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피터의 법칙, 올바른 지도자 뽑을 때 기준
“가장 위대한 지도자가 반드시 가장 위대한 일을 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사람들이다.” - 로널드 레이건
지도자(指導者. Leader)란 집단에서의 지도적 기능의 관점에서 어떤 집단의 통일을 유지하며 그 성원이 행동함에 있어, 그들에게 방향을 제시하여 주는 구실을 하는 인물이다. 단순히 인기가 있는 사람이거나 보스와는 구별되어야 하며 다른 사람들이 이끌도록 영감을 주는 사람이다. 더 큰 이익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이익을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지도자의 역할은 다른 사람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비전을 현실로 구성원에게 희망을 주는 자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과 “사람이 자리를 만든다”라는 속담이 있다. 둘 다 일리 있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듯이 능력의 중요성을 일컫는 메시지다.
그러나 ‘최고경영자(CEO)가 되는 것’과 ‘업적을 남기는 CEO’가 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자리와 능력의 관계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감초로 ‘피터의 법칙(Peter Principle)’을 든다. 한마디로 이 원칙은 직원들이 자신의 무능력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 승진하려는 경향으로 인해 상위 직급은 무능한 인물로 채워질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위계 조직의 메커니즘으로 비효율성과 무능력이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미국의 교육학자 로렌스 피터(1919~1990)가 출간한 《피터의 법칙(The Peter Principle)》에서 열거한다.
1 법칙: 업무성과가 부족한 직원은 더 이상의 승진이 어렵고, 반대로 업무성과가 좋은 직원은 직무수행 능력과 부합하지 않는 고위직으로 승진한다.
2 법칙: 수직적인 계층조직 내에서는 모든 직원이 경쟁력 없는 직책으로 승진하는 경향이 있으며, 다수의 직책이 그 역할에 맞지 않는 직원들로 채워지는 경향이 있다. 결과적으로 직무수행 능력이 부족한 직원들이 맞지 않는 직책을 담당하게 된다. 이 법칙은 경영학적 개념에 그치지 않고, 보편적으로도 널리 적용된다. 문제가 없는 이상 그 수명이 다할 때까지 사용된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이라 할 수 없다.
3 법칙: 직원들은 업무능력을 입증하는 한 계속 승진하다가, 결국에는 전문성이 없는 자리까지 맡게 된다. 승진은 언제 멈출까? ‘무능하게 됐을 때’ 멈춘다. 왜 무능하게 될까. 새로운 자리에서는 업무와 책임, 필요한 기량이 대폭 바뀌기 때문이다. 조직 내 구성원은 무능력해서가 아니라 주어진 직책과 궁합이 맞지 않아 좌절한다.
4 법칙: 뛰어난 기술을 가진 엔지니어가 관리직에서 그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엔지니어로서의 능력 부족이 아니라 관리자에게 요구되는 리더십을 갖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승진은 기존 업무성과에 의하기보다 직무수행 능력의 함수여야 한다는 조직문화의 전향적 지향점을 제시한다. 이를 위해서는 승진으로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는 수직적 조직문화에서 탈피하여 수평적·개방적 조직문화로의 이행이 필요하다.
5 법칙: 직원 개인에게는 각자 자신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직무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도를 높이는 한편, 승진 후 새로운 역할 수행에 필요한 보수교육의 기회를 갖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피터의 법칙은 “제 그릇이 아니면, 그릇이 깨진다.”라는 우리 격언과도 상통한다.
“스타플레이어가 꼭 명장(名將)이 되는 건 아니다”라는 것이 스포츠계 정설이다. 그만큼 실제 경기력과 이를 관리·감독하는 건 별개라는 의미다. 히딩크도 선수 때는 무명이었다. 피터의 말처럼 “유능함은 진리와 아름다움, 콘택트렌즈처럼 자신에게는 쉽게 보이지 않는다.” 지도자는 자신도 모르게 무능함이 극에 달한 수준이 된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보고 현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 자신의 결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거나 각자의 재능에 맞는 위치를 찾게 도와줄 것이다.
지도자를 뽑을 때 그들이 한 일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국가를 위하고 국민을 위해서 일해야 하는 자리에 무능한 사람, 정직하지 않은 자로 채워지면 국민은 고달프고 걱정스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