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칼럼] 약자의 생존 전략 : 강자의 논리를 넘어

2025-03-12     남영준
남영준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회담은 국제 사회에 약자의 설움과 강자의 냉혹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트럼프가 보여 준 강자의 횡포에 분노하지만, 약소국이 처한 냉엄한 현실은 우크라이나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도 하다.

약자는 강자에게 일방적으로 당해야만 할까? 역사는 꼭 그렇지 않다. 동서고금을 통해 뛰어난 전략서인 손자병법이나 마키아벨리는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강한 나라가 약한 나라를 삼키는 약육강식만 통한다면 이런 병법서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춘추전국시대, 140여 개의 나라가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던 시대에 손자는 ‘손자병법’에서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길을 제시했다. “싸움을 잘하는 자는 적을 조종하지, 적에게 조종당하지 않는다.”

이것은 형세가 고정된 게 아니라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이다. 마키아벨리는 그의 저서 전쟁의 기술에서 “전선을 구획하는 자가 이긴다”고 했다. 누가 먼저 어떤 전선을 만드느냐,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어 다른 규칙을 만들어내는 게 승리의 길이다. 약자는 두 가지 이상의 시각에서 자신과 상대방을 모두 파악하여 새로운 전선을 만든다고 했다.

마키아벨리는 ‘로마사 논고’에서 약자는 강자에게 자신의 부당한 처지나 요구 사항을 섣불리 말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약자는 기회가 오기 전까지 침묵과 위장으로 일관하고, 무기가 손에 들어오면 망설이지 말고 행동해야 한다. 이것이 약자가 강자를 이기는 길이다.

강태공이 쓴 육도삼략(六韜三略)에서 “부드러운 것은 굳센 것을 제압하고, 약한 것은 강한 것을 이길 수 있다”고 했다. 부드러운 혀가 강한 이빨보다 생명력이 길다. 또 이빨이 없어도 음식을 먹을 수 있지만, 혀가 없으면 말을 할 수 없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혀가 이보다 강한 것처럼, 유연함과 변화는 강함을 이기는 무기가 된다.

이러한 병법서를 통해 볼 때,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응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사과 편지를 하고 광물 협정을 그대로 받아들이겠다고 굴복했지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전선에 그대로 말려든 결과이다.

경영에도 마찬가지이다. 에릭 리스는 그의 저서 ‘린 스타트업’에서 스타트업이 대기업에 비해 여러 가지 부족한 면이 많지만, 성공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첫째로 “고객에게 배우면서 지속적으로 개선하라”고 강조한다. 예로 미국의 자포스(Zappos)처럼 시장의 반응을 살피고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 자포스는 신발은 신어보고 산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던 1999년, 생소한 온라인 신발 판매를 시도한다. 시장조사를 하지 않고 신발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 주문을 받아보았다. 실제 주문이 들어오자 판매하면서 계속 방법을 찾아 나갔다.

두 번째는 “무언가 잘못되었을 때는 빠르게 전환해라”이다. 빠르게 제품을 개발하고, 고객의 반응을 측정한 뒤 개선 방향을 수립한다. 잘못된 방향임을 깨달았다면 즉시 전환해야 한다. 고객 피드백을 바탕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

란체스터가 세계 대전 공중전 결과를 분석하면서 발견한 란체스터 법칙은 강자와 약자가 동일한 무기, 동일한 방법으로 싸우면 강자가 항상 이긴다. 그래서 약소기업이 강한 기업과 싸워 이기려면 단체전이 아닌 일대일로 끌고 가야 한다. 약자는 모든 자산을 한 분야에만 집중해 싸워야 승산이 있다.

이처럼 약자는 강자의 논리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만의 전략을 수립하고 변화를 통해 생존과 성공을 도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