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코리아②] 보호무역과 과잉투자 "철강산업 흔들어"…올해와 내년 '분수령'

공급과잉·수급 불균형·보조금·무역 분쟁 격화 등 불확실성↑ 글로벌 철강, 27년’까지 최대 1억6500만 톤 조강 능력 추가 공급과잉 심화…가동률 73% 관측에 따른 수익성 하락 전망 상반기 중국 철강 수출 6405만 톤으로 17%↑…사상 최대 수출 시장 다변화와 기존 주력 시장과의 협력 강화 필요해 다자 협력으로 구조적 불균형 해소 및 저탄소 차별화 ‘해법’

2025-11-05     김도형

[스틸코리아 2025=김도형 기자] 글로벌 철강산업이 공급과잉, 수급 불균형, 정부 보조금으로 인한 경쟁 왜곡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올해와 내년이 생존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요·교역·정책 등 전방위에서 구조적 전환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윤희 포스코경영연구원 상무는 4일 열린 ‘스틸코리아 2025’에서 “관세와 보호정책이 공급망을 흔들면서 무역정책 자체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수급 불균형에 따른 수출 불안정성과 가격 가속화에 대응하고, 다자 협력을 통한 시장 왜곡 해소 및 저탄소 기술 기반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재정 여력 확보 "국가별 향방 가를 것”

이 상무는 현재의 불확실성이 각국의 재정 여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출 억제가 세계적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결국 재정 여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국가별 산업정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스마트 AI 전환으로 세계 경제 전망은 개선되고 있지만, 철강산업은 여전히 수요 감소, 관세 충격, 공급과잉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며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수요 둔화와 글로벌 무역 마찰 완화 여부가 시장의 핵심 변수”라고 짚었다.

◇ 6년째 수요 위축, 설비 증설은 계속…가동률 73%로 하락

수요는 팬데믹 이후 6년 연속 위축되고 있다. 설비 증설은 이 와중에도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국의 일방적인 무역정책 남발로 인해 철강 교역의 변동성은 높아지고 있다. 

그는 “트럼프가 관세 전쟁을 시작한 이후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지수는 최근 250을 돌파한 상태”라면서 “통상 80% 정도의 가동률이 지속가능한 수치로 보는데 지난해 글로벌 조강 생산량은 18만9800만 톤으로 이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수요가 6년간 지속적으로 위축된다는 건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축소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철강 시장은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오는 2027년까지 최대 1억6500만 톤의 대규모 신규 조강 능력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상무는 “특히 이같은 신규 설비 투자의 16%가 해외투자라는 점이 핵심”이라면서 “이같은 설비 투자가 현실화된다면 가동률은 73%까지 저하될 수 있으며, 기업들은 이에 따른 수익성 하락과 원가 부담을 감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중국발 공급과잉 지속…신흥국은 ‘보조금 기반 설비확대’

중국의 수요 침체가 전 세계 철강 가격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내수는 둔화됐지만 여전히 다수의 신규 설비 투자가 이어지고 있고,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인도·아세안 등 신흥국은 정부 보조금을 바탕으로 생산 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제성이 낮은 투자와 공정경쟁 저해, 공급과잉 심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이 상무는 “현재 중국의 수요는 크게 위축된 반면 신흥국의 수요는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인도와 아세안 등 강력한 성장 예상 지역은 보조금으로 인한 생산 능력 투자를 촉발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경제성 없는 투자 유도에 따른 공정 경쟁 저해 및 공급과잉은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연간 수요가 8억3100만 톤까지 축소되자 수출 확대로 생산량과 설비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철강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올해 상반기 철강 수출은 6405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급증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는 “중국 용진그룹이 베트남, 태국, 튀르키예 등으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값싼 중국산·인도네시아산 소재를 활용한 베트남산 스테인리스 냉연 제품이 역외로 수출되며 우회덤핑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 한국산도 영향권…“국가별 명암, 올해·내년이 갈라”

한국도 이같은 무역규제 확장 국면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올해와 내년의 행보에 따라 국가별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주력 수출 시장과의 협력과 공조를 강화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맞춘 전략적 생산-판매 거점 조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다자 협력을 통한 글로벌 철강 시장의 구조적 불균형을 해소하고, 저탄소 철강을 통해 경쟁력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상무는 “올해와 내년은 철강산업의 생존 변곡점으로, 이 시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며 “수급 불균형과 가격 경쟁 심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다자 협력을 통한 시장 왜곡 해소와 저탄소 경쟁력 강화가 두 가지 핵심 해법”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아세안,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는 한편 기존 주력 시장과는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또 현지화 전략 및 합작 투자 등 새로운 시장 전략이 필요하다.

다자간 협력은 과잉 투자로 인한 글로벌 철강 시장의 구조적 불균형을 해소하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또 저탄소 친환경 철강 생산을 늘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전략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