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사이드] 'GS 4세' 허세홍 사장 “정유업계 불황 속 신사업 박차”

AI 도입 후 디지털 혁신 가속 글로벌 무대에서 폭넓은 경험 쌓아

2025-07-08     김은경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황 장기화와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기술 도입 영향으로 세계 경제가 출렁이는 가운데 국내 산업계도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국내 산업계 전반에 디지털 대전환(DX) 노력이 지속되면서 산업 구조 변화도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이 가운데 국내 화학‧에너지 등 관련 기업들의 행보도 숨가쁘다. 산업 재편 흐름과 더불어 경기 침체 극복까지 맞닥뜨리면서 이들 기업, 특히 수장들의 향후 사업 구상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이에 본지는 주목받는 기업 경영진 및 CEO의 행보를 파악하고 집중 보도할 방침이다. [편집자주]

 

◇산업 현장 경험과 글로벌 감각 갖춰

GS칼텍스 허세홍 대표이사 사장은 에너지 업계에서 얻은 풍부한 현장 경험과 글로벌 마인드를 바탕으로 탁월한 실행력과 전략적 통찰력을 갖춘 리더로 인정받고 있다.

허 사장은 GS칼텍스의 창업주 허만정 LG그룹 공동창업자의 증손자이자,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4세대 오너경영인이다. 서울 휘문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이후 일본 오사키 전기, 뱅커스 트러스트 한국지사, IBM 미국 본사, 쉐브론 미국 본사 등 글로벌 기업들에서 다양한 글로벌 경험을 쌓았다.

GS칼텍스에 입사 후 석유화학사업본부 본부장과 석유화학·윤활유사업본부 본부장을 역임했다. 2017년 GS글로벌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2019년부터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허 사장 취임 후 GS칼텍스의 영업이익은 2019년 8797억 원에서 2022년 3조9795억 원으로 큰 폭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2023년 1조6838억 원, 2024년 5480억 원 등으로 급격히 감소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매출 역시 2022년 58조5320억 원에서 2023년 48조6075억 원, 2024년 47조6142억 원으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정유업 부진 속에서 허 대표도 실적 개선에 고심하고 있으며, GS칼텍스의 수익성 악화는 그룹 차원의 중요한 해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GS그룹에서 GS칼텍스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절반 이상에 달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전환 자발성과 실천력 강조

허 사장은 '딥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기업의 근본적인 체질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의 경영 철학은 단순한 기술 도입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평가다. 그는 "임직원의 참여로 형성되는 조직 문화야말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핵심 경쟁력"이라며, 디지털 전환은 반드시 구성원들의 자발성과 실천력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해왔다.

특히 딥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은 단순히 AI, 데이터, 자동화 기술을 전사적으로 확산시키는 것을 넘어, 구성원들의 업무 방식과 사고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접근법이다.

GS칼텍스는 실제로 여수 공장에서 제조공정 최적화, 안전 관리, 설비 점검, 물류 효율화 등 현장 중심 영역에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이러한 디지털 전환 성과는 정부로부터도 인정받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3년 12월, 허 대표에게 산업부장관 표창을 수여하며 제조 혁신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허 대표는 DX(Digital Transformation) 데이라는 사내 행사를 직접 기획하고 참석해 임직원이 신기술을 체험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CEO가 직접 현장에서 새로운 기술을 체험하고 비전을 공유하는 이러한 방식은 구성원들에게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바이오연료, SAF, 수소 등 미래 에너지 분야 집중

또한 허 대표는 불황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미래 에너지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바이오연료, 지속가능항공유(SAF), 수소,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폐플라스틱 리사이클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바이오연료 분야에서는 대한항공, HMM과의 협업을 통해 바이오 항공유·선박유의 실증 운항을 진행했다. 현재 다수의 항공사 및 선사에 연료를 공급 중이다. 특히 세계 최대 바이오연료 생산 기업인 핀란드 네스테로부터 SAF를 공급받아 2023년 9월부터 급유 및 시범운항을 시작했으며, 총 6회의 시범운항을 마무리했다.

폐플라스틱의 화학적 재활용(CR)과 물리적 재활용(MR) 사업도 확대하며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에 힘쓰고 있다. 저탄소 복합수지 생산과 열분해유 기반 자원 순환 모델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수 지역에 청정수소 공급을 위한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도 나섰다. 2023년 한국남동발전과 여수국가산단 청정수소 밸류체인 구축 MOU를 체결한 데 이어, 여수광양항만공사와 율촌 융·복합 물류단지 부지 구매 계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수소 생산·공급 인프라를 조성하고 지역 내 전력 안정성과 탄소 감축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2022년부터 관련 기업들과 MOU를 체결하고 지난해에는 여수산단 내 주요 기업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여수 CCUS 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민관 협력을 추진 중이다.

에너지 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한 현 시점, GS칼텍스의 과감한 시도는 국내 에너지기업들에게 중요한 이정표가 되고 있다. 허 사장이 이끄는 GS칼텍스는 수소, CCUS 등 신사업에 속도를 내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태계를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기 속에서 허 사장의 다음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