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규의 고철 이야기] 기후 위기와 철스크랩 업계의 영향
기후위기라는 개념은 세계적으로 연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 높아지면 사람의 생활에 예측할 수 없는 변화와 지구 생명체의 생존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에서 출발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이미 그 수준을 넘었다고 말한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온대 몬순 기후로 4계절 변화가 뚜렷하였지만, 최근에는 봄과 가을이 짧고 여름과 겨울이 길어진 것 같다. 2023년도의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은 1910년대에 비하여 1.8℃ 높아져 지구 전체 평균(1.1℃)보다 더 상승했으며, 이에 따른 자연재해도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다.
하루 최고 기온이 33℃ 이상인 날을 의미하는 폭염일수는 1980년대 약 6.5일에서 2010년대에는 16.8일로 증가하더니, 2023년에는 25.5일로 급증하고 대구 및 강릉지역에서는 38~40일까지 지속되었다고 한다. 또 하루 중 최저기온이 25℃ 이상으로 즉, 밤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아 불쾌지수와 체열 부담이 매우 높은 상태를 나타내는 열대야 일수도 1980년대 약 2.2일에서 2010년대 10.7일, 2023년에는 13.8일로 급증하였고 부산 29일, 제주지역에서는 35일 이상 지속되기도 하였다.
기온은 우리의 생명과 재산에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제한적이지만, 태풍과 집중호우는 광범위한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재난으로서 최근 들어 빈도와 강도 모두 증가하고 있다. 집중호우는 일반적으로 1시간에 30mm 이상 혹은 3시간에 50mm 이상, 하루 80~100mm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는 것을 말한다. 최근의 집중호우는 전통적인 장마 패턴이 깨지며 더 국지화·돌발화되고 있으며, 시간당 50~100mm급 ‘기습 폭우’는 예보도 어렵고 대응 시간도 짧은데, 최근 ‘1시간 100mm급’ 초강도 폭우(극한 호우)가 다수 발생하여 수도권 및 충청, 호남 등 서쪽지역에서 엄청난 침수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철강산업에 최대 피해를 끼친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2022년 9월 포항지역에 하루 541mm의 집중 폭우로 냉천이 법람하여 인근 지역이 침수되었으며, 포스코가 발간한 수해복구 백서(하나된 마음, 135일의 기적)에 따르면 포항제철소에 대량의 토사가 밀려들어 기계 및 설비 피해 6만2천여대, 모터 침수 피해 1만3천여대, 제품 및 반제품 재고 침수 96만여톤으로 총 피해규모는 1조3,4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이러한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해도 침수차량의 폐차 처리 이외에는 철스크랩 업계에 별다른 영향이 없었지만, 지난 3월 영남지방의 광범위한 산불은 주택, 농업시설 및 공장의 화재로 이어져 철골과 기계류 및 샌드위치패널 등 철스크랩 위주의 다량의 재난 폐기물이 발생하였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공장 발생 재난 폐기물 처리를 지원한 사례가 없어서 일상 회복 지원을 위하여 긴급한 피해 복구 계획을 수립하고 재난 폐기물의 종류별 발생량 산출 및 처리 방안을 강구하기 위한 현장 조사에 한국철강자원협회가 동참하여 폐철강재 처리 방안에 대하여 조언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자연 재난 사고의 예측 및 예방, 빠른 복구 및 일상으로의 회복을 위해서는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기상청 및 기후환경 관련 단체, 자원재활용 단체 등이 힘을 합쳐야 한다.
이전에 지면을 통해서 소개했던 일본 ‘SD파트너지원협회’는 철스크랩 업계를 중심으로 대규모 자연 재해에 대비하여 협회 내에 <재해지원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함으로써 대규모 재해 시 긴급한 복구를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는 금속 리사이클링을 주 사업으로 하며 산업폐기물 처리 허가를 받은 공장을 보유한 철스크랩 업체와 건물 해체, 산업폐기물 처리, 물류 및 연료, 에너지, 식품 관련 기업, 은행 등이 활동 중이며, 철스크랩 업계의 건전한 발전과 환경 보전, 대규모 재해 시의 복구 지원, 환경 기술 지원 및 지식 향상 등 SD(Sustainable Development, 지속가능발전) 촉진 활동을 하고 있다.
국내 철스크랩 시장 상황이 수요 급감에 따라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지만, 이제는 우리나라 철스크랩 업계도 협회나 단체를 중심으로 결집하여 단기적인 수익성 확보 및 철스크랩 시장 상황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ESG 관점에서 사회적 문제로까지 사업적 시각을 넓혀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사회 발전에도 공헌할 수 있는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욱 자주, 더 크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연재해로 도로·항만·철도 등 물류 인프라가 파괴되면 우리 철스크랩 업계는 철스크랩의 수집 및 운송 등에 문제가 생기고, 야적장 구조물 및 설비에 침수 피해를 입는 등 철스크랩 시장에 예측 불가능한 변수로 작용함으로써 철스크랩 가격의 단기 급등락을 초래하여 사업 경영의 불안정성과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