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규의 고철 이야기] 국내 철스크랩 자급도, 2025년이 꼭지점?
과거에 전문가들이 ‘2020년대 중반이 되면 국내 철스크랩은 자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 적이 있었다. 최근 페로타임즈가 한국철강협회 자료를 토대로 2025년 국내 철스크랩 자급도를 산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수요는 2,000만톤을 약간 상회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구입량은 1,529만톤으로 73.2%, 자가 발생량은 412만톤으로 19.8%이며, 수입량은 147만톤으로 7.0%를 차지하여 국내 철스크랩 자급도(제강사에서 조달한 철스크랩 중 국내 구입량과 자가발생량이 차지하는 비율)는 약 9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철스크랩 소비량은 1997년 2,200만톤을 넘긴 후 2003년까지 2,000만톤~2,300만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2,500만톤대, 2007년과 2008년에는 2,900만톤 대에 도달했다가 2009년 2,700만톤 수준에서 주춤한 후 2010년에는 3,000만톤을 넘어섰다. 이후에도 계속 증가하며 2013년에 3,490만톤으로 정점을 찍은 후 점차 감소하다가 2016년에 최저 수준에 이르며 2000년대 중반 수준으로 후퇴하였다.
2025년과 국내 구입량이 비슷했던 2016년의 철스크랩 수급 상황을 되짚어 보면, 국내 총수요량은 2,740만톤으로 국내 구입량은 1,548만톤으로 56.5%, 자가 발생량은 610만톤으로 22.3%, 수입량은 582만톤으로 21.2%를 차지하여 국내 자급도는 78%대를 기록하였다. 2016년 실적과 2025년 추정치의 수급 구조에는 큰 차이가 있다.
국내 철스크랩 구입량은 2025년에 2016년 대비 19만톤 가량 감소하였으나 국내 구입 비율은 56.5%에서 73.2%로 오히려 16.7%p 높아졌으며, 수입량은 435만톤 감소하여 수입 비중은 21.2%에서 7.0%로 14.2%p 낮아졌다. 이는 전기로 제강 산업의 최대 수요산업인 건설업의 장기 침체에 따른 철근 및 형강 등 건축용 강재의 수요 격감으로 전기로 가동률을 50% 내외로 유지하는 한편, 주요 제강사들이 국내 철스크랩 우선 구매 정책을 실시하며 수입량을 대폭 축소하여 자급도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 철스크랩의 자급도 추이를 보면 2015년~2018년 79% 대에서 2019년 80%를 달성한 이후 2020년~2023년 85%를 상회하더니 2024년 91%, 2025년 93%로 수직 상승하였다.
그러나 2026년에는 자급도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고로-전기로 복합설비가 2월부터 양산체제로 운영되기 시작했으며,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신규 전기로(연산 250만톤)도 6월부터 가동할 계획이어서 철스크랩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국내 철스크랩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공급사들의 공급능력 및 자가 발생량도 함께 떨어진 것으로 보여 국내 발생량만으로 안정적인 수급을 보장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국내 철스크랩 구매 경쟁이 심화되고 수입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외로부터 철스크랩의 수입량을 어느 정도 늘릴 수 있을까?
국내 제강사의 철스크랩 수입량은 2012년 1,010만톤 대의 최고점에 도달한 후 2013년 920만톤 대, 2013년 800만톤으로 감소하고 2015년과 2016년 580만톤 전후, 2017년~2019년에 600만톤 대 초반으로 회복되었다가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430만톤대로 감소했다. 이후 2021년~2022년에는 470만톤 전후, 2023년 370만톤 대, 2024년 210만톤, 2025년에는 200만톤 대를 하회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는 가까운 일본으로부터 철스크랩을 가장 많이 수입해 왔는데, 2016년에는 일본으로부터 수입량이 342만톤으로 일본의 철스크랩 수출량 870만톤 중 약 40%로 1위를 차지하였으나, 2025년에는 일본 철스크랩 수출량(추정) 771만톤 중 베트남(328만톤, 점유율 42.5), 방글라데시(144만톤, 점유율 18.7%)에 이어 우리나라의 수입량은 2016년 대비 37% 수준으로 대폭 축소된 127만톤으로 추정되며 점유율은 16.5%로 3위로 밀려나게 되었다.
한편, 일본 SRR의 2023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최대 수입국인 일본이 2021년에는 580만톤 정도 수출했지만 탄소중립 정책 실행을 위한 전기로 증설 등으로 2030년의 일본 국내 수요가 3,214만톤인데 공급량이 3,274만톤에 불과하여 여유분은 60만톤으로 전망되어 사실상 수출 여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철스크랩 수요는 전기로 증설 등 탄소중립 정책 실행이라는 글로벌 추세에 맞춰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고급 철스크랩을 중심으로 수급 불균형이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특별법」(K-스틸법)에서 ‘재생철자원’의 공급망 강화를 위해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철스크랩의 수급 안정 및 품질 고도화를 위해 조속히 ‘민관협의체’를 구성·운영하는 한편, ‘가공전문기업’을 지정하고 집중 지원함으로써 약화된 철스크랩 공급망을 재구조화하여 국내 철스크랩의 원활한 공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여야 2025년 수준의 국내 자급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