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사이드] 김종화式 SK에너지 체질 전환…탈탄소·수소·SAF 삼각 전략
30년 현장 경험 기반 실용적 리더십 앞세워 국내 도로 유통망 기반 안정적 내수 수요 확보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황 장기화와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기술 도입 영향으로 세계 경제가 출렁이는 가운데 국내 산업계도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국내 산업계 전반에 디지털 대전환(DX) 노력이 지속되면서 산업 구조 변화도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이 가운데 국내 화학‧에너지 등 관련 기업들의 행보도 숨가쁘다. 산업 재편 흐름과 더불어 경기 침체 극복까지 맞닥뜨리면서 이들 기업, 특히 수장들의 향후 사업 구상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이에 본지는 주목받는 기업 경영진 및 CEO의 행보를 파악하고 집중 보도한다. [편집자주]
글로벌 정유업계가 탈탄소 전환과 수익성 확보라는 복합적 도전에 직면한 가운데, SK에너지는 지속가능항공유(SAF), 수소 생태계 조성, 디지털 혁신을 주요 전략으로 삼아 미래 성장 로드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혁신적 변화의 중심에는 지난해 10월 새롭게 대표이사로 선임된 김종화 대표가 자리한다. 김 대표는 SK에너지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이끌어가는 리더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위기 속 체질 전환…“구조 개선 우선”
김 대표는 한양대 공업화학과를 졸업한 뒤 1994년 대한석유공사(현 SK이노베이션)에 엔지니어로 입사했다. 약 30년간 정유·석유화학 분야의 현장을 두루 경험하며 ‘현장형 리더’로 입지를 다져왔다.
그는 특히 SK종합화학(현 SK지오센트릭)에서 공장장과 생산본부장을 역임했고, SK이노베이션 SHE(안전·보건·환경) 부문장 및 SK지오센트릭 CSO(최고안전책임자)를 거치면서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경영 혁신’에 몰두했다.
이러한 현장 경험을 토대로 2023년 12월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총괄로 자리를 옮겨 세계 최대 규모의 정유·석유화학 단지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리더십을 발휘했다. 이를 통해 김 대표는 ‘현장에 강한 경영자’이자 ‘기술적 세부사항에 기반한 탁월한 전략가’로 평가받고 있다.
SK에너지는 2022년 약 50조 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3년에는 유가 불확실성, 정제마진 약화, 재고 손실 등 복합적 요인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87% 급감하는 힘든 시기를 겪었다. 이러한 도전적 상황 속 김 대표는 단기적인 실적 회복보다는 중장기적인 기업 체질 개선과 사업 재편에 전략적 초점을 맞추고 있다.
SAF 사업 역점…수소 인프라 구축 동시 추진
특히 SAF 사업은 SK에너지의 이러한 중장기 전략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지난해 9월 기존 정유 공정에 바이오 원료를 투입하는 ‘코프로세싱(Co-Processing)’ 방식으로 SAF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생산을 시작했다. 코프로세싱 방식은 기존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 친환경성·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SK에너지는 SAF 생산 및 판매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지난해 6월 국제항공 분야에서 SAF 생산을 공식 인증하는 ‘ISCC CORSIA’를 획득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유럽연합(EU) 재생에너지지침(RED)에 따른 저탄소 연료제품 생산 인증인 ‘ISCC EU’와 자발적 시장 친환경 제품 인증인 ‘ISCC PLUS’까지 취득했다.
SK에너지는 친환경 에너지 전략의 하나로 수소 생태계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SK그룹의 중장기 비전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실제 SK그룹은 대규모 수소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생산부터 유통, 공급에 이르는 전반적 가치 사슬을 통합 운영하면서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외부 투자, 협력 관계 등을 강화하는 ‘넷 제로’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그룹 전략에 부합해 SK이노베이션의 울산CLX는 수소 사업 확장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잡고 있다. SK에너지는 울산CLX를 기반으로 수소 생산 능력을 높이는 동시에 저장 및 유통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 50% 감축 및 2050년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하는 울산CLX의 친환경 전환 전략과 맞물린다.
1.9조원 규모 계약 체결…내수시장 입지 확고히
이 외에 SK에너지는 국내 내수시장 기반도 더욱 굳건히 다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최근 한국도로공사와 1조9398억 원 규모의 석유류 공동구매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해당 계약의 기간은 오는 10월 1일부터 2027년 9월 30일까지로 주요 공급 품목은 휘발유와 경유다. 총 공급 물량은 약 13억6798만 리터로 예상됐다. 이번 계약은 2023년 체결된 단일 공급 계약의 후속 조치로 국내 도로 유통망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 내수 수요 확보에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는 전통과 혁신 사이에서 균형 감각을 십분 활용하는 리더”라며 “SAF 등 신사업들이 자리잡게 되면 SK에너지는 아시아 친환경 에너지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어려운 정유 산업 환경 속에서도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