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스크랩 미래를 열다②] SPI, 분철압축기 "유압기술로 국산화" 내공…슈레딩 분야까지

국내 최초 분철압축기 제작 후 점유율 60% 육박 30년 유압 노하우·맞춤형 설계로 경쟁력 확보 슈레딩 시스템 진출 본격화…100억 투자로 공장 확장

2025-05-30     최유미

2050 탄소중립 정책의 본격적인 실행과 함께, 전 세계 철강 산업에서 철스크랩의 가치가 빠르게 부각되고 있다. 특히 고급강 생산에 필수적인 ‘고급 철스크랩’에 대한 수요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른 가공 설비의 기술력 확보는 핵심 과제이자 필수 요소로 떠오른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건설 경기 침체로 전기로 산업의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철스크랩 업계는 수요 위축과 가격 하락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소중립 기조가 강화되면서, 철스크랩의 고급화와 이를 뒷받침할 첨단 가공 설비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페로타임즈는 이러한 산업 전환기에 기술 혁신과 품질 경쟁력으로 주목받는 주요 장비 기업들을 조명하고자 한다. 이번 인터뷰는 국내 최초로 분철압축기를 국산화하고, 원형 압축기 등 복합 소재 대응 장비를 선도적으로 개발해온 (주)에스피아이 오상윤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철스크랩 가공 기술의 진화와 미래 가능성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에스피아이

유압 회로 하나로 출발해 30년간 스크랩 장비 산업을 이끌어온 SPI(에스피아이)가 ‘분철압축기’의 국산화를 넘어 친환경 슈레딩 시스템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국내 전체 분철압축기의 60%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 SPI는, 최근 고급 스크랩 수요 증가에 발맞춰 100억 원을 투자해 설비 경쟁력을 확대했다.

SPI는 1998년 유공압 전문업체 ‘오성유공압’으로 출발해 길로틴, 고철압축기, 폐차압축기 등 재활용 설비 전문 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분철압축기’는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이후 약 15년간 제작 노하우를 쌓아왔다.

SPI 측은 “제작 경험 자체가 경쟁력”이라며 “오랜 기간 보완을 거쳐 거의 완성형에 가까운 성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SPI 장비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주요 제강사와 자원재활용업체에 납품돼 왔다.

최근에는 대광자원에 1200톤급 분철압축기 4기를 공급했다. 대표는 “초기 마산 납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계약금액보다 많은 비용을 A/S에 투자하면서 품질 기반을 다졌다”고 회고했다.

최근 철스크랩 수요 부진 속에서도 SPI는 품질과 납기, A/S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유지하며 업계 신뢰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납품 일정 지연이 없고, A/S 전담팀을 운영해 “요청 즉시 대응”을 원칙으로 삼는다.

새롭게 주목받는 사업은 슈레딩 시스템이다.

SPI는 저탄소 생산 흐름에 발맞춰 파쇄기와 슈레딩 플랜트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대구 본사에 신규 공장을 확장 이전하고, 100억 원을 투자해 고급형과 저가형 모델로 나눠 슈레더 시장을 공략 중이다. 해외 기술과의 조합도 병행하며 일부 고성능 장비는 수입, 나머지는 자체 설계를 통해 국산화를 추진한다.

SPI 관계자는 “스크랩 장비 시장은 부도나 변경이 잦은 업종이지만, SPI는 창립 이래 경영을 지속해온 몇 안 되는 기업”이라며 “가격경쟁보다 품질과 대응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래는 오상윤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오상윤

Q. 에스피아이를 소개하면,

A. 에스피아이는 길로틴, 분철압축기, 고철압축기, 폐자동차압축기 등 약 10여 종의 장비를 자체 제작 및 설치를 하고 있습니다. 1998년 오성유공압으로 시작해 지금의 SPI로 이어지고 있는 재활용 장비 전문 제작 업체입니다. 30년이 넘는 유압경험을 바탕으로 실린더, 유압유닛 제작과 품질관리 시스템을 자체 구축해 외주가공비를 줄이고, 구매품은 최고의 품질을 사용해 장비의 성능을 향상시켰습니다. 현재는 대구 북구 소재 1천 평 부지에서 각종 철스크랩 장비·재활용 설비를 제작 및 설치하고 있습니다.

Q. 철스크랩 장비업계에 종사하게 된 계기는,

A. 사회생활의 첫 시작이 유압 회로 설계였습니다. 20대 초반부터 기계 제작 업체의 유압 회로를 설계하고, 회로에 맞게 부품들을 선정하는 일을 했었습니다. 지금의 고철 압축기나 길로틴 등 재활용 장비는 대부분 유압이 60% 이상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재활용 장비에 접촉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고, 지금의 에스피아이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항상 직장을 다니면서 누구나 내 사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지 않습니까? IMF 시기에 직장이 어려워지면서 퇴사를 결심했고 독립 후 창업을 결정했습니다. 1998년 창업 당시 어려운 시기였기 때문에 주변에서 충고나 만류가 많았지만 생각보다 빠른 시기에 자리를 잡은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에스피아이

Q. 에스피아이의 주력 사업 분야 및 경쟁력은,

A. 길로틴 등 생산하는 장비 전체가 주력 품목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지만, 독보적인 기술은 ‘분철 압축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고철압축기 같은 경우에는 제작을 시작한 지 오래됐고, 어떤 업체든 어느 수준까지는 모든 업체가 제작할 수 있을 정도로 범용화되어 있습니다.

반면 분철압축기는 고철압축기에 비해 사용하는 업체가 많이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제작하는 업체도 많이 없기 때문에 만들어본 경험이 없으면 제작하기 힘든 장비입니다. 그러나 에스피아이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산 분철압축기를 제작하기 시작했고, 어느덧 생산을 시작한지 약 15년이 넘었습니다. 타 업체 대비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가장 오랜 시간 만들어왔고, 그 기간 동안 문제점들을 보완해오면서 거의 100%에 근접한 완성도를 갖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국내에 설치된 분철압축기 전체 중 대략 60% 이상은 에스피아이가 점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 정도로 어디서든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의 기술력을 갖고있다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또, 첫 직장에서부터 현재까지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축적된 유압 경험으로 자체 제작 및 품질 관리시스템을 갖췄습니다. 따라서 유연한 설계가 가능해 기계 및 업체 특성에 적합한 맞춤형 설계가 가능합니다.

Q. 수많은 납품 및 공사 실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들을 뽑아주신다면,

A. 최근에는 충남 아산 대광자원에 1200톤 분철압축기 4기를 납품했습니다. 이전에는 현대제철 인천공장에 700톤 분철압축기를, 동국제강 포항공장에도 고철압축기를 납품하는 등의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상 깊게 남는 납품 건은 사업 초기 마산시에 알루미늄 분철 압축기 1대를 수주한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근 1년을 매일 계약업체에 방문하면서 장비 금액 이상을 AS에 투자했습니다. 그 당시 몸과 마음이 모두 고생했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현재 에스피아이가 분철압축기를 문제없이 만들 수 있게 된 밑거름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Q. 최근 스크랩 소비 감소로 업계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상황 변화와 장비 업체에 끼치는 영향이 있다면.

A. 현재의 업황은 제가 이 업종에 근무한 약 30년 동안 가장 최악인 것 같습니다. 수주 물량 측면에서 장비 1개 수주조차 힘들 정도입니다. 기본적으로 2, 3대에서 많게는 5~6대까지 동시에 제작을 진행하는 편인데 요즘에는 수주 문의 자체가 거의 없고, 특히 작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는 전화 한 통 없을 정도로 고요했습니다. 다행히 지난해에 수주한 장비들은 올해 초까지 다 출고를 했고, 이후 2분기에 들어서면서 5대를 수주해 어느 정도 물량을 확보했지만, 업계 전반적으로는 아직 상황이 안좋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에스피아이

Q. 고급 스크랩 수요 증가로 슈레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슈레딩 설비에 대해 판단은.

A. 요즘 국제적으로도 환경문제가 이슈화되면서 고로에서 전기로로 저탄소 생산체제 전환이 많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서 우리도 설비 전환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에 올해 초 슈레딩 플랜트, 2축 파쇄기 등의 설계·제작 능력을 원활히 확보하기 위해 100억 원을 투자해 공장을 확장 이전했습니다. 지금은 철강 업황이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분명히 수요가 친환경적으로 많이 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저 또한 그러한 방향으로 진행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슈레딩 시스템은 제대로 갖추려면 전체 금액이 보통 100~150억 원 정도로 굉장히 고가인 설비입니다. 따라서 모든 시스템을 다 국산화시키기에는 개발 비용이 천문학적인 규모이기 때문에 파쇄기 등 개발할 수 있는 부분은 자체적으로 설계를 하고, 일부는 해외의 제품과 조합해 저가형과 고급형으로 구분해 납품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현재 금액, 성능 측면 등을 고려하면서 좋은 제품을 들여오기 위해 외국사와 접촉 중이기도 합니다.

Q. 국내 및 해외 장비업체들 간의 경쟁 현황은 어떠한지.

A. 스크랩 관련 장비 업계를 살펴보면 부도가 발생하고, 상호나 대표가 바뀌어서 다시 시작하는 곳도 있습니다. 반면 에스피아이는 창립 이래 꾸준히 경영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경쟁업체와 비교하는 등 신경을 써본 적은 없습니다. 금액적인 부분도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타당성있게 제시를 해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업체에 휘둘리지 않고 소신있게 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해외 장비업체 중 중국의 경우, 국내에서 어느 정도 계약을 하거나 영업도 하고 있지만 품질 등의 요인으로 인해 선호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중국 장비가 경쟁력있다고 볼 수 있지만, 성능 측면까지 고려해보면 국내 제품이 더욱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장비를 제작하면서 우리 식구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은 튼튼하고 문제없이 제작하자고 합니다. 그리고 납기 준수를 강조합니다. 지금까지 계약하고 납품 날짜를 어긴 적이 단 한번도 없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AS는 요청받는 즉시 몸이 움직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특히 외부의 손을 빌리지 않고 즉각적으로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AS 전담팀을 구축했습니다. 에스피아이 장비가 납품된 업체들에게 AS 요청해서 늦게 왔던 적이 있냐고 물어보면 단 한번도 없다고 할 정도로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재활용 업체 대표님들께 어떻게든 힘이 될 수 있도록 항상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외국 장비들, 특히 슈레딩 시스템 같은 경우에는 2축 파쇄기 등이 굉장히 고가이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국산화하고 좋은 장비를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 에스피아이 연혁 >

1998 오성유공압 설립

- 유압기기 부품대리점 : 이튼, 득인기공, ㈜남양기업
- 공압기기 부품대리점 : ㈜한국에스엠씨, ㈜케이씨씨, ㈜티피씨 메카트로닉스, ㈜삼인

2002 오성유공압 공장설립

- 유공압자동화기계 제작, 고철압축기·프레스 제작

2009 제작, 도소매 분리 : ㈜에스피아이 설립

- 고철가공기계 제작 : 길로틴, 고철압축기, 분철압축기, 유압절단기, 폐차압축기, 작업절단기, 소형작두, 선별기
- 유공압자동화기계

2013 검단동 신축이전

2022 본사 확장이전

2025 ㈜에스피아이 본사 신축이전 (대구 북구 검단순환로5길 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