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사이드] SK에코플랜트 김영식號, "6조 빚 줄이고 IPO 문턱 넘을까"

소재 자회사 4곳 품고 ‘종합 서비스 기업’ 도약 소재부터 인프라까지 ‘토탈 솔루션’ 구축 가속 3분기 흑자에도 2026년 상장 데드라인 "차입금 숙제"

2025-12-08     최은경

외형 성장에 집중하던 건설업계가 이제는 ‘품질·안전·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경영 방향을 바꾸고 있다. 시장의 불확실성, 글로벌 경기 둔화, 그리고 ESG 규제 강화 등 다양한 리스크가 겹치면서 주요 CEO들은 체질 개선과 혁신 전략으로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페로타임즈는 건설업계 주요 경영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변화의 현장을 짚어보고, 한국 건설산업의 미래 방향을 함께 고민해본다. [편집자주]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가 첨단산업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의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김영식 사장의 지휘 아래 반도체 소재 자회사 4곳을 전략적으로 편입하며 밸류체인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사업 구조 재편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난제도 만만치 않다. 실행력 입증과 단기 실적 방어, 그리고 무엇보다 6조 원에 달하는 차입금 해소가 성공적인 IPO(기업공개)를 위한 선결 과제로 꼽힌다.

◇ 그룹 내 최고 전문가 영입과 전략적 포트폴리오 재편

SK에코플랜트는 지난 해 10월 김영식 사장을 전격 영입했다. 김 사장은 SK하이닉스에서 포토·제조·기술 등 핵심 직무를 두루 거치고 HBM(고대역폭메모리) 대량 양산 체계 구축에도 기여한 그룹 내 대표적인 ‘반도체 전문가’다.

김 사장의 영입은 단순한 인사가 아닌,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재무구조 안정화를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김 사장의 기술적 통찰력과 그룹 내 네트워크가 반도체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의 도약과 IPO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SK에코플랜트는 최근 SK머티리얼즈 산하 4개 소재 자회사(SK트리켐,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의 직접 자회사 편입을 공식화했다.

이에 맞춰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도 ‘SK에코플랜트 머티리얼즈’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는 소재 생산부터 제조설비 설계·조달·시공(EPC)까지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반도체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 소재부터 인프라까지… ‘반도체 밸류체인’ 완성

이번 자회사 편입으로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생태계의 허리를 단단히 구축하게 됐다.

새로 합류한 4개 사는 포토, 식각가스, 증착, 패키징 등 반도체 전 공정과 OLED 디스플레이 공정에 필수적인 첨단 소재를 생산한다. 각 자회사는 AI(인공지능)와 DT(디지털 전환) 기반의 생산 혁신을 통해 품질과 공급망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또 SK에코플랜트는 HBM 등 차세대 반도체 공정에 최적화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하이테크 인프라 시공 역량과 자회사의 소재 기술력이 기반이 된다. 최초 AI 데이터센터인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구축 참여 역시 이러한 첨단산업 확장 전략의 연장선이다.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  ‘흑자 전환’ 성공했지만… 2026년 IPO ‘데드라인’ 압박

실적 흐름은 긍정적이다. SK에코플랜트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574억 원으로, 전년 동기(67억 원 영업손실)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65% 급증한 3조 2483억 원, 순이익은 7065억 원을 기록했다. 청주 M15X 팹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대형 프로젝트와 자회사 편입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IPO에는 여전히 암초가 존재한다.

재무적 투자자(FI)와의 약정에 따라 SK에코플랜트는 2026년 7월까지 코스피 상장을 마쳐야 한다. 기한을 2년 연장할 수 있지만, 이 경우 투자자들에게 우선 배당률 5%에 더해 매년 3%포인트씩 가산된 배당금을 지급해야 해 현금 흐름에 막대한 부담이 된다.

특히 6조 원을 상회하는 차입금 규모는 시장의 우려를 사는 대목이다. IPO 흥행을 위해서는 이 부채 규모를 줄이고 재무 건전성을 입증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김 사장의 전문성과 자회사 시너지가 얼마나 빨리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져 부채 감축과 기업가치 제고를 이끌어낼지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중심의 재편은 시기적절한 승부수지만, 2026년 7월 데드라인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며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6조 원대 차입금 이슈를 해소하고 실적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이 김영식 호(號)의 리더십을 검증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