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이사 5인 선임안 통과…감사위원 확대는 무산

주주 3205명 참석·의결권 91% 확보…위임장 문제로 3시간 지연 9177억 원 규모 이익잉여금 전환·주당 2만 원 배당 확정 정관 개편안 대거 통과…주주제안 안건은 대부분 부결 이사 선임 투표 '진행 중'…이사회 9대 5 재편 전망 우세

2026-03-24     김도형
의장을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5인 선임안이 가결되고,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을 2명으로 확대하는 안건은 부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사회가 9대 5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제52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 선임(3호 의안) 표결을 실시한 결과, 3-1-1호(5인 선임안)과 3-1-2호(6인 선임안)가 모두 의결 요건을 충족했으나 다수결에 따라 3-1-1호가 최종 가결됐다고 밝혔다.

득표 결과를 보면 회사 측이 제안한 5인 선임안은 출석 주식수 1858만189주 가운데 1170만2643주(62.98%)의 찬성을 얻었다. 반면 MBK·영풍 연합이 제안한 6인 선임안은 968만8020주(52.21%)가 찬성했다. 두 안건 모두 보통결의 요건은 충족했으나, 다수결로 회사 측 안건이 최종 채택됐다.

이에 따라 이날 주총을 통해 이사회는 최윤범 회장 측 9명, MBK·영풍 측 5명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현재 주총에서는 이사 5인을 선임하는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회사 측은 나머지 1석은 향후 감사위원 분리선출 방식으로 충원할 계획이다.

이날 주총에는 총 3205명의 주주가 참여했으며, 발행주식 2087만2969주 가운데 1857만8833주가 출석해 의결권 기준 91.14%의 참석률을 기록했다. 당초 오전 9시에 예정됐던 주총은 중복 위임장 집계 문제로 약 3시간 지연된 뒤, 오후 12시 4분 박기덕 대표이사의 개회 선언으로 시작됐다.

개회 직후에는 의결권 제한을 둘러싼 주주 간 공방이 벌어졌다. 의장을 맡은 박기덕 사장은 자회사 선메탈홀딩스(SMH)가 영풍 지분 1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의결권 제한을 적용했다. 이에 대해 영풍 측은 법률 해석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했고, 박 의장은 법원 판단을 근거로 맞섰다.

이번 주총에서는 연결 및 별도 재무제표 승인과 이익배당(보통주 1주당 2만 원 현금배당), 이익잉여금 처분 승인 등 주요 재무 관련 안건이 가결됐다. 또한 임의적립금을 미처분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안건도 승인되며 약 9177억 원 규모의 자본 재편이 이뤄졌다.

정관 변경 안건도 결과가 엇갈렸다. 회사 측이 제안한 안건(2-1~2-7,)은 모두 가결됐으며, 상당수 안건이 높은 찬성률로 통과됐다. 반면 주주제안 안건(2-8~2-13)은 2-13 안건인 이사회 소집 절차 변경을 제외하고 모두 부결됐다.

특히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을 기존 1명에서 2명으로 확대하는 안건(2-8호)은 이번 주총의 핵심 쟁점으로 꼽혔다. 해당 안건은 출석 의결권 기준 53.59%의 찬성에 그쳐 특별결의 요건인 3분의 2(66.7%)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최종 부결됐다.

회사 측은 이를 상법 개정에 따른 선제적 대응이라고 설명했지만, MBK·영풍 측은 특정 인사의 감사위원 선임을 염두에 둔 조치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투표 절차의 투명성을 둘러싼 갈등도 이어졌다. 일부 주주 측은 사전 투표 내역 공개를 요구했으나 의장은 이를 거절했다.

여기에 더해 집중투표제 표결 기준을 둘러싼 공방도 격화됐다. 해외 기관투자자의 ‘과소표결’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회사 측이 기존과 달리 미행사 의결권까지 포함해 비례 배분하는 방식(프로라타)을 적용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이에 대해 영풍 측은 “기존 기준을 뒤집는 위법 소지가 있다”며 반발하며, 해당 방식이 주주 의사를 왜곡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회사 측은 “외국인 의결권 행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스템상 한계를 보정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맞섰다.

회사 측은 예탁결제원 자료와 보정 수치를 함께 제출해 최종 판단은 법원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감사보고, 영업보고, 내부회계관리제도 운영실태 보고, 외부감사인 선임보고, 최대주주 등과의 거래내역 보고 등 주요 보고사항도 함께 이뤄졌다. 아울러 회사는 주총에 앞서 이사회에서 지속가능경영 추진 계획과 준법지원인 업무 보고, 안전보건계획 수립 등을 의결하고 관련 내용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