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현대제철 정통 엔지니어 '이보룡' 등판… 구조조정 끝, 기술 승부
하이스코 출신 '정통 엔지니어'… R&D·현장 경험 두루 갖춰 체질 개선 끝낸 현대제철, 기술 초격차로 성장 엔진 재점화 신년사서 "위축 대신 혁신"…차강판 등 3대 핵심 전략 제시
현대제철이 '서강현' 체제에서의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군살을 빼고, 정통 엔지니어 출신인 '이보룡'을 전면에서 내세우면 기술 중심의 성장 단계로 들어설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제철은 자동차강판과 탄소저감 제품을 축으로 한 기술 경쟁력 강화에 본격적으로 승부를 걸 전망이다.
이보룡 신임 사장은 30년 넘게 현장과 연구개발(R&D)를 누빈 현장 전문가이자 기술통이다. 현대차 그룹 차원의 핵심 기능인 자동차 강판 부문에서의 초격차 기술과 메가트렌드인 탄소중립 등을 대비한 본원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보룡 사장은 1월 5일 신년사 발표를 기점으로 공식 업무에 돌입했다. 지난 2년간 이어진 구조조정 국면을 마무리하고, 이제는 기술과 제품 경쟁력으로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시점에서 등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기술형 CEO 투입…2026년은 미래 철강산업 주도하는 원년
이보룡 사장은 현대하이스코 출신의 정통 철강 엔지니어다. 연세대학교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MBA를 취득했다. 경력 대부분을 냉연과 자동차강판 분야에서 쌓아왔다.
현대제철 합병 이후 냉연생산실장, 생산기술센터장, 안전보건환경담당 상무, 연구개발본부장, 판재사업본부장을 차례로 거쳤다. 생산, 기술, R&D·영업을 두루 경험한 이력은 고부가 제품과 기술 경쟁력이 요구되는 국면에 맞춘 인사라는 평가로 이어진다.
업계에서는 “자동차강판과 탄소저감 기술이 현대제철의 핵심 과제가 된 상황에서, 현장을 아는 CEO가 필요했던 시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보룡 사장은 취임 첫 메시지로 2026년을 “미래 철강산업을 주도하는 원년”으로 규정했다. 비전 슬로건은 ‘Strength for MOVE’다.
전략의 초점은 명확하다.
첫째는 자동차강판이다. 그는 자동차강판을 성장을 위한 핵심 축으로 규정했다. 글로벌 완성차 고객을 대상으로 한 고품질 강판 공급과 통합 판매 시너지 강화를 강조했다. 판재사업본부장 시절부터 강조해온 전략을, 대표이사 취임과 동시에 전사 전략으로 끌어올린 셈이다.
둘째는 탄소저감 제품이다.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설비의 본격 가동을 계기로, 탄소저감 강재 양산 체제와 조업 안정화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CFP(제품 탄소발자국) 저감 기술 개발도 중점 과제로 제시했다.
셋째는 봉형강 경쟁력 회복이다. 건설 경기 부진과 저가 수입재 유입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봉형강 부문에 대해, 자동화·무인화와 원가 경쟁력 강화를 통해 ‘건설강재 초격차’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 '서강현' 체제의 구조조정 후…과제는 기술경영 성과 증명
현대제철은 이번 이보룡 사장 체제 이전에 고강도 구조조정을 거쳤다. 2023년 말 선임된 서강현 전 사장은 체질 개선을 총괄했다. 그룹 차원에서는 미래 성장동력을 키울 토양을 마련했던 셈이다.
단조 사업 분리와 컬러강판 사업 정리,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SSC 구조조정, 강관 사업 독립을 통한 현대스틸파이프 출범 등 비핵심 사업을 단계적으로, 과감히 정리했다. 포항 2공장 셧다운과 일부 설비 매각은 고정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었다.
서강현 체제가 이보룡 체제로 연결한 마지막 고리는 미국 전기로 제철소 투자다.
미국 투자는 현재 세부 내용과 기본 계획 수립이 마무리 된 상태로, 올해부터는 실행 단계로 옮겨간다. 글로벌 생산 전략 전환의 기초를 다졌다면, 이보룡 체제는 이곳에 초격가 기술을 이식하고, 특히 현대제철 최초의 해외 상공정 투자를 성공적으로 완성해야 한다는 과제가 주어졌다.
구조조정은 끝났다. 이제 이보룡 사장에게 남은 과제는 성과로 증명하는 일이다. 단기적으로 최근 2년간 적자의 늪에 빠졋던 봉형강 부문의 수익 구조가 개선될 수 있는지가 첫 성적표로 평가를 받을 전망이다. 좀 더 길게 보면 자동차강판과 탄소저감 제품에서 실질적인 판매 확대가 가능할지가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