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인간 본성의 법칙, 종교와 정치의 단합을 꿈꾸며
“나 자신이나 타인을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하게 되면 인생이 정말 많은 방향에서 달라질 수 있다.”— 로버트 그린, 인간 본성의 법칙 저자
인생에서 가장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하나 꼽으라면 단연 ‘관계’이다. 가족, 친구, 동료는 물론 스쳐 지나가는 낯선 이들과의 마찰도 피할 수 없는 일상이기 때문이다. 그 관계 속에는 기쁨과 성장도 있지만, 상처와 오해도 동반되기 마련이다.
오늘도 지구 곳곳에서는 종교적 차이와 정치적 견해 차이로 갈등과 분열이 이어지고 있다. 기독교와 이슬람, 좌파와 우파. 우리는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서로에게 벽을 세우고 때로는 총을 겨눕니다. 왜 인간은 그렇게 쉽게 편을 가르고 싸우게 되는 걸까?
인간은 ‘선’도 ‘악’도 아닌, 집단 본능의 동물이다. 이 갈등의 근원은 인간이 본질적으로 악해서도, 부족해서도 아닌 혼자 살 수 없도록 진화된 존재이기 때문이다. 태초부터 생존은 집단 속에서만 가능했고, ‘소속의 본능’을 강하게 품고 살아간다. 그 본능은 때때로 우리의 이성을 지배한다. 논리적 사고 이전에 감정이 작동하고, 타인의 생각보다 우리 집단의 정당성이 먼저 떠오른다.
다르게 말하면, 우리는 ‘다름’보다 ‘같음’에 안도하는 존재인 셈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축구로, 평소 반목하던 사람들조차 국가대표 경기를 함께 보며 하나가 된다. 종교나 정치가 달라도 ‘우리 편’이라는 정체성이 생기면 금세 편견을 누그러뜨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 본능은 때로 우리를 눈멀게도, 귀 닫게도 만든다.
로런 노드그런과 데이비드 숀설이 공동 저술한 『인간 본성 불패의 법칙』은 인간 내면을 이해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여기엔 우리가 왜 그렇게 비이성적으로 행동하는지에 대한 4가지 핵심 법칙이 소개된다.
1. 관성 역행의 법칙: 우리는 이미 아는 것에만 집착한다. 익숙한 정보와 익숙한 사람을 신뢰하고, 새로운 것에는 본능적으로 경계심을 갖는다.
2. 노력 최소화의 법칙: 우리는 가능한 한 편한 길을 택하려 한다. 조금의 수고로 더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어도,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행동을 방해한다.
3. 부정적 감정 회피의 법칙: 불편한 감정,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아이디어를 회피한다. 혁신은 좋아하지만, 그로 인한 불편은 견디지 못한다.
4. 자기 설득의 법칙: 명백한 증거보다 자기 생각이 우선이다.
미국에서 안전벨트 착용법이 처음 시행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이를 ‘자유에 대한 침해’라며 반발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화합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이런 본성적 한계를 넘어 우리는 어떻게 더 평화롭고, 지혜로운 관계를 만들 수 있을까?
인간 본성을 이해하고, 갈등을 줄이고 화합을 이끌 수 있는 제안을 제시한다.
1.교육과 상호이해의 확산: 오해는 무지에서 비롯되며, 다양성 교육과 인문학적 성찰은 편견을 낮추고 공감의 지평을 넓힌다. 2.지도자의 솔선수범: 사회 지도층이 갈등을 조장하기보다 대화의 장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 3.경청의 기술: 상대의 말을 끊지 않고, 판단하지 말고 들어라. 대화는 논쟁이 아니라 공존의 시작이다. 4.강요 없는 설득: 자신만 옳다고 주장하지 말고, 누군가의 자기 평가를 인정할 때, 마음이 열린다. 5.불안을 줄이고 저항을 역이용하기: 저항은 불안에서 비롯된다. 그 불안을 이해하면, 오히려 설득의 기회가 된다. 6.질문으로 변화를 유도하기: 압박은 반발을 낳는다. 진정한 설득은 스스로 깨닫도록 돕는 데서 시작된다. 7.행동의 이면을 보는 통찰력: 겉으로 드러난 감정보다 그 속에 숨은 동기를 읽는 능력이 필요하다.
“갈등의 해결은 다름을 없애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는 데 있다.” 우리는 갈등 없는 세상을 꿈꾼다. 하지만 현실은 다름이 너무 많다. 갈등을 없애기보다는 다름을 품을 수 있는 마음의 공간을 키우는 것이 현명한 선택 아닐까?
종교와 정치, 이념과 신념을 넘어서 우리는 결국 같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인간이다. 오늘도 그 공감과 이해의 여정을 함께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