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7.01mm까지 갖췄다”… 대현특수강이 불황을 넘는 ‘한 끗 차이’
대현특수강, 다양한 강종·세분화된 규격으로 즉시 납품 대응 출혈경쟁 장기화 속 ‘상호 간 신뢰’ 강조…유통사 부담 확대 2026년 ‘실리 중심’ 영업 강화…단가경쟁 지양·신뢰 경영 강화
특수강 업계는 가격 왜곡과 수익성 압박에 직면했다. 중국발 저가 수입재 유입이 확대되면서다. .제강사는 물론 유통사의 부담도 한층 커졌다. 업계는 새해에 반덤핑 조치를 계기로 수급 정상화와 시황 반등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본지는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품질 경쟁력 강화 및 공정 효율화 등으로 돌파구를 모색하는 주요 특수강 유통사를 조명하고자 한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다품종 소량 판매 기반으로 ‘실리’ 중심 경영 방침을 강조해 온 대현특수강 박남선 사장을 만나 특수강 유통업계 현안을 살펴보고 2026년 새해 경영계획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더 싸게 팔겠다는 영업은 정상적인 비즈니스가 아니다.
출혈경쟁이 일상화된 특수강 유통시장에서 대현특수강 박남선 사장은 단가 중심 경쟁에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는 시장 침체를 단순한 시황 문제로 보지 않고, 가격으로 거래처를 흔드는 경쟁이 유통업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대현특수강은 2026년을 앞두고 단가 경쟁을 지양하는 대신, 다품종 재고 운용과 납기 준수, 신뢰를 기반으로 한 ‘찾아오는 영업’으로 실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대현특수강은 지난 2002년 설립돼 다양한 폭넓은 강종 취급과 재고 운용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특수강 유통업체다. 소재는 현대종합특수강 지정판매점이다. 세아특수강, 동일제강 등에서도 소재를 조달하고 있다.
박남선 사장은 회사의 경쟁력은 다품종 재고 운용에 있다고 강조했다. SUM 계열 등 전통적으로 수요가 두터운 강종을 중점적으로 취급하고 있으나 특정 주력 품목을 단정하기 어려울 만큼 취급 폭이 넓다. 아울러 사이즈별로 세분화해 수천 톤 규모의 재고를 상시 보유하며 고객의 즉시 납품 수요에 대응한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는다.
업계 최대 현안으로는 출혈경쟁을 지목했다. 단가로 뒤흔드는 경쟁이 반복되면 시장은 왜곡되고, 결국 공급자 수요자 모두의 지속가능성을 해친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통업계는 선출고 후결제 구조가 많은 만큼 중장기적으로 신뢰와 납기준수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판단도 내놨다.
특히 매출 축소 역시 단순히 시황 문제로 보지 않았다. 시장 질서 교란이 더 큰 영향을 줬다는 진단 아래 올해는 실리를 추구하며 영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기존 고객에게 최선을 다해 ‘찾아오는 영업’을 지향하고 내부적으로는 단가경쟁을 지양하는 원칙을 강조할 방침이다.
업계 전망에 대해서는 복잡한 변수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한 번에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과도한 비관은 경계했다. 대현특수강은 지난 2025년 하반기 기준 매출이 감소하지 않았고, 심지어 올해 들어서는 전년 동기 대비 확대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박 사장은 “내 신조는 신뢰다. 서로 믿음을 주고 거짓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라며 “기존 고객사에게는 최선을 다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상대가 나를 찾아올 수 있게끔 신뢰감을 줘야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래는 박남선 대현특수강 사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Q> 대현특수강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대현특수강은 2002년 설립돼 어느덧 25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초기에는 오이도 스틸랜드 1개 동을 사용했지만 이후 3개 동으로 확장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규모가 커지고 재고를 소화하기에는 공간이 부족해 580평 규모의 부지를 매입해 지금의 공장을 신축했습니다.
<Q> 대현특수강에 합류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
저는 처음부터 철강업계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마포경찰서에서 경찰로 근무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퇴직을 결심하고 통신공사 사업을 시작했는데, 사업이 기울기 시작하면서 방황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철강업계에 발을 들이게 됐습니다.
우연한 계기로 2006년 이만호 대표이사를 만나면서 대현특수강에 입사하게 됐습니다. 그간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는 대현특수강의 영업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20대 초반부터 사업을 시작했던 터라 철강도 업종만 다를 뿐 흐름 자체는 비슷한 흐름입니다. 그렇게 업계에 들어온지 20년이 흘렀습니다.
<Q> 주력 품목·강종은 무엇인지? 경쟁사 대비 강점이 있다면
대현특수강의 강점은 다품종 소량 거래입니다. 경인권을 포함해 어느 지역과 비교해도 강종 보유 폭이 넓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사이즈를 세분화해 항상 수천 톤 규모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7파이를 기준으로 7.01, 7.1, 7.15, 7.5 등 세부 규격을 갖추고 있습니다. 강종은 SUM24L, SUM22가 전통적으로 많이 판매가 됩니다. 최근에는 특정 주력 품목이 뚜렷하지 않을 정도로 취급 폭이 넓습니다.
<Q> 현재 수요처는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고객사는 유통가공업체가 절반 가량을 차지합니다. 수요 산업 기준으로는 자동차 관련 부문이 약 50%, 도매상이 약 40%, 전자 등 기타 분야가 10~15%로 대략 구성돼 있습니다.
<Q> 원자재 조달 메이커·공급사는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당사는 현대종합특수강 지정판매점으로 80% 물량을 이곳에서 들여옵니다. 이외 세아특수강, 동일제강 등을 통해서 강종을 매입하고 있습니다.
당사는 수입재 취급 비중이 높지 않습니다. 다만 수입재 품질이 일정 수준 개선된 것은 사실이고 국내에서 생산이 어려운 규격은 불가피하게 수입품을 활용합니다. 탄소강 45C의 경우 인발된 완제품을 일부 들여옵니다. 이는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거나 조달이 제한적인 규격을 보완하는 차원입니다. 국내에서는 쾌삭강 50파이 이상, 육각 4mm 등 일부 규격 생산이 제한적이어서 수입재로 대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Q> 특수강 업계 최대 현안은 무엇인지?
처음 철강업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는 이전에 경험했던 산업과 결이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거래구조가 비교적 체계적이고 시장의 권역도 일정 부분 정해져 있어 운영 측면에서는 깔끔하게 잘 꾸려나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규모가 커질수록 시장 흐름에 끌려가거나 균형 잡힌 운영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점을 체감했습니다.
저는 단지 “더 싸게 주겠다”는 접근은 정상적인 비즈니스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가만으로 상대 거래처를 흔드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시장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경쟁이기도 하지만 적정한 선에서 정직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저는 시장이 ‘공생 가능한 가격대’에서 운영돼야 한다고 봅니다.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 지속가능한 수준에서 이익을 확보해야 공생공존하고 산업이 안정적으로 굴러갑니다. 특정업체가 과도하게 단가를 낮춰 시장을 장악하면 그 시점부터 가격 신호는 왜곡되고 결국 업계 전체에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문제의식은 공감대가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란 쉽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Q> 지난 2025년 경영활동을 자체 평가한다면? 새해 새로운 경영목표는 무엇인지?
매출은 2021년 대비 30% 축소됐습니다. 시황 하락의 영향도 있었지만 체감상으로는 시장 질서 교란 영향이 더 컸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적극적인 비즈니스를 해보고자 합니다. 철강 유통은 실무적으로 선출후납 구조입니다. 결국 외상장사라 무엇보다 서로 간의 신뢰와 믿음이 가장 중요합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갈등이 많았던 한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만 대응하면 나만 손해겠구나’는 생각도 들었던 것 같습니다. 올해는 기존 신뢰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보다 실리적인 판단으로 적극적인 영업을 병행할 계획입니다. 단가경쟁을 제어하는 것은 제 힘만으로 어렵기 때문에 시장상황에서 일정 부분 호응해 대응하되, 장기적으로는 정직한 거래가 살아남는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당사는 거래처를 무작정 찾아다니기보다 기존 고객에게 최선을 다해 ‘거래처가 찾아오게 만드는 영업’을 지향합니다. 지금의 거래처들이 잘 돼야 우리도 잘되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 신뢰와 믿음을 주면서 같이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기 정직하고 납기도 잘지키며, 가격도 합리적이다'라는 평가가 소개로 이어지는 방식이 가장 강력한 영업이라고 믿습니다. 제가 백 마디 설명하는 것보다 제품을 써본 고객의 한마디가 더 설득력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직원들에게도 ‘타사의 거래처를 단가로 흔들지 말 것’,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뢰를 축적해 고객이 우리를 찾게 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Q> 유통업체로서 애로사항이 있다면?
업황이 나빠지면 거래처 부도 등으로 대금 회수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저희도 대금을 받지 못하면서 연쇄적으로 메이커 결제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기업회생이 아닌 개인파산 형태로 절차가 진행되면 실무적으로 회수 가능성은 더 크게 낮아집니다. 다만 거래 구조상 물건을 먼저 받고 대금 결제가 지연되는 부분은 저희 책임도 있어 이를 일방적으로 애로라고만 말하기는 조심스럽습니다.
<Q> 향후 업계 전망과 방향성에 대해 제언하신다면?
현재 시장상황이 완전히 나쁘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수주가 전혀 없는 곳은 없지만, 일감이 유지되는 곳도 많습니다. 당사 실적을 살펴보면 2025년 하반기 매출이 감소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달 기준으로도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수준입니다.
그런 변수가 있다고 하더라도 전체가 한 번에 무너지기 보다 각자의 방식으로 균형을 찾아가는 국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실리’ 중심의 운영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무엇보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장은 넘어갈 수 있을지 몰라도 이것이 걷잡을 수 없이 누적돼 감당하기 어려운 데미지를 안겨주기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기존 고객사에게 최선을 다하면서 신뢰를 구축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거래처든 경쟁사든 서로가 일정 수준의 마진을 확보하면서 긍정적인 파트너십으로 상호 협력하는 관계가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결론적으로 함께 잘돼야 시장도, 기업도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