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집중투표제 표결 기준 뒤집은 고려아연…불공정 주총 진행”
영풍은 24일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 표결기준이 변경된 것을 두고 의장권 남용 및 편법적 조치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의 핵심은 해외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에 대한 해석 기준을 주총에서 변경했다는 점에 있다. 기적용된 기준을 뒤집은 조치라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됐다.
집중투표제에서는 선임할 의사수에 따라 의결권이 배수로 부여된다. 일부 해외 기관투자자의 경우 특정 후보에 대해서만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행사되지 않은 표가 발생하는데, 이를 그대로 인정할 것인지 비례적으로 재배분할지에 따라 결과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예탁결제원 집계 기준을 그대로 인정하는 방식을 채택한 바 있다. 미행사된 의결권을 재분배하지 않고 실제 행사된 표만을 기준으로 결과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과소표결된 의결권을 포함해 비례적으로 재배분하는 ‘프로라타(pro rata)’ 방식을 적용했다.
이에 영풍은 단순한 해석 차원의 문제가 아닌 결과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비판했다. 특히 영풍·MBK 연합과 최윤범 회장 측 간 치열한 표대결 국면에서 기준이 변경된 것은 논란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집중투표제는 수백 표 차이로 당락이 갈릴 수 있는 만큼 표결 기준 자체를 바꾸는 것은 이사회 구성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결정”이라며 “이미 전년도에 적용된 기준을 상황에 따라 변경하는 것은 절차적 일관성과 주주평등 원칙 측면에서 문제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해외 주주가 의결권 일부만 행사하는 것은 투자자의 선택 영역에 속하는 사안”이라며 “사후적으로 재해석해 재배분하는 것은 본래 의결권 행사 취지를 왜곡할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