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칼럼] 트럼프, 미국 제조업을 살릴 수 있을까?
트럼프 시대가 다시 오면서 세계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그의 경제정책은 ‘무역 불균형 해소’를 내세우며 중국을 중심으로 한 고율 관세부과와 ‘미국 제조업 부흥’을 위한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요약된다. 해외 생산기지의 복귀를 압박하고 외국기업의 미국 내 투자를 유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고질적인 무역적자와 제조업 경쟁력 약화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이는 달러의 기축통화가 초래한 역설적인 결과이다.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 출범으로 달러가 세계 기축통화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미국은 달러의 금태환 원칙을 무시하고 무분별하게 달러를 발행하여 그 가치를 하락시켰다.
이에 따라 주요국들은 보유한 달러의 가치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에 달러를 금으로 교환해 달라고 요구한다. 결국 1971년 닉슨 대통령은 달러의 금태환 정지를 선언하고, 이후 금 대신 달러 본위의 스미스소니언 체제로 전환되었다.
미국은 달러의 패권 기능을 활용하여 무역과 금융에서 신용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로써 달러는 세계 교역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2000년대 이후 미국은 금융 분야를 강화하고, 외국에서 저렴한 물품을 수입하여 소비를 촉진함으로써 무역적자가 지속되었다.
일반적으로 무역적자가 계속되면 해당 국가의 통화는 약세가 되고, 경쟁력이 약해진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겪는다. 경쟁력 있는 산업이나 기업 위주로 재편되면서 수출이 증가하고 경상수지가 흑자로 전환되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미국은 민간의 과도한 저축과 전 세계 자본의 유입으로 달러 강세가 유지되었다. 이로 인해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무역적자가 발생해도 기업들은 저축으로 인한 풍부한 금융 덕분으로 구조조정이 지연되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제조업 부흥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여 제조업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대만 TSMC는 1,650억 달러(145조 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발표했고, 현대자동차 그룹은 철강을 포함한 210억 달러(약 30조 원)에 이르는 투자 계획을 세웠다.
트럼프는 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전기와 에너지를 공급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을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만들기 위해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하고 연방정부의 토지와 연안을 개방하여 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전 세계 에너지 가격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러한 관세정책과 지원으로 제조업은 단기간 부흥이 예상된다. 그러나 제조업 부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또 다른 문제이다. 요즘 공장에는 사람보다 기계가 더 많다.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울산공장의 2배 규모인데도 사람은 880명뿐이고 다 로봇이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제조업 전망은 불투명하다. 트럼프 1기 때 미국 다국적 기업들이 중요한 사업 부문은 미국에 두고, 생산은 인건비가 저렴한 나라에서 했던 것처럼 우회하는 방법을 사용할지 모른다.
트럼프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인프라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연방정부의 재정지출을 통해 투자를 확대함으로 재정 적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내심 재정적자를 늘리지 않으면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관세 수입에 상당 부문 의존하려고 하고 있다.
결국, 트럼프의 제조업 부흥 꿈은 1기 때처럼 단기적으로 부흥의 모습을 보이지만, 2년 후는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 어렵다. 트럼프 정책에 맞추어 대미 투자를 하는 것에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