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vs 제강사 '내진철근' 특허 분쟁…통상실시권 체결로 일단락
제강사와 철근 특허 공유로 분쟁 리스크 해소…공급 안정성 확보 고강도 내진철근 ‘기술집약 제품’ 재조명…정당한 기술 가치 인정 리스크 해소로 건설업계 불확실성 완화…합리적 시장 질서 확립
현대제철과 제강사들 간의 내진용 철근 특허 침해 논란이 통상실시권 체결로 일단락됐다. 내진철근을 둘러싼 특허 분쟁은 지난해 현대제철의 문제 제기로 시작됐다. 내진철근은 건설 안전 기준 강화와 함께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고부가 제품으로, 이번 합의는 철근 시장도 범용 중심의 가격 경쟁에서 기술 경쟁으로 전환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현대제철은 최근 일부 제강사와 고강도 내진철근 특허에 대한 통상실시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쉽게 말하면 사용료 등 일정 조건을 전제로 기술 사용을 허락하는 계약(라이선스)이다.
이번 계약으로 제강사들은 현대제철에 일정액의 로열티를 지급하는 대신, 2036년까지 유효한 해당 기술을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내진철근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기술 소유권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통해 시장 내 불필요한 분쟁 가능성을 사전에 줄이기 위해 추진됐다"고 밝혔다. 또 "2025년부터 관련 자료 분석과 특허 유효성 검토를 거쳐 시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왔으며, 이후 제강사들과 단계적인 협의를 통해 사용료 및 정산 체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제강사들로서는 현대제철의 특허 관련 문제 제기에 부담이 높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소송 비용은 물론 판매도 중단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하기 어려웠던 셈이다. 현대제철 역시 시장의 반발을 사기보다 합의점을 이끄는데 역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특허 소송으로 시장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건설업계, 유통 관련 기업들의 반발도 예상됐다.
이번 분쟁은 현대제철이 2017년 국내 최초로 상용화한 내진용 철강재(SD400S, SD500S 등)의 제조 기술을 둘러싸고 발생했다. 내진철근 시장은 건축물 안전 기준 강화와 함께 중장기 성장성이 기대되는 분야다. 업계에서는 내진철근 수요를 연간 약 50만 톤 수준으로 추정한다. 초기 현대제철이 독점하던 내진철근 시장에 후발 제강사들이 설비 투자를 통해 진입하면서 현대제철의 시장 점유율은 약 30% 수준까지 하락했다.
현대제철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현재 100대 건설사를 대상으로 이번 합의 내용을 안내하고 있다. 시장 혼선을 막기 위해서다.
향후에는 내진철근의 성능과 품질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건설사 대상 기술 세미나 등을 통해 현장 적용성을 높이고, 특허 기반의 공급 체계가 시공 품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통상실시권 체결은 제강사 간 기술 협력을 통해 시장 안정화 방향을 제시한 사례”라며 “향후 협의가 진행 중인 제강사들과도 순차적으로 논의를 이어가 특허 활용 체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작년 하반기, 영남권 전기로 철근 전문 제강사들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단하고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특히 주요 건설사에 해당 제품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리스크까지 고지하면서 강경 조치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