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KBI동양철관, BH빔 사업 진출…4대 포트폴리오 완성
수십 년의 용접 노하우…현대 동국 아성에 도전장 자동화 '단납기' 승부…건설 강재 포트폴리오 완성 생산능력 4만 톤 10월 1600톤 및 점진 확대 목표 최대 규격 1500mm x 800mm x 70mm, 길이 18m 유상증자 자금 500억 전액 원재료 매입…사업 탄력 해상풍력, 대형 각관, 배관 및 라인관, H형강 핵심
KBI동양철관이 강관업계 최초로 BH(Built-up H-Beam) 생산에 돌입하며 봉형강 시장에 진출했다. 내지진용 강관에 이어 건설용 강재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해상풍력과 함께 미래 성장을 이끌 핵심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지난달 25일 KBI동양철관의 최대 생산 기지인 천안공장을 찾았다.
이곳은 최악의 불황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거대한 철강재들로 분주했다. 선적을 기다리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과 대형 각형강관이 야드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최근 인수한 1,400평 규모의 인접 공장까지 추가 야드로 활용하는 모습에서 늘어난 생산량을 한눈에 짐작할 수 있었다.
공장 실사 전에는 윤상호 천안공장장과 더불어 정호영 품질보증팀장 및 이재진 생산팀장에게 신사업의 추진 배경과 현황을 들었다.
"철골도 달라"…용접 기술로 H빔 시장에 도전장
조립 H빔(BH)은 후판을 절단하고 용접해 만드는 'H' 형태의 철골 구조재다. 열간 압연으로 생산되는 일반 H빔(RH)으로 제작하기 어려운 특수·비표준 규격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용되며, 최근 건축물의 대형화 추세와 맞물려 시장이 커지고 있다.
이 시장은 현대제철, 동국제강, 포스코 등 대형 철강사들이 선점하고 있는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현대제철은 대형 용접 형강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019년 RH+라는 새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94종의 규격으로 최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BH으로 범위를 좁히면 동국제강(D-Mega Beam)과 포스코(POS-H Beam) 등 대형 철강사들이 경쟁하고 있다.
KBI동양철관은 'DY-BH'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수십 년간 강관 사업을 통해 축적한 독보적인 용접 기술, 또 맞춤형 소량 생산이 가능한 '단납기'를 승부수로 던졌다.
윤상호 천안공장장은 "내지진용 강관을 공급하던 철골업체들로부터 BH를 함께 공급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며 "최고 수준의 용접 노하우를 바탕으로 품질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올해 6월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경쟁사들과의 차별화에 대해서는 “최고의 용접기술 및 강성 조절 등 제품의 품질과 더불어 소량 생산에 따른 단납기가 꼽힌다”며 “구체적으로는 특유의 엣지 밀링(가공) 설비를 개발해서 면취 작업의 품질을 높이고, 3pole 용접기를 통해 생산속도를 3~40% 높였다”고 설명했다.
또 “당사의 공장은 컨베리어 라인을 통한 자동화를 중점으로 일관 생산체제를 마련한 점이 특징”이라며 “현재 포스코 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통해 자동 치수 측정 장치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전력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모든 공장의 옥상에 태양광을 설치하고 있고, 공장별 스마트 조명을 마련해 자동으로 밝기를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후판의 앙상블…BH 설비를 보다
KBI동양철관의 자신감은 최신 자동화 설비로 구축된 BH 생산라인에서 나온다. 원자재 투입부터 절단, 가공, 조립, 용접, 교정, 검사까지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일관 생산체제가 구축돼 있다.
해당 설비는 기존 인력들로 운영하고 있다. 기존 기술인 용접을 핵심으로 사용하는 만큼, 신규 인력은 향후 추이를 보고 늘릴 방침이다. 크레인 사용을 최소화한 점도 눈에 띈다. 원재료를 컨베이어 라인으로 이송하는 용도와 수리 용도로 단 2대만 사용하고 있다.
특히 품질과 속도를 좌우하는 용접 공정이 핵심이다.
BH 가접 용접기에서는 4개의 토치로 동시에 가용접을 실시한다. 이어 심트래킹(Seam tracking)이 적용된 '3pole SAW(Submerged Arc Welding)' 용접기를 통해 본용접이 진행된다. 용접 부위에 소결형 플러스를 놓고 3개의 와이어로 동시에 용접을 실시하는 방식이다. 생산 속도는 경쟁사 대비 30~40% 끌어올렸다. 제품의 핵심인 만큼 용접 설비만 라인에 6대를 배치했다.
이후 일본산 교정머신을 통해 교정 작업이 이뤄진다. 마지막 검사는 아직 사람이 직접 치수를 재고 있지만, 17대의 카메라와 레이저 포인트가 이미 설치돼 있어 효율적인 자동 검사 시스템을 빠른 시일 내 도입할 방침이다.
KBI동양철관의 연간 BH 생산능력은 4만 톤이다. 10월 생산 목표는 1600톤으로, 점진적인 확대가 목표다. 강성까지 조절할 수 있는 고품질의 제품을 단납기에 납품해 경쟁력을 확보한 점도 눈에 띈다. 특히 기존 각형 각관과의 건축용 강재 시너지도 기대된다.
최대 생산 가능 규격은 1500mm x 800mm로, 두께는 70mm, 길이 18m까지다. 최신 자동화 설비와 라인 설계를 적용해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번 BH 사업 진출로 KBI동양철관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내지진용 대형 각관 ▲배관 및 라인관 ▲H빔까지 4대 핵심 제품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건축용 강재 시장에서 배관, 내지진용 각관, BH빔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게 되면서 추가적인 시너지가 기대된다.
특히 성장에 속도를 내기 위해 원자재 확보에서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500억 원의 자금을 전액 열연강판과 후판 매입에 사용할 방침이다.
이곽우 대표이사는 “이번 BH 생산라인 가동은 글로벌 시장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설비 투자와 기술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