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사랑의 기술, 일상적 관계 재창조

2025-05-16     김진혁
김진혁

“진정한 사랑이란 나 자신을 아는 데서 출발한다. 나 자신을 이해하고 허용하며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에리히 프롬

여러분의 자녀가 자동차를 운전하고 싶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차 키를 주고 일단 운전해보는 경험을 하라고 할 것인가요? “일단 도전해봐, 사고가 나도 인생에 도움이 되겠지”라고 말하겠습니까?

아마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겠지요. 먼저 운전면허를 따야 한다고 이야기해 줄 것입니다.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서는 필기시험 공부와 실기 시험 대비하는 학원을 찾아주겠지요? 그리고 충분한 연습 후에야 차 키를 주지 않을까요?

자녀가 사랑할 때 어떤 조언을 해 주셨나요? 사랑이 운전 연습과는 다르지? 사랑에 무슨 공부가 필요하겠어? 남녀 사랑은 우연한 기회에 상대를 만나서 즐길 수 있으면 좋은 거지. 사랑을 배우지 않아도 되는 감정으로만 여기지 않으신가요?

여기서 한 번 집고 갈 사항이 있다. 미숙한 운전 때문에 발생하는 사고 못지않게 미숙한 사랑으로 발생하는 사고가 더 위험하다. 운전과 사랑의 공통점은 행위 당사자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커다란 상처를 준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쇼펜하우어는 “남녀 간의 사랑이란 결국 육체에 대한 성적 욕망 욕망의 표현이고 이러한 성욕은 본질적인 종족 보존의 욕망이다.” 남녀 간의 사랑은 의식적 사고나 경험을 넘은 상대 이성이나 객관적인 지식을 보지 못하는 환상이라고 주장한다. 금지되고 위험한 사랑으로 인하여 겪게 되는 고통을 주위에서 많이 목격한다.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에서 강조하는 핵심은 궁극적인 행복한 사랑이다. “사랑은 능력과 노력이 필요한 기술이며, 사랑의 기술을 통해 성숙한 사랑을 이루어야 한다. 인간은 분리에서 벗어나 합일을 원하기 때문에, 합일로 만드는 힘인 성숙한 사랑이 필요하다. 성숙한 사랑을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보는 이성의 힘과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갖도록 하는 합리적 신앙이 필요하다.”

대부분 사람은 어떻게 하면 사랑받을 수 있는가에 집중한다. 남자들은 사회적 지위를 높이고, 권력을 장악하고, 돈을 모으는 데 집중한다면, 여자들은 몸을 가꾸고 치장을 하는 등 매력을 갖춘다. 그리고 남녀 모두 일반적으로 유쾌한 태도, 흥미 있는 대화술, 유능하고 겸손하고 둥글둥글하게 처신하는 데에 집중한다. 남남으로 지내오던 두 사람이 친해지고 일체라고 느낄 때 인생에서 가장 유쾌하고 격앙된 기분을 느낀다. 하지만, 이것 역시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사랑의 유효 기간이 지날수록 친밀감과 기적적인 면은 점점 줄어들고 적대감, 실망감, 권태가 생겨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사랑함으로써 사랑을 배운다. 사랑은 받기보다는 주는 것이다.

“사랑이란 서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둘이서 똑같은 방향을 내다보는 것이라고 인생은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다.”ㅡ생떽쥐페리

효율적인 사랑의 몇 가지 기술은? 첫째, 배려다. 배려란 역지사지의 관점에서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하는 것이다. 상대의 장점을 찾아주고 관심을 가진다. 예를 들면 애견동물을 사랑하는 주인이라면 짝짓기를 강요하지 않을 것이다. 둘째, 책임, 사랑과 책임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연인이 나를 만나 더 인간적으로 성숙하고 잘 될 수 있게 해야 한다. 너무 사랑하지만, 상대의 미래를 위해 떠날 수 있다는 말도 성립된다. 셋째, 일종의 예술, 사랑은 우리의 존재를 위한 유일한 이유이며, 이것이 우리의 삶과 사회에 의미를 부여한다. 넷째, 공감 능력은 진실한 사랑의 척도이다. 능동적이고 창조적일 때 마음을 채워주고 위로해 준다. 일하는 자와 그 대상이 하나로 결합되는 실존주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다섯 번째 적극적 활동, 사랑은 수동적 감정만이 아닌 실행이 뒤따라야 한다. 각자의 특성에 맞는 사랑의 기술을 연마하여 삶의 무게와 고통을 줄일 때 멋진 삶의 반석이다.

“사랑은 특정한 사람과의 관계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 대한 태도, 그리고 사물과 사람만이 아니라 세계와 맺는 전체적인 관계의 유형을 결정하는 성품에 대한 개념이다.” – 에리히 프롬

“사랑은 사람을 바꾸고 사람은 세상을 바꾼다.” -나짐 히크메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