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단계격상] 메르스 재연시 철강·철광석 20~40% 폭락
철강사 목표치 하향 불가피 메르스 발생~종식까지 217일 철강 및 철광석 20~40% 폭락 정부 비상시국 선포 ‘심각단계’ 내수부진에 수출입 충격 대비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 국면에 들어갔다. 정부는 비상경제 시국을 선포하고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23일 위기경보를 최고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코로나19 대응 내수‧소비업계 간담회에서 “내수는 지난해 우리 경제성장에서 6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하다”면서 업종별 맞춤형 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2조 원 규모의 신규 정책자금을 공급하고,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세금 납부기한 연장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가용수단을 총동원해 전례 없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금융·세제·예산·규제혁신을 비롯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총동원해 이달 말까지 ‘1차 경기대책 패키지’를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철강업계 내수부진에 수출입 무역 ‘비상’
포스코 등 철강업계는 비상경계 태세를 갖추고 국내외 산업 및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단 3월 철강 가격은 동결로 방향을 틀었다. 현대차, 기아차 등 국내 수요산업에서 공장 가동 중단이 연장되고, 건설 활동도 위축된 영향이다. 자동차강판 조선용 후판 등 대형 실수요향 가격 인상을 위한 협상은 제동이 걸린 모양새다.
수출에도 비상이 걸렸다. 철강 생산의 절반가량을 수출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이번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은 적지 않다. 포스코 현대제철은 물론 특히 수출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동국제강 KG동부제철 등 전문압연업체(리롤러, re-roller) 및 세아제강 세아베스틸 등 핵심 기업들의 우려가 크다.
원달러 환율은 1200원을 돌파했다. 21일 기준 1211.5원으로 작년 말 1156원에서 4.8%(55.5원) 급등했다. 수출 가격면에서는 유리하지만 전후방 산업 위축에 따라 수출을 유지하기도 어렵다는 점이 더 큰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다.
리롤러 업체 관계자는 “올해 초 가격 인상과 함께 작년에 이어 수출 비중을 늘릴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제동이 걸렸다”며 “현재 장기화 국면으로 들어설 가능성이 높은 상태여서 비상 경영에 돌입한 상황”라고 말했다.
국내 수입업계 부담도 크다. 환율 급등(원화가치절하)으로 당장 도래하는 결제금액이 불어난 탓이다. 예를 들어 철강재 1000톤을 500달러에 계약했다면 6058만원으로 작년 말 환율 적용 결제금액인 5780만원보다 2775만원의 부담이 늘어난다. 또 신규 계약에는 발목이 잡혀 매출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 수요위축이나 가격의 추가 하락, 중국의 물류제한 등으로 수입 환경이 녹록치 않다.
메르스 사태 철강價 철강업계 올해 목표치 하향 불가피
철강 기업들은 올해 정한 경영목표치를 하향조정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예상했던 가격 전망치부터 틀어졌다. 포스코 현대제철은 당장 자동차강판, 조선용 후판 등에 대해 상반기 중 인상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대차의 잇따른 가동중단과 관련 스틸서비스센터(SSC)들의 출하 차질 등이 우려되면서 인상 계획은 일단 상당기간 지연될 전망이다. 일반재 유통시장에 공급 가격은 매월 단계적 인상에서 3월은 일단 동결로 방향을 틀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 이상, 가격 인상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실제 메르스가 발생한 2015년 철강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포스코 자료에 따르면 열연제품 가격은 2015년 연간 평균 55만3000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평균인 68만6000원에서 톤당 19.4%(13만3000원) 급락했다.
냉연제품은 82만2000원에서 71만9000원으로 12.5%(10만3000원)이나 떨어졌다.
아시아 수입 가격도 곤두박질쳤다.
메르스 첫 환자가 확진된 5월22일 열연 수입 가격은 CFR 톤당 370달러였다. 이는 메르스 종식이 공식 선언된 12월23일 265달러까지 하락했다.
철근의 경우 5월 350달러에서 12월 260달러까지 밀렸다. 메르스 발생 및 종식까지 열연은 28.4%(105달러), 철근은 25.7%(90달러)나 하락했다.
원료인 철광석 가격은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당시 5월 22일 기준 중국의 철광석 수입 가격은 톤당 137.0달러에서 연말 78.6달러로 42.6%(58.4달러) 폭락했다.
수요산업인 철강업계의 생산 및 판매 위축에 따라 철광석 수요도 감소한 결과다. 코로나19 확산이 메르스 때와 같이 장기화 될 경우 예상해 볼 수 있는 시나리오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 되면서 중국 철강사들은 감산에 착수했다. 내수부진은 물론이거니와 재고가 급증한 탓이다.
국내 역시 전기로 제강사들로부터 감산이 수시로 진행되고 있다. 국내외 대형 철강사들은 가격을 동결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저가(低價) 수출이 늘어나는 형국이어서 아시아 시황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저가재 수입에 대한 방어로 국내 가격 급락 등의 충격을 최소화 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소 유통상들은 자금압박에 더해 가격 급락시 손실이 확대돼 경영상황이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