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규의 고철 이야기] K-스틸법과 철스크랩 업계의 기대

2025-08-27     박봉규
박봉규

‘철은 산업의 쌀’이라고 불릴 정도로 철강산업은 모든 제조업에 기초소재를 공급하는 기반산업이다. 첨단전략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국가 경제 안보를 확립하는 데 핵심 기능을 담당한다. 

국내 철강산업은 1980년대 이후 급속 성장·발했다. 하지만 중국 발 공급 과잉으로 인한 저가 수입재 범람, 미국 등 주요 철강 수입국의 제한 조치, 그리고 탄소중립이라는 범세계적인 이슈 대두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및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도입 등 각종 규제 속에서 세계적인 공급과잉, 보호무역주의 장벽, 강화되는 탄소 규제라는 3중고로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소환원제철 등 탈탄소화 기술 혁신, 청정수소 및 무탄소 전력 공급 등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하지만, 연구개발 및 설비 전환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고 각종 규제조치 등으로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쉽지 않다.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별도 기금을 마련하고, 보조금 지급, 세액공제, 규제 간소화 등재정적, 행정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따라 2016년 8월 '국회 철강포럼'이 출범했다. 한국 철강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제도와 정책을 마련하는 게 목표였다. 현재는 우수 연구단체로 평가를 받는다. 

지난 4월, 정부·산업계·학계가 함께하는 ‘철강산업 지원 특별법 국회 입법토론회’를 개최했다. 국내 철강산업의 생태계 약화로 국내 산업 전반의 타격과 국가 및 경제 안보와 국민경제에 미칠 위협을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이어 4개월여의 준비 끝에 여야(與野)의원 106명이 공동으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이 특별법(안)에는 철강산업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을 확대하고 철강산업을 탄소중립 체제로 전환하기 위하여 각종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K-스틸법'으로 불리는 이 법안에 따르면 정부는 5년 단위로 철강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탄소중립 전환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철강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시행하여야 한다. 또한 관계 중앙 행정기관의 장은 매년 실행계획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

주요 내용은 ①철강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재정립하고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철강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설치 및 운영 ②수소환원제철 등 탈탄소 기술을 ‘녹색철강기술’로 지정해 보조금, 융자, 세제 혜택 등 지원 ③녹색철강특구를 조성해 인허가 절차 간소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및 기반시설 지원 제공 ④불공정 무역에 대응해 원산지 규정을 강화하고 부적합 철강재 수입과 유통 제한 ⑤정부가 철강 수급 조절에 나서 산업재편과 수요 창출을 지원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법안 제5조 기본계획에서는 ‘전기로를 활용한 저탄소 기술개발 및 관련 설비 도입을 위한 철스크랩 수급에 관한 사항’을 명시했다. 탄소중립 실행에 가장 경제적인 접근법으로, 철스크랩 사용 확대와 관련된다. 

제43조(철강산업을 위한 친환경 원료 공급망 강화)에는 철스크랩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①고품질 철스크랩의 회수, 선별, 가공 및 유통 기반 시설의 구축 및 고도화 ②철스크랩 품질 등급의 표준화 및 인공지능 기반 자동 검수 시스템의 확산 지원 ③고품질 철스크랩의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수입 다변화 및 전략적 비축 방안 마련 ④철스크랩 거래 투명화를 위한 공정 거래 환경 조성 ⑤철스크랩 산업 종사자 및 기술 인력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교육 및 인력 양성 지원 ⑥철스크랩 산업 관련 기업에 대한 금융·세제·입지·행정 및 재정 등에 관한 지원 사업을 할 수 있으며, 철스크랩 수급 안정 및 품질 고도화를 위한 민관 협의체를 운영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제44조(철스크랩 가공전문기업 육성)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갖춘 기업을 철스크랩 가공전문기업으로 지정하고 위 사항을 우선하여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어, 이 법안대로 제정된다면 ‘처음으로’ 정부가 철스크랩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하여 체계적으로 육성 및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도입되는 것이다.

몇 년 전 일각에서 철스크랩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으로 「(가칭)재생 철자원 재활용 촉진법」을 제정하여 우수한 품질의 철스크랩 확보를 위한 가공 역량 확대 및 유통시스템 개선 등을 위해 철자원 산업 육성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다가 무산되어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철스크랩 산업 육성 및 발전을 위한 지원 대책이 폭넓게 도입되어 정부 및 수요사로부터 실질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