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철의 철강 이야기] 중국 철강업계, 활발한 대체 수출시장 개척
지난해 세계 철강재 무역량은 4억5천만톤으로 전체 생산량 17억6,500만톤 중 1/4 이상이 수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철강재는 중요한 교역재로 간주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2800만톤을 수출하여 중국, 일본에 이은 세계 3위의 철강재 수출 국가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금년 8월 들어서 국내 철강재 수출량이 크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는 하지만, 국내 철강 수요 둔화와 겹치면서 철강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철강재를 생산, 수출하고 있는 중국 철강업계의 최근 수출 동향을 분석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최근 중국 발 저가 철강재 공세에 대응하여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자국 철강산업 보호를 위하여 수입 제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를 기점으로 베트남, 인도, 일본, EU, 캐나다 등이 반덤핑과 세이프가드 관세를 부과하는 등 중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무역 장벽을 계속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금년 상반기 중국의 철강재 수출 실적을 보면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상반기에 중국은 5,810만톤의 철강재를 수출하여 작년 대비 9% 증가한 실적을 기록하였는데, 수출 대상 지역을 다양화한 효과로 보인다. 특히 중동향과 아프리카향 수출이 크게 증가하여 동남아시아향 수출량을 추월하였는데, 나이지리아향이 108%, 탄자니아향이 60% 증가하여 아프리카 전체로는 작년 대비 18% 증가하였다. UAE향 및 사우디아라비아향 수출도 각각 11%, 17% 증가하였는데, 이는 중국산 철강재의 가격 경쟁력과 사우디아라비아의 활발한 인프라 건설 활동으로 인한 견조한 철강 수요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남미 지역이 중국의 대체 수출시장으로 부상하여 작년 대비 24% 급증한 730만 톤을 수출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브라질향의 경우 물량은 가장 많았지만 작년 대비 1% 증가에 그친 반면에 페루향과 칠레향 수출이 각각 113만톤, 87만톤으로 작년 대비 37%와 23%의 크게 증가한 실적을 기록하였다.
아시아 지역 중에서는 한국향과 대만향 수출이 반덤핑 관세 부과 영향으로 작년 대비 각각 15%, 29% 감소한 반면에 파키스탄향 수출은 165만톤으로 35% 증가하였다. 한편, 유럽 및 CIS 국가로의 수출도 상반기에 작년 대비 각각 19%와 24% 증가하여 주요 철강 수출 대상 지역의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향후 글로벌 철강 수요 둔화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국의 관세 인상 및 비관세 장벽 강화 영향 등으로 우리 철강업계의 주력 수출 시장인 미국, 중국 및 동남아시아로의 철강 수출 환경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거 사례로 볼 때, 현재 주요 철강재 교역 국가들의 중국산 철강재를 대상으로 한 규제가 앞으로는 다른 국가로까지 확대되고 결국 무역 전쟁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철강재 생산량 중 상당 분을 수출에 의존해야 하는 국내 철강업계에게는 금년 상반기 중국 철강업계의 대체 시장 발굴 및 수출량 확대 움직임이 많은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 철강업계도 상대적으로 무역 장벽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및 남아시아 지역 국가 등을 대체 수출시장으로 간주하고 수요가를 집중 발굴 및 공략함으로써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