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10만명을 먹여살리는 천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재능 있는 사람은 남들이 맞히지 못하는 과녁을 맞히고, 천재는 아무도 보지 못하는 과녁을 맞힌다.” –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흔히 우리는 ‘천재’를 특별한 유전적 재능을 타고난 사람으로 여긴다. 그러나 과연 타고난 재능만으로 천재가 되는 것일까? 직장생활과 개인의 성장이라는 현실적인 맥락에서, 천재성은 단지 몇몇 사람만의 전유물일까? 천재는 낯익은 것에 불편해하는 보통사람의 특별한 존재이다.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천재란 규칙을 새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즉, 주어진 과제를 잘 수행하는 것을 넘어서 세상의 룰 자체를 바꾸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단순히 ‘똑똑한 사람’을 넘어서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이 천재다.
프랑스의 수학자 알렉산더 그로텐디크는 학습 속도가 느려 스스로 ‘산을 천천히 기어오르는 동물’에 비유했다. 그러나 그는 누구도 다루지 않던 복잡한 문제에 매달렸고, 결국 대수기하학이라는 분야를 재정립했다. 아인슈타인도 비슷했다. 말을 늦게 배운 탓에 지능 장애로 오해받기도 했지만, 그 누구보다 깊이 생각하며 상대성 이론을 탄생시켰다. 아인슈타인은 “나는 천재가 아니다. 단지 호기심이 많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천재성을 이야기할 때 우리가 주목해야 할 핵심이다. 단순한 두뇌 회전이 아닌, 집요한 몰입과 남다른 시각이 천재성을 만든다.
예술가의 대표적인 예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매일같이 해부학부터 건축, 미술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 깊은 호기심을 가지고 수천 개의 스케치를 남겼다. 빈센트 반 고흐는 생애 단 10년 동안 몰입해서 2,000여 점의 그림을 그렸다. 파블로 피카소는 매일 그리며 5만 점이 넘는 작품을 남겼고, 끊임없는 변화와 실험을 통해 예술 혁신을 이끌었다.
이들은 타고난 능력만으로 천재가 된 것이 아니다. 몰입과 반복, 그리고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려는 의도적 연습이 천재성을 일구어낸 것이다.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는 ‘1만 시간의 법칙’에서 반복을 중시한다. 세계적 수준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선 최소한 1만 시간의 반복적인 연습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천재들은 재능과 창의성을 개발하는 데 보통 10년이 걸린다. 이는 단지 시간의 양이 아닌, 질 높은 의도적 훈련과 피드백, 실패를 감내하는 끈기이다.
누구나 처음에는 평범하다. 그러나 특정 분야에서 매일 조금씩 몰입하고 실패를 성장의 연료로 삼는 사람만이 비범함에 도달한다. 천재의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가? 정답은 “나도 할 수 있다.”라는 믿음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아인슈타인이 될 순 없지만, 자신이 좋아하고 몰입할 수 있는 분야에서 실패를 겁내지 않고 자기만의 속도로 걸어간다면, 자기 분야에서 ‘작은 천재’는 될 수 있다.
故 이건희 회장은 “천재 1명이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라고 말했다. 이는 단지 뛰어난 재능에 대한 찬사가 아니다. 사회가 그 천재 한 명을 위해, 또 그를 통해 퍼지는 혁신과 창조의 에너지를 어떻게 키우고 보살피느냐에 달린 이야기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여전히 상위권 학생들이 대거 의대에 진학하는 ‘몰림 현상’이 심각하다. 도전과 창의의 영역인 이공계와 연구 분야는 상대적으로 외면받고 있다. 반면, 중국은 매년 5만 명에 가까운 박사급 연구자를 배출하며 미래 산업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제도와 문화를 통해, 천재가 만들어져야 한다. 천재를 양성하기 위한 실천 전략은 1.몰입할 수 있는 분야를 찾는다. 2.매일 연습하고 실력을 쌓는다. 3.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4.양이 질을 만든다. 5.스스로를 믿고 비교하지 않는다. 6.관찰력과 호기심을 기른다. 7.고정관념을 벗고 다르게 생각한다. 8.전략을 세워 꾸준히 실천한다.
천재는 신화 속의 존재가 아닌, 반복, 몰입, 그리고 믿음의 산물이다. 누구나 지금 이 자리에서 자신만의 ‘과녁’을 발견하고, 그것을 향해 천천히 나아갔으면 한다.
“당신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아직 발견되지 않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