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당신의 기업에는 플라이휠이 돌아가고 있는가?
2013년 어느 날, 모리스 창 TSMC 창업자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에게 연락해 TSMC CEO에 오라고 회유했었다. 하지만 젠슨 황은 “나는 이미 직업이 있다.”며 제안을 거절했고, 오늘날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를 만들었다.
1983년, 태블릿 PC를 구상하고 있던 28세의 스티브 잡스는 73세의 이병철 회장을 찾아와 자기 생각을 늘어놓았다. 이어서 잡스는 “삼성의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받고 싶다. 일본의 것도 좋지만, 한국의 것이 최고라고 생각한다.”라고 부탁하였다. 이 만남을 계기로 삼성은 2006년에 애플이 첫 아이폰을 개발할 때 들어가는 반도체 칩을 만들어줬다.
젠슨 황이나 잡스는 창의성으로 제품 우선주의와 플랫폼 구축 전략으로 최고의 기업을 만들었다. 바로 위대한 성공으로 도약시킨 것은 무엇인가? 그 답은 ‘플라이휠’ 추진력이다. 플라이흴은 자동차의 핵심부품으로 차축(크랭크축)에 달린 무거운 바퀴이다. 차축의 회전속도를 고르게 하는 무거운 장치이다. 경영 이론에서 플라이휠은 선순환의 바퀴를 말한다. 처음 돌릴 때는 힘이 들고 처음엔 움직임을 거의 느낄 수 없다. 추진력을 쌓을수록 더 쉽게, 더 빨리 돌다가 나중에는 외부의 조력 없이도 엄청난 힘을 낸다. 작동하기 시작하면 외부의 에너지 공급 없이 스스로 작동하는 무한동력장치를 뜻한다.
경제학자 짐 콜린스는 위대한 기업의 성공 요인으로 플라이휠 효과를 처음 언급했다. 그는 각 조직에 맞춰진 플라이휠이 평범한 조직을 위대한 조직으로 탈바꿈시키는 원리와 혁신이라 말했다. 혁신은 한순간에 이뤄지지 않고, 무거운 플라이휠을 한 바퀴 한 바퀴 계속해서 돌리면서 추진력을 쌓는 과정이라고 비유했다. 계속 힘을 써서 마침내 플라이휠을 돌릴 때마다 속도는 빨라지고 플라이휠 자체의 무게가 당신을 돕는다. 타력이 붙어 돌파가 일어난 것이다. 요즘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업의 ‘신뢰 프로세스’도 플라이휠과 유사하다.
플라이휠이 작동하기 위한 3가지 요소는 1) 회전속도: 플라이휠이 빠르게 회전할수록 에너지의 양도 커진다. 2) 마찰: 플라이휠이 회전할 때 발생하는 마찰과 저항은 에너지의 손실을 야기한다. 고객에게 마찰 없는 경험을 제공한다. 3) 크기: 비즈니스의 크기가 커질수록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같이 증가한다.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기업의 성장 모델로써 플라이휠이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아마존을 창업한 제프 베조스가 중역들과의 회의에서 냅킨 한 장에 정리한 일화이다. 아마존의 사업 성장 모델은 사업 초기 고안했던 말에서 유추할 수 있다. “우리는 지속 가능한 시장 영역을 구축하면서 고객 기반, 브랜드 가치 및 인프라를 확장하고 활용하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아마존 플라이휠의 과정은 1) 최저가와 판매 품목 확대한다. 2) 고객 경험이 향상된다. 3) 구매자 유입이 되어 더 많은 트래픽과 판매자가 모인다. 4) 상품 구성이 더 다양해진다. 5) 다시 최저가를 실현한다. 이 선순환 구조는 지표와 지표 사이의 인과관계를 강화하여 판매에 도움이 된다.
테슬라 일론 머스크도 세계 각각의 공장을 항상 ‘최고의’ 공장으로 만드는 플라이휠 전략을 구사한다. 공장이 새롭게 지어질 때마다 최고의 기술이 집약된 공장을 짓는다. 설계, 비용, 자동화 등 모든 측면에서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공장도 하나의 제품으로 인식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첨단화된 설계와 저렴한 비용의 공장은 더욱 완벽한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생산능력을 강화한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동시대의 IT 사업가들보다 훨씬 먼저 플랫폼과 생태계의 중요성을 이해했다. 단순한 제품이 아닌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는 플랫폼에 대한 가치를 재빨리 간파하여 PC 업계의 역동적이고 지배적인 사업자로 만들었다. 구글의 ‘Growth Flywheel’도 다양한 플라이휠 프레임 워크 관련 사례이다. 이후 우버, 당근마켓 등 잘 나가는 스타트업의 유기적 성장 순환구조로 플라이휠을 활용했다.
플라이휠은 고객과 비즈니스의 성장을 이끄는 주요 활동이 계속됨으로써 성장의 크기가 커지고, 속도가 빨라진다. 즉 투자나 사업에도 플라이휠 효과가 필수다. 워런 버핏의 ‘스노볼 효과’나 ‘복리 효과’도 같은 맥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