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인사이드] 2차전지株, 신시장·정책 훈풍…로봇·ESS로 확장 가속

2029년까지 2.8억 투입·핵심광물 기금 1천억 확대 LG엔솔 대규모 수주·로봇·ESS가 新수요처로 부상 리튬·코발트 반등 에코프로 강세…정책+시장 모멘텀↑

2025-12-11     최은경
(사진=픽사베이)

2차 전지 관련 기업들이 다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는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면서 한때 주춤했던 증시로부터 훈풍이 돈다. 정부의 강력한 정책 지원과 LG에너지솔루션의 대규모 수주 소식, 그리고 미국의 로봇산업 육성 정책에 대한 기대가 겹치면서 투자 심리가 살아난 모습이다. 특히 로봇과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다. 2차전지 산업은 전기차에만 치중됐던 구조에서 그 시장이 미래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 정부 정책, 2차전지 산업 경쟁력 강화 '총력'

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차세대 배터리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2029년까지 2800억 원을 투입한다. 전고체, 리튬금속처럼 미래 기술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키우고,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핵심 광물의 공급망을 국산화하고 다변화하는 것이 주된 목표다.

특히 정부는 중국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보급형 배터리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LFP 플러스 전략’을 내세웠다. 리튬망간인산철, 리튬망간리치, 나트륨 배터리 등 차세대 보급형 기술을 고도화해 대규모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핵심 광물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내년에 관련 기금을 1000억 원 규모로 확대한다. 공공 비축과 사용 후 배터리 재자원화도 함께 추진한다. 국내 제조 기반을 강화하고자 고부가가치 기능과 차세대 연구개발을 ‘마더 팩토리’에 집중시킬 방침이다. 전기차 보조금도 올해 7153억 원에서 내년에는 9360억 원으로 증액된다.

충청, 호남, 영남을 연결하는 '배터리 삼각 벨트'도 구축해 권역별로 산업을 특화한다. 충청은 배터리 제조, 호남은 핵심 광물과 양극재, 영남은 핵심 소재와 미래 수요 산업에 연계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정부는 이달 안에 '2035 이차전지 산업기술 로드맵'을 마련해, 중장기적인 연구개발 방향과 기술 목표도 제시할 예정이다.

◇ LG엔솔 대규모 수주와 로봇·ESS 신시장 부상

정책적 지원 외에 기업의 실적 모멘텀도 주가 반등을 이끌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와 올해 벤츠와 세 차례 대규모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 2조 원 규모의 추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에 성공하며 업황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또한, 미국 정부가 2026년 로봇 산업 육성 행정명령(EO)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로봇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로봇 산업이 전략 산업으로 부상할 경우 배터리 수요도 자연스럽게 확대돼 관련 기업 재평가 논리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로 주춤했던 2차전지주가 다시 주목받는 배경에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로봇이라는 새로운 핵심 수요처의 부상이 있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은 하반기 배터리 업계의 주요 수요처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는 ESS 시장 성장과 맞물려 2차전지 산업에 직접적인 수혜를 줄 전망이다. 피지컬 AI는 3D 시뮬레이션 기반 훈련이 이뤄지며, 이 과정에서 데이터센터 용량이 중요해지면서 배터리 수요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에코프로

◇ 에코프로그룹주 강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벤츠 대규모 공급 계약 소식이 전해진 8일, 전일 대비 5.99% 오른 45만1500원에 장을 마쳤다. 같은 날 에코프로는 21.26% 급등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5월 장중 8만1100원을 저점으로 찍은 후 반등해 최근 한 달 동안 다시 탄력을 받았다. 10월에는 월간 4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고, 11월에는 잠시 숨고르기 후 8일에 다시 8.52% 오른 17만3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리튬과 코발트 가격 상승 덕분에 수익성 개선 기대가 커진 포스코퓨처엠과 엘앤에프도 나란히 6% 넘는 상승을 나타냈다.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가 들어온 점도 주가 흐름에 힘을 실었다.

하나증권 김현수 연구원은 “리튬·코발트 가격이 반등하고 ESS 수요가 늘면서 전기차 부진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미국의 로봇 관련 행정명령 준비가 “로봇을 전략 자산으로 보는 글로벌 흐름”이라고 설명하며, 만약 탈중국 공급망이 가속화된다면 한국 배터리 업종 재평가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을 단기 모멘텀으로 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된 상황에서도 ESS와 로봇, 데이터센터가 성장하면서 2차전지 산업 전반의 수요 기반이 두터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글로벌 탈탄소 흐름과 AI 인프라 확대가 맞물리면서, 배터리 산업도 전기차 중심 구도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장 기반의 새로운 성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