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사이드] “부실 털고 수도권 간다”…중흥토건, 새 수장에 김해근 사장

대우에스티 248억 손실 털어낸 ‘빅배스’ 뚝심 평가 부동산 경기 침체 속 구조 개편, 재무 안정 중책 수도권 정비사업 및 자체사업 확대로 반등 모색

2026-01-16     최은경

외형 성장에 집중하던 건설업계가 이제는 ‘품질·안전·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경영 방향을 바꾸고 있다. 시장의 불확실성, 글로벌 경기 둔화, 그리고 ESG 규제 강화 등 다양한 리스크가 겹치면서 주요 CEO들은 체질 개선과 혁신 전략으로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페로타임즈는 건설업계 주요 경영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변화의 현장을 짚어보고, 한국 건설산업의 미래 방향을 함께 고민해본다. <편집자주>

중흥토건

시공능력평가 42위로의 추락, 그리고 3분의 1토막 난 영업이익. 위기의 중흥토건이 ‘대우건설 베테랑’ 김해근을 구원투수로 올렸다. 2026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대우건설 출신 김해근 전 대우에스티 대표가 신임 대표이사로 영입됐다. 그는 과거 대우에스티 시절, 수백억 원의 잠재 부실을 한 번에 털어내는 ‘빅배스(Big Bath)’를 단행해 흑자 전환의 기틀을 닦았던 리스크 관리의 승부사로 통한다. 중흥그룹의 이번 인사는 단순한 수장 교체를 넘어, 불확실한 건설 불황 속에서 철저한 내실과 수도권 공략으로 생존 전략을 전면 수정하겠다는 전략이다.

◇ 재무 부담 털어낸 ‘실무형 CEO’

중흥토건

김해근 대표는 중흥토건 대표이사와 함께 중흥그룹 건설 부문을 총괄하는 사장직도 맡았다. 한양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대우건설에서 주택건축사업본부를 시작으로 주택CM기술팀장, 주택건축기획팀장, 주택건축기술실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면서 주택 사업 전반을 경험했다. 이후 대우건설 자회사인 대우에스티로 옮겨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김 대표는 대우에스티를 이끄는 동안 누적된 재무 리스크를 사전에 반영해 경영 정상화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서울 개포동 도시형생활주택 현장에서 발생한 공사미수금 248억 원 전액을 대손충당금으로 설정, 손실을 일시에 반영한 결정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대우에스티는 김 대표 취임 첫 해인 2024년 영업손실 245억 원, 당기순손실 414억 원으로 일시적으로 재무 부담이 커졌다.

다만 2025년에는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108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단기 실적보다는 구조 정리에 집중한 것이 이후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시평 하락 이후 수도권 사업 강화

중흥토건이 김 대표를 전면에 내세운 데는 악화된 경영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5년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에서 중흥토건은 전년보다 26계단 떨어진 42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16위에서 크게 하락한 것으로, 최근 1년간 정비사업 수주 부진과 공사 실적 감소 영향이 크다.

실적도 부담이다. 2023년 7,974억 원이던 중흥토건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24년에 2,379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매출도 같은 기간 13조 7,000억 원에서 11조 9,000억 원으로 감소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가 주택 사업 비중이 높은 사업 구조에 타격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중흥토건은 이 같은 흐름을 바꾸기 위해 수도권 중심의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인천 검단신도시 ‘검단호수공원역 중흥S-클래스’를 시작으로, 9월 경기도 양주 ‘양주역 중흥S-클래스’, 10월 구리시 교문동 ‘중흥S-클래스 힐더포레’ 등 수도권 곳곳에 신규 분양을 내놨다. 역세권과 신흥 주거지를 노린 공급 전략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수요 확대를 노리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도 리포트를 통해 “중흥토건은 주택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주택 사업에서 일정 수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주택 중심의 사업 구조로 인해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다”며 사업 구조 다변화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한편 김 대표는 취임 뒤 안전 경영을 강화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최근 전남 나주에서 중흥토건과 중흥건설 임직원, 협력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진행해 중대재해처벌법 대응과 안전보건관리체계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김 대표는 “안전과 품질이 모든 경영의 출발점”이라며 “현장 중심의 관리 체계를 세우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 체제가 단기 실적보다는 사업 안정성과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고 있다. 중흥토건이 외형 성장보다 내실 강화에 집중하며 어떤 성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