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인간관계, 정원을 가꾸는 일

2026-03-09     김진혁
김진혁

“상대방이 바라는 대로 행동하기 전에 그가 무엇을 느끼는지 먼저 헤아려라.” - 데일 카네기

사람이 살면서 겪는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바로 인간관계이다. 가족, 친구, 연인, 동료 등 매일 부대끼며 내 삶의 영역을 공유하는 관계부터, SNS나 각종 모임을 통해 형성된 사회적 네트워크까지, 우리를 둘러싼 관계는 그 정도와 범위가 다양하다. 그만큼 관계에 대한 어려움도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왜 자꾸만 다른 사람들한테 상처만 받는지 고민하고, 누군가는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과 억지로 관계를 이어가야만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산적한다. 누군가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면서 자연스럽게 관계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

각자의 상황과 성격, 연령대에 따라 고민의 방향은 다르지만, 그 출발점을 거슬러 올라가면 관계에 휘둘리지 않고 나다움을 지켜나가지 못함에 대한 불만과 아쉬움에서 비롯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각자 삶의 철학이 필요하다.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삶의 철학 형태는 나의 욕구와 욕망을 추구하는 ‘욕망적 삶’,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익적 삶’, 타인들과 어울려 사는 ‘정치적 삶’, 지혜에 도달할 수 있는 ‘관조적 삶’ 등 네 가지다. 이 중 최고의 참살이(Well Being)는 인간 스스로 지혜에 도달할 수 있는 ‘관조적 삶’이다. 능력과 지혜를 바탕으로 삶의 의미는 실천적인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현명함이다. 이 문제야말로 철학이 답변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네이버 사전적 정의에서 “철학이란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흔히 인식, 존재, 가치의 세 기준에 따라 하위 분야를 나눌 수 있다.” 혹자는 철학은 현실 세계와 동떨어진 학문으로 쓸모없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다. 철학을 배운다고 해서 당장 실용성이 발휘되거나 물질적 혜택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철학은 세상과 타인, 자신에 대한 메타인지를 높여줌으로써 삶의 방향성을 스스로 찾을 수 있는 주체성을 회복해준다. 철학은 삶의 의미와 비즈니스를 연결시키는 중요한 관문이다. 철학의 본질은 현실과 동떨어진 ‘개념’을 파고드는 것이라기보다는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다. 삶의 존엄성, 책임, 사랑, 용서, 죽음 등 삶과 밀접한 주제들을 비즈니스와 연결하는 훌륭한 도구인 셈이다.

“교양이 없는 전문가보다 위험한 존재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철학은 생각하는 법을 제시하며, 문제의 본질을 꿰뚫고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내는 사고법이다. 삶이란 정답을 찾는 일이 아니라 태도를 선택하는 일이기에 철학은 거창한 학문에서 벗어나 우리 삶을 조금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도구이자 무기인 셈이다. 한마디로 철학의 쓸모는 절망에 빠져 고통을 겪는 우리를 치유하는 것이다.

삶의 철학이 있는 어른은 인간관계로 흔들리지 않는다. 어른은 관계를 지혜롭게 맺고, 그 관계 속에서 자기 자신을 지켜낼 줄 알며,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자신을 괴롭히지도 않는다.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철학은 삶을 단순히 이해하는 것을 뛰어넘어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한 질문을 던지고, 더 좋은 사람을 만나고 더 좋은 내가 되게 만든다.
삶에도 진심과 공감을 담고 불필요한 것들은 솎아내는 기술이 요구된다. 인생에도 지혜로운 경영이 필요하다. 쇼펜하우어는 충고한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기에 좋을 때 더 엄격히 경영해야 한다.” 괴테는 좋은 사람을 찾기보다 나쁜 사람을 멀리하는 게 현명하다. 탈무드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은 모든 사람에게서 배우는 사람이다. 가장 사랑받는 사람은 칭찬하는 사람이다. 가장 강한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이다.”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쉽고도 힘들다. 그 인간관계의 정수는 관계를 넓히기보다는 질적 성장과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다. 진심을 담아 사람을 대하되,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낼 줄도 알아야 한다.

품위 있는 사람은 지혜로운 관계 및 생각과 감정을 다정하게 표현한다. 불필요한 관계를 정리하며 진심을 담는 태도이다. 또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려는 마음으로 산다.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니라 ‘나를 아는 사람’을 늘려간다. 무례한 사람에게 상처받을 필요가 없다. 누구를 만나든 ‘나’다움을 잃지 않고 당당하며 ‘관계’라는 정원을 잘 가꾸는 성찰과 지혜를 갖자. 결코 인간관계에 흔들리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