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코리아③] 철강 전망, 낙관론의 함정…"중국·신흥국 환상 벗어나야"
WSA 전망 하향 조정…중국의 과도한 자신감이 왜곡 초래 “중국 부양 기대감 접어둘 것”…감산·구조조정 불투명 신흥국 만회는 환상…MENA·ASEAN 단기 성장성 제한적 韓日 평행론, 자기 충족적 예언의 오류 경계…AI 등 변수 中, 원가 경쟁력으로 저가수출 수익 확보…韓 신흥시장 공략
[스틸코리아 2025=최유미 기자] 글로벌 철강산업이 여전히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중국의 경기 부양과 신흥국의 수요 확대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공문기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4일 개최된 ‘스틸코리아 2025’에서 ‘2026년 철강 경기 이슈 및 전망’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The Break Myth(신화를 깨다)를 부제로 중국의 경기부양 기대감이나 신흥국 수요 확장에 대한 환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 연구원은 글로벌 철강시장에 대해 ”수요와 가격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이지만, 지역별로는 차별화된 양상”이라며 “수요는 중국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고, 중국의 부진을 인도가 이를 일부 만회하는 형국이다. 가격 동향은 선진국의 경우 완만한 하락세를 이루고, 중국은 낮은 수준에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시장은 내수와 생산이 최근 6년간의 통상적인 범위를 벗어나 굉장히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수년 중 최악의 부진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 수출과 수입은 예년 수준에서 추이하고 있다.
◇ ‘5가지 신화’-낙관주의와 중국 부양의 허상
공 연구원은 글로벌 철강시장의 5가지 신화(Myth)를 소개했다.
먼저, 글로벌 철강시장에 대해 올해를 저점으로 점차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은 지나친 낙관주의라고 지적했다.
“지난 수년 간 WSA(세계철강협회)의 전망을 분석해보면 매번 하향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며 “중국은 경제와 철강 수요에 문제가 없다는 자신감을 보이지만, 그러한 자신감은 결국 지속적인 전망 하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다른 국가들도 철강 수요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게 되면서 세계 철강 수요 전망의 낙관적 왜곡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둘째, 중국의 정책 변화가 철강 경기를 부양시킬 것이라는 믿음도 접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공 연구원은 ”최근 중국 내 부동산 침체가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부양 정책을 여러번 발표했지만 실제로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수준은 아니었다“며 ”착공 면적, 부동산 투자 등 주요 지표들은 최근 9월까지 오히려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감산 및 구조조정 계획에 대한 소문은 무성하지만 올해 실제 발표된 정책은 하나도 없었다”며 내권 구호를 통해 출혈 경쟁 완화를 외쳤지만, 내용과 효과는 불투명하다”고 비판했다.
◇ ‘5가지 신화’-신흥국에 대한 환상과 韓日 '평행이론'
셋째, 중국의 부진을 신흥국이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에 부응할 수 있는 국가는 인도밖에 없다. 글로벌 2위의 철강 소비·생산국가로서 지위를 견고히 하고 있고, 올해 및 내년 경제 성장률은 6% 대가 예상된다“며 ”반면 MENA 또는 ASEAN의 경우 성장 잠재력은 매우 높지만 단기적으로 성장 속도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MENA는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고, ASEAN은 대외 의존도가 높아 향후 안정적인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이러한 신흥국 환상(Emerging market illusion)은 벗어나 현실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넷째, 일본과 한국의 철강 수요는 평행이론이 설명이 된다는 ‘자기충족적 예언’의 오류는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 연구원은 ”일본과 한국은 철강 수요 구조가 거의 비슷해 결국 시차를 두고 일본의 트렌드를 따라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하기도 한다“며 ”인구감소, 노동력부족, 제조업 공동화 등의 비슷한 요인으로 흡사한 모습이기도 하지만, 제조업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AI 또는 디지털 혁명으로 제조업 생산성이 향상되면 다른 궤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는 일본을 따라 결국 내수가 수축될 것’이라는 자기 충족적 예언의 오류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 ‘5가지 신화’-중국 수출 급증은 공급과잉이 아닌 "원가 경쟁력"
마지막으로 중국의 철강 수출이 급증한 원인을 다르게 해석했다.
중국이 여러 수입 규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억 톤 규모를 수출하고 있다. 이는 다양한 지역과 제품을 통해 가능하다. 특히 표면적으로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 아닌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에 기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 연구원은 ”중국 철강사는 낮은 수출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익을 낼 수 있을 만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중국의 공급과잉이 줄어들면 철강수출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이어 ”그렇다면 우리도 기존 주력시장에서 수출을 늘리기는 힘들기 때문에 중남미 등 신흥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며 ”이러한 신흥시장을 얼마나 공략할 수 있는지가 내년도 철강 수출이 올해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느냐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