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총, 최윤범 회장 '경영권 방어' vs 영풍·MBK '견제 기반 확대'
최윤범 사내이사·황덕남 사외이사 재선임…이사회 과반 지켜 이사회 구도 11대4→9대5 재편…영풍·MBK 견제력 확대 정관 변경 8개 안건 가결…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는 부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지난 24일 개최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면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최 회장 측이 이사회 과반을 장악했지만, 영풍·MBK 측 영향력도 확대돼 양측 이사 수 격차가 3석까지 좁혀지면서 경영권 분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집중 투표제에 의해 선임할 이사의 수 결정의 건은 고려아연 측이 제안한 이사 5인 선임의 건이 승인됐다. 주총 최대 관심사였던 이사 선임 표결에서는 최윤범 회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돼 연임에 성공했다. 황덕남 의장 역시 사외이사로 재선임됐다.
아울러 크루서블 JV 측의 윌터 필드 맥랠런 후보는 최다득표로 기타비상무이사에 신규 선임됐다. 이와 함께 영풍·MBK 측에서 추천한 최연석 기타비상무이사, 이선숙 사외이사도 이사회에 새롭게 진입했다.
이에 따라 이사회 구도는 기존 11(최윤범 회장 측) 대 4(영풍·MBK) 체제에서 9대5 구도로 재편됐다. 최 회장 측 5명과 영풍·MBK 측 1명의 이사 임기가 만료됐고, 최 회장 측 3인과 영풍·MBK 측 2인 등 총 5인이 새롭게 합류한 결과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최윤범 회장은 이사회 과반을 유지하며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미국 정부와 추진 중인 11조원 규모의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단, 영풍·MBK 측 이사 수가 늘어나면서 이사회 내 최 회장 측 영향력은 이전보다 축소됐다는 평가다.
영풍 측은 “표면적으로 최윤범 회장 측이 과반을 유지했지만, 이사회는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는 구조로 전환됐다”며 “과거 최 회장 측으로 기울어졌던 구도가 간격이 좁혀지면서 힘의 균형이 크게 변화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관 변경과 관련해서는 ▲소수주주 보호 관련 정관 명문화 ▲전자주주총회 도입 ▲독립이사 구성요건 강화 ▲이사의 충실의무 도입 ▲분기배당 관련 정관 변경 등 8개 안건이 가결됐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안건은 영풍·MBK측의 반대로 부결됐다. 고려아연 측은 오는 9월 시행되는 상법 개정에 맞춰 감사위원을 2인으로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영풍·MBK 측은 임기가 만료되는 이민호 후보 선임을 염두에 둔 조치라며 반대했다.
다만 분리선출 감사위원 선임의 경우 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기 때문에 최 회장 측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이날도 기존 사외이사였던 김보영 이사가 감사위원으로 선임됐다.
고려아연 측은 “많은 주주들께서 현 경영진 중심의 거버넌스와 이사회 체제를 통한 경영 연속성과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에 힘을 실어주신 것으로 평가한다”며 “고려아연은 크루서블 프로젝트와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주주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고, 국가기간산업이자 한미 경제안보의 모범사례로 맡은 바 역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영풍·MBK 측은 “이번 주총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보다 균형 잡힌 구조로 전환되는 계기가 됐다”며 “주주가치 제고와 투명한 의사결정 체계 확립을 위해 책임 있는 역할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