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명품보다 귀한 인생의 품격
“행복의 비밀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이다. 내가 변할 때 삶도 변한다. 내가 좋아질 때 삶도 좋아진다. 내가 변하기 전에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우리가 삶에서 무엇을 갖는가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에 달려있다.” – 앤드류 매튜스(호주의 철학자, 베스트셀러 작가)
한국인의 명품 소비(옷, 가방, 액세서리 등) 구매율이 전 세계 1~2위라는 현상에 어떤 생각이 듭니까? 주된 이유는 자신만의 소유의식이 팽배하여 타인들에게 과시하려는 욕구와 업체들의 탁월한 마케팅 홍보가 한국인의 문화(눈)에 맞췄기 때문이 아닌지요? 더욱이 비쌀수록 더 많이 사게 된다는 심리효과, 베블렌효과(Veblen Effect)로 인해 비싼 물건의 소유는 곧 부와 신분의 상징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혹자는 한국인의 보이는 것을 중시하는 과시 문화와 물질주의라고 해석한다. 여하튼 가치관의 중심에 ‘물질’이 자리 잡고, 그 물질 중 최고의 것 ‘명품’이 자리 잡은 것이다.
‘명품(名品, masterpiece)’의 사전적 의미는 ‘이름난 제품, 뛰어난 품질의 물건이나 작품’을 뜻한다. 명품의 탄생은 장인의 손끝에서 시작된 ‘품질의 철학’이다. 그 시작은 화려함이 아니라 ‘정직함’이었다. 19세기 프랑스 파리, 한 장인이 고객의 주문에 맞춘 여행 가방을 만들던 루이 비통의 공방에는 이런 문구가 걸려 있었다. “내 이름이 새겨진 가방은 어떤 비라도 새지 않는다.”
그의 철학은 단순했다. “최고의 재료로, 최선을 다해 만든다.” 이 단순함이 오히려 명품의 근본이 되었다. 샤넬 역시, 시대를 앞서간 여성 코코 샤넬의 자유정신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코르셋에 갇힌 여성복 문화에 반기를 들고 편안함과 실용성을 담은 디자인을 내세운 것이다.
즉 명품의 본질은 고가(高價)가 아니라 고결함이다. 그 안에는 창의성과 장인정신, 그리고 ‘진정성’이 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며 명품은 점점 ‘철학의 결과물’이 아니라 ‘과시의 수단’으로 변질되었다. 진정한 명품의 조건은 ‘탁월한 품질’, ‘시간을 뛰어넘는 디자인’, ‘견고한 브랜드’, ‘역사와 유산’, ‘희소성’, ‘장인정신’이다. 명품 브랜드마다 자신만의 스토리와 철학이 있다. 샤넬은 ‘자유’, 루이비통은 ‘여행’, 에르메스는 ‘장인정신’을 상징한다.
명품 사랑 그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싶은 인간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며, 자신에게 맞는 멋을 추구하는 차별화의 한 과정이다. 문제는 그것이 도를 넘어 사치와 과소비로 전락되는 것이다.
오늘날 명품은 하나의 문화이자 심리적 상징이다. 루이비통, 샤넬, 구찌 같은 브랜드는 단순히 ‘가방’이나 ‘옷’을 넘어 사회적 지위, 자존감, 소속감의 표현이 되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본질이 있다. 명품을 소비하는 인간이 과연 명품다운 삶을 살고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명품을 소유한다고 해서 명품 인생이 되는 것은 아니다. 명품을 걸친다고 해서 인격이 고급스러워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겉모습의 포장’만 남고, ‘내면의 공허’는 더 깊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진짜 명품은 사람이다.”라는 격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 창조주는 우리들을 최고의 명품으로 창조하셨다.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창세기 2:7)
명품 인생이 되기 위해서는 첫째, 진정성(Authenticity), 가짜는 아무리 비싸도 오래가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거짓으로 쌓은 인간관계, 과장된 이력, 허세로 포장한 인생은 결국 빛이 바랜다. 진심으로 일하고, 사람을 대할 때, 인생은 단단해진다.
둘째, 일관성(Consistency), 명품 브랜드가 수십 년간 명성을 유지한 이유는 디자인보다 ‘일관성’ 때문이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고, 상황이 달라도 원칙이 변하지 않는 사람은 신뢰를 얻는다. 그 신뢰야말로 명품 인생의 가장 큰 자산이다.
셋째, 시간의 내공(Time Value), 명품은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백 번의 실패와 수정, 수많은 세공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완성된다. 인생도 그렇다. 젊은 시절의 시행착오, 중년의 고난, 노년의 성찰이 켜켜이 쌓여야 비로소 깊이가 생긴다. 그 깊이가 바로 ‘인생의 품격’이다.
그밖에 휴머니즘적 인간애, 용서와 관용을 베푸는 마음, 자유로운 삶, 풍부한 영혼의 건강이 요구된다. 명품 인생은 오랫동안 빛을 발휘하며 향기를 낳는다. 세월이 지나도 그 사람이 남긴 말과 행동, 품격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게해야 한다.
“무엇을 가졌는가”로 평가받지 않고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는가”가 인생의 가치다. 명품을 입기 전에, 명품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