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민생 물건너 갔나? ‘닥치고 경제 활성화’
2025년 지혜의 상징인 뱀의 해가 되었지만,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경제 여건이 요동치고 앞날도 불투명하다. 비상계엄 후 국내 정치 상황이 혼돈에 빠지는 와중에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제2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했다. 한국 경제는 일본식 ‘잃어버린 30년’ 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난무한다.
인구 고령화, 양극화 및 재정 부담 능력이나 정치 역량이 부족하여 우리 경제는 1%대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상법개정, 법인세 인하, 상속세 인하 등 성장 촉진과 경제민주화가 충돌하지만, 정치적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내수 회복력 상실과 관세전쟁, 재정적자 확대 등 위험이 시한폭탄처럼 째깍거리고 있다. 한국이 미래지향적인 혁신국가로의 전환에 실패할 경우 미래가 비관적일 수밖에 없다.
수출 부진과 고용증가세 둔화로 인하여 올해부터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은 2.9%에 머물고 잠재성장률은 1%대 중후반에 머물 것이란 예측이다.
쿼바디스 우리 경제?
21세기의 노스트라다무스로 불리는 지정학 전략가 피터 자이한(1973년~)의 말을 경청해보자. 그는 놀라운 예측력으로 트럼프 승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예측했다고 한다.
그의 저서 〈각자도생의 세계와 지정학〉에서 중국의 붕괴와 탈세계화를 넘어 탈산업화로, 탈문명으로 치닫는 예측도 내놓았다. 일련의 과정 중 원자재, 에너지, 식량 등 자급이 안 되는 동아시아와 한국이 가장 고통받는다고 했다. 자이한의 세계 경제 전망은 비관을 넘어 섬뜩하다.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는 붕괴 직전으로 각자도생의 세계에서 국가들이 에너지와 곡물 공급에 좌충우돌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인구감소가 급격히 진행되어 생산하고 소비할 인구는 줄고 부양할 인구가 갈수록 늘어간다. 저축이 사라지고 자본이 부족해져서 수요가 쪼그라든다. 투자도 생산도 소비도 무역도 붕괴된다.
자이한의 저서 “붕괴하는 세계와 인구학”에서 한국이 직면할 미래를 이렇게 예측한다. “세계의 미래가 곧 한국의 미래다. 세계화 없이 한국의 경제 부문은 존재하지 못한다. 지난 사반세기 동안 보인 인구구조 없이는 자본 구조나 노동 생산성 수준도 유지하지 못한다. 한국은 수출과 수입 의존도가 가장 높은 나라이고,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빠르게 고령화하고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다. 2020년대와 2030년대에 점점 악화할 문제들, 에너지 접근, 물리적인 안보, 안정적인 노동력, 시장과 원자재 접근 등 어떤 문제에든 ‘하나같이’ 한국은 이미 가장 심각하게 노출되어 있다. 운송, 금융, 에너지, 원자재, 제조업, 농업에서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가속화하며 서로 중첩되는 위기에 직면한 세계에서 한국이 어떻게 버틸지 모르겠다.”
한국이 탈세계화와 경제 난관을 헤쳐나갈 방도가 있을까?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도전 앞에 지나친 불안감과 공포심에 위축되기보다는 힘을 합해 난국을 이겨내자.
첫째, 경제 동력을 살리는 신속한 리더십 재건이다. 무차별적인 경제전쟁의 포화 속에서 언행일치의 지도자 리더십이 회복되어야 한다. 미국은 5000억 달러 투자의 인공지능 사업으로 전 세계의 자본과 빅테크 기술을 빨아들이고 있다. 중국은 첨단 제조업에서 한국을 위협하고 대만·일본은 반도체 생산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우리의 반도체 특별법, 첨단산업 에너지 3법 등은 국회 계류 중이다. 반기업 정책 가운데 선심성 공약으로 경제 동력이 회복될 리 없다. 트럼프처럼 ‘닥치고 기업 우선주의’가 시급하다.
둘째, 한미일의 보완적 생존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장차 미국이 떠나면 이렇다 할 동맹도 없고, 이렇다 할 자원도, 내수시장도 없는 최악의 인구구조를 가진 한국의 현실이 아닌가? 국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을 최대한 막고 트럼피즘 흐름에 적응해나가면서 민간 소비지출을 늘리기 위한 과감한 부양책이 필요하다.
셋째, 양질 인력의 이민제도, 저출산 환경 개선, 경제활동인구 확충, 공적연금 개혁 등 인구감소 시대에 걸맞은 경제사회시스템 개편이다.
넷째, K-팝, K-문화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창조계층의 양성이다. ‘한국 글로벌 문화 강국’을 열어야 한다. 외국인들이 한국 음식을 좋아하고 방문하는 이유는 어쩌면 K팝 때문이다. K팝이 전 세계 청년들 사이에 문화를 형성하고, 세상을 바꾸는 Z세대로서 생산과 소비 주체가 아닌가?
다섯째, 기업 투자 심리를 북돋아 줘야 한다. 비효율적 경제구조를 뜯어고치고, 반도체, AI, 소형모듈원전(SMR) 등의 생태계 복원이 필요하다.
그밖에 철저한 가계부채 총량 관리 및 부동산 가격을 자극하지 않아야 한다. 증권시장의 활성화 및 스타트업들의 기술 혁신을 뒷받침해야 한다. 아직도 일류대 입학에 몰두하기보다는 융합, 실전적 금융교육, 행복한 교육이 실현되었으면 한다.
골든타임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