데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최근 철스크랩과 철근 가격 상승은 어떻게 평가하는지.

최근 철스크랩과 철근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건설 수요 회복 기대와 일부 제강사의 생산 조정, 재고 관리 움직임이 맞물린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건설 착공 지표 반등 기대와 계절적 성수기 진입이 시장 심리에 영향을 준 측면도 있습니다.

다만 이번 상승을 구조적 추세 전환으로 보기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건설 경기의 경우 분양, 착공, 자금 조달 환경이 완전히 개선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실제 철근 투입량 증가로 이어지는지는 시간을 두고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대 심리와 실제 수요 사이에는 항상 시차가 존재합니다.

또한 글로벌 변수의 영향도 큽니다. 중국 철강 정책 변화,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국제 철스크랩 가격 흐름, 환율 변동성 등 외부 요인이 국내 가격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현재 시장은 구조적 공급 부족보다는 재고 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단기 반등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됩니다. 제강사 가동률과 철근 재고, 유통 재고 흐름을 고려할 때 아직은 추세적 상승으로 단정하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시장은 단기 가격 움직임보다 건설 현장의 실제 철근 투입량, 제강사 가동률과 재고 흐름, 글로벌 철강 정책과 환율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가격의 지속 가능성은 실수요 기반 회복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있으며, 이런 시기일수록 데이터 기반 수급 분석과 냉정한 판단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제강사 등 수요처와 철스크랩 업계의 상생 방안은?

저는 상생의 핵심을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철스크랩 산업은 제강사와 공급사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구조적 동반자 관계입니다. 그러나 가격 변동성과 수급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상호 불신이 생기기 쉬운 만큼 이를 제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품질의 객관화입니다. 고품질 스크랩 확보는 제강사의 생산성과 직결되고 공급사에게는 부가가치 창출 기회가 됩니다. AI 기반 검수 시스템과 데이터 공유를 통해 품질 기준이 명확해지면 가격 분쟁이 줄고 합리적인 보상 체계가 작동할 수 있습니다.

둘째, 합리적인 인센티브 제도 운영입니다. 가격 체계는 시장 상황을 반영하되 급격한 변동을 완충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며, 일방적 조정이 아니라 사전 협의를 통해 설계되어야 합니다.

셋째, 상시 협의체의 제도화입니다. 제강사와 공급사, 협회가 참여하는 정례 협의체를 통해 수급 전망, 품질 기준, 안전 문제 등을 사전에 논의하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결국 상생은 구호가 아니라 거래의 투명성, 품질의 객관성, 가격의 예측 가능성, 소통의 제도화라는 구조가 갖춰질 때 가능합니다. 협회는 중립적 조정자이자 정책적 가교 역할을 통해 이러한 협력 구조를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Q. 지난해 국내 철스크랩 자급률이 90%를 넘은 가운데 수출도 201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의 관동철원협동조합 같은 별도 조직을 운영하지는 않더라도, 협회 차원의 품질 관리가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국내 철스크랩 자급률이 90%를 넘어선 것은 수치상으로는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국내 수요 둔화로 수입이 감소하면서 나타난 ‘불황형 자급도’ 성격이 강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자급률 수치만으로 산업 경쟁력이 강화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급률 자체보다 고품질 스크랩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되어 있는지 여부라고 생각합니다.

수출이 201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의미는 있지만, 이 역시 국내 수요 부진의 영향이 일부 반영된 측면이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물량 확대보다 산업이 고품질·고부가가치 구조로 전환하고 있는가에 있다고 봅니다.

일본의 관동철원협동조합과 같은 사례도 참고할 수 있지만, 우리 산업 구조와 제도 환경을 고려하면 동일한 모델을 그대로 도입하기보다는 국내 실정에 맞는 자율적 품질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협회는 이미 주요 공급사를 중심으로 ‘거래질서 확립 및 품질관리 결의문’을 채택·선포했으며, 이를 통해 불황기일수록 가격 경쟁이 아닌 품질과 질서를 기반으로 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산업 내부의 의지를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K-스틸법에 명문화된 민관협의체를 활용해 정부·제강사·공급사와 함께 철스크랩 품질 가이드라인 연구, 등급 세분화와 통계 고도화, AI 검수 시스템 확산, 회원사 품질·안전 교육 체계화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결국 철스크랩 산업의 경쟁력은 단순한 자급률 수치가 아니라 품질·안전·투명성이라는 질적 경쟁력에서 결정됩니다. 협회 역시 이러한 기반을 제도적으로 강화하는 데 역할을 해 나가겠습니다.

Q. 국내 슈레더 설비가 수요 대비 과도하게 구축된 상태라는 지적이 나오는데.

국내 슈레더 설비가 수요 대비 과도하게 구축되어 있다는 지적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최근 가동률 저하와 맞물리며 ‘설비 과잉’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고 있고, 업계 역시 일정 부분 구조적 과잉 상태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에는 무리한 증설보다는 가동 효율 개선과 품질 고도화 중심의 내실 경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단기 수급 상황과 별개로 산업 구조의 중장기 변화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전기로 비중 확대, 자동차 경량화 소재 증가, 복합소재 사용 확대, 이물질 관리 강화 등은 고품질 파쇄 스크랩 수요를 확대시키는 요인이며, 탄소중립 흐름 속에서 슈레더 스크랩의 전략적 중요성도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투자 부담과 모재 확보 문제도 고려해야 합니다. 슈레더 설비는 통상 200억 원을 상회하는 대규모 초기 투자가 필요한 설비이며, 부지 확보와 환경 인허가, 집진·소음·안전 설비까지 포함하면 부담이 상당합니다. 또한 폐자동차나 경량 스크랩 등 안정적인 모재를 확보하지 못하면 가동률이 크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설비 수 자체보다 가동률, 품질 경쟁력, 그리고 수급 전망과의 정합성입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무분별한 증설보다는 시장 데이터와 중장기 수요 전망에 기반한 신중한 투자 판단이 필요합니다.

협회 역시 회원사 간 정보 공유를 강화해 합리적인 판단을 지원하고, 슈레더 설비가 단순 물량 경쟁이 아닌 품질 고도화와 재활용률 제고라는 전략적 목적 아래 운영될 수 있도록 정책적 논의를 이어가겠습니다. 결국 설비 규모가 아니라 가동률과 품질 수준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Q. 업계의 고령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협회 차원에서 고용과 관련해 추진하는 안건이 있다면?

철스크랩 업계의 고령화는 단순한 인력 부족 문제가 아니라 산업 구조와 연결된 구조적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을 방문해 회원사 의견을 들어보면 특히 집게차와 방통차 운전 인력의 고령화가 현실적인 경영 리스크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숙련도가 중요한 직무임에도 기존 인력은 고령화되고 젊은 인력 유입은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며, 일부 지역에서는 장비가 있어도 운전 인력이 부족해 가동률이 떨어지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협회는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접근하고자 합니다.

첫째, 산업 이미지 개선과 직무 인식 전환입니다. 철스크랩 산업은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자원 산업이지만 현장 직무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3D 업종에 머물러 있습니다. 협회는 집게차·방통차 운전 직무를 단순 노무가 아닌 순환자원 관리 전문 기술 직군으로 재정의하고, 숙련과 안전 기반의 전문 직무라는 점을 적극 알리겠습니다.

둘째, 스마트·안전 설비 확산입니다. AI 검수 시스템, 자동 선별 설비, 작업장 안전 장치 등은 단순한 효율 개선이 아니라 인력 확보 전략이기도 합니다. 작업 강도와 사고 위험을 낮추면 젊은 세대의 진입 장벽을 줄일 수 있고, 장비 운전 분야에서도 학습 기간을 단축하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셋째, 직무 교육과 인증 체계 논의입니다. 현재 장비 운전 인력은 현장 경험 중심으로 양성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안전 교육 표준화, 품질·이물질 판별 교육, 산업안전 교육 강화와 같은 체계적인 교육과 숙련도 인증 방안 등을 업계와 함께 검토해 나가겠습니다.

고령화 문제는 개별 기업이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협회는 관계 기관과 협력해 산업 차원의 인력 전략을 마련하고, 현장 인력이 전문 인적 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Q. 다수의 철스크랩 기업들이 ‘2세 경영’으로 넘어왔거나 넘어가는 과도기적 상태다.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첫째, 신뢰 자산의 계승과 디지털 경영의 결합입니다. 기성세대가 쌓아온 거래 신뢰와 현장 경험은 우리 산업의 중요한 자산입니다. 여기에 ERP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등 디지털 경영을 접목해야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습니다.

둘째, 외형보다 체질 개선입니다. 단기적인 물량 확대보다 재무 건전성과 현금흐름 관리, 가격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세대 간 시너지입니다. 2세 경영자들의 변화 대응력과 기술 수용성에 기성세대의 현장 경험이 결합된다면 산업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수 있습니다.

넷째, 산업의 위상을 높이는 경영입니다. 철스크랩 산업에서 안전과 환경 준수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 요소이며, 이를 경쟁력으로 전환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결국 세대교체는 단순한 경영권 이전이 아니라 경험과 혁신이 결합되는 산업 고도화의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철스크랩 산업은 대한민국 철강 산업 경쟁력의 출발점입니다.
국내 철스크랩 자급 기반은 90% 수준에 이르렀지만, 이는 경기 둔화에 따른 수입 감소 영향이 반영된 수치입니다. 앞으로는 단순한 ‘불황형 자급’이 아니라, 품질 고도화와 안정적 수급 기반을 갖춘 구조적 경쟁력으로 전환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현재 산업은 가격 변동성, 제도적 제약, 산업 이미지라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철스크랩은 폐기물이 아니라 전략 자원입니다.
유통업은 단순 중개가 아니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입니다.

우리는 탄소중립 시대 철강 생태계의 핵심 파트너입니다.

협회는 회원사, 제강사, 정부, 유관기관과 함께 투명하고 안전하며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습니다.
산업의 품격은 제도에서 나오고, 신뢰는 현장에서 나옵니다. 그 두 축을 동시에 강화하는 것이 협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