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불안과 우울의 시대, 어떻게 살아남을까

2025-07-04     김진혁
김진혁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는 ‘마음의 감기’라 불리는 우울증과 그로 인한 불안 문제에 깊이 잠식당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20년 87만여명에서 2024년 89만여명으로 늘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한국이 OECD 국가 중 우울증 유병률과 자살률 모두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국민의 4명 중 1명은 일생에 한 번 이상 우울증을 경험하며, 20대의 우울증 유병률은 10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청소년 또한 예외가 아니다. 12세 이상 청소년의 약 10~20%가 우울장애 또는 불안장애를 경험하고 있으며, 청년층의 자살률은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화된 경기 침체, 고용 불안, 학업 스트레스, 높은 주거비, 사회적 고립 등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직장인이라면 이 가운데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현실에 더욱 공감할 수밖에 없다.

스트레스는 모두 나쁜 걸까?

우울증은 단순히 기분이 가라앉는 수준을 넘어, 일상 기능을 저해할 정도로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동반한다. 일반적인 증상으로는 무기력감, 불면, 식욕 변화, 집중력 저하, 이유 없는 죄책감, 감정 기복, 자살에 대한 생각 등이 있으며, 이러한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전문 진단을 받아야 한다.

스트레스는 우울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의학적으로 세 가지로 구분된다.

1. 건강한 스트레스(Eustress): 일시적인 압박감 속에서 성취욕을 자극해 긍정적 변화를 이끄는 스트레스.

2. 일시적 스트레스(Tolerable Stress): 실직, 발령, 이직 등 인생의 전환기에서 일어나는 스트레스로, 시간이 지나면서 완화된다.

3. 만성 유독 스트레스(Toxic Stress): 수주 이상 지속되며, 스트레스 요인이 사라진 후에도 심리적·신체적 반응이 계속되는 상태. 이는 우울증과 구분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스트레스 이론의 창시자 한스 셀리에 박사는 “스트레스 자체보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하느냐가 건강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이는 직장 생활에서도 유효한 통찰이다. 같은 상황이라도 어떤 이는 도약의 계기로 삼고, 또 다른 이는 좌절로 이어지는 데는 이 차이 때문이다.

마음의 면역력을 키우는 방법?

직장인 L씨의 사례를 보자. 승진에서 누락된 이후 무력감에 빠진 그는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식욕도 떨어져 체중이 급감했다. 일의 실수는 잦아지고, 스스로를 ‘무능하다’고 자책했다. 이처럼 작은 균열이 쌓여 심리적 붕괴로 이어지기 전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심리학자 브라이언 마클리 박사는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일상적 방법들을 추천한다.

△매일 5분 명상하기 △깊은 복식호흡 △ 산책·스트레칭 같은 가벼운 신체 활동 △자연 속 시간 보내기 △일기 쓰기 △반려동물과 교감하기 △친구와 진솔한 대화 나누기 △예술 활동 몰입하기 △감사 일기 작성 △봉사활동 참여 △아로마테라피 등 감각 자극 등 이외에도 긍정적 자기 대화, 음식조절, 규칙적 수면, 신앙이나 철학적 사유, 자존감 회복 등은 마음의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중요한 것은 ‘우울증은 극히 일부의 문제가 아닌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흔한 마음의 감기’라는 인식이다. 정신건강 역시 조기 발견과 예방이 핵심이며, 용기 내어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

불안과 우울이 일상이 된 시대, 단지 살아남기만 해서는 안 된다. 정신적 건강을 ‘관리’의 대상이자 일상의 과제로 인식하자.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작지만 꾸준한 회복 습관을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슬기로운 직장생활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