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칼럼] 트럼프 취임과 “철강은 곧 국가다”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취임과 동시에 발표할 행정명령이 과연 무엇을 담고, 어느 정도 수준일지 세계 각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위대하게(MAGA : Make America Great Again)’ 정책이 가져올 변화가 궁금하고 파급력이 우려된다.
우선 행정명령은 ‘충격과 공포’를 안길 것이라는 미국 내 여론이 나올 정도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만나서는 약 100건의 행정명령을 준비 중이며 빠르고 효율적으로 공약을 현실화하겠다고 밝혔다.
외신을 종합하면 행정명령에는 반이민 정책,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서의 탈피 및 기후변화협정 탈퇴, 2021년 국회의사당 폭동 참여자 사면 등이 예상된다.
경제산업 측면에서는 관세정책이 초미의 관심사다. 불법 이민자 유입을 막지 않으면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협박했고 중국에도 취임 첫날부터 1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취임에 맞춰 대외세입청 신설도 언급했다. 10~20%의 보편관세 추진을 위해 관세를 담당할 별도기관을 두겠다는 취지다. 우리에게는 가장 주목되는 정책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경제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IEEPA(국제긴급경제권한법)을 근거로 관세 부과를 검토한다고 보도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는 관세가 중국 등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바로잡고 미국의 세수를 늘리고 국경 감시나 방위비 문제 등에서 미국의 협상력을 키운다며 지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다만 내부적으로 관세가 미국 물가 급등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해 특정 품목에 한해 관세를 부과하거나 관세를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과 중국은 트럼프와의 정상회담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취임 100일 이내에 방중해 시진핑 주석을 만날 의향을 밝혔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트럼프 특유의 ‘톱다운’ 방식 정상외교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구속되는 사태에 처한 한국은 거의 무정부 상태에서 ‘코리아 패싱’을 우려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관세정책의 최우선 대상으로 꼽히고 있는 철강산업은 최근 트럼프 정부가 ‘탄소세’를 도입할 수 있다는 언급이 나와 더욱 긴장감이 돌고 있다. 탄소세 도입은 중국을 겨냥한 성격이 짙지만 실제 시행된다면 한국의 철강, 자동차 등도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다.
트럼프 1기인 2018년 무역확장법 적용으로 미국으로의 철강 수출이 쿼터(물량 할당)로 제한되는 상황에서 ‘탄소세’까지 부과된다면 철강재 가격 상승으로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 친환경 공법 등 탄소 배출 줄이기를 실행하고 있는 한국 철강사들이지만 미국의 탄소세 도입은 탄소배출 기준, 세율 체계에 따라 크고 작은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러나 무엇보다 미국으로의 수출 길이 꽉 막힌 중국산 철강재가 한국으로 더욱 방향을 틀 수 있다는 사실은 생각조차 하기 싫은 일이다.
철강과 철강산업에 대한 트럼프의 생각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는 일본제철의 인수 계획 최초 발표 당시부터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으며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과거 위대하고 강한 US스틸이 외국 기업에 인수되는 것을 완전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관세정책으로 인해 US스틸은 더 큰 수익을 올리고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이며 US스틸은 다시 위대해지는 길을 걷기 시작하고 자신의 정책을 통해 즉각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속셈에는 유일한 선진국 철강 성장시장인 미국 시장의 안정적 확보와 더불어 미국의 보호무역을 벗어나는 방법, US스틸이 미네소타에 보유한 철광산 확보, 미국의 풍부한 신재생에너지 확보로 단기간에 고부가 저탄소 철강재를 생산함으로써 국제경쟁력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거 ‘철강이 곧 국가’라고 언급했던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상 일본제철의 욕망은 실현되기 어려운 일임에 분명하다.
이 사례는 트럼프 2기가 출범하는 현 상황에서 새로운 정부의 철강산업에 대한 기본 마인드를 읽을 수 있게 해주는 일이다. 더불어 미국의 새로운 철강 관련 정책 방향을 제시해주는 일 중의 하나라고 판단된다.
부디 ‘Fair Trading’과 직접적이고 파급력이 높은 정책을 선호하는 트럼프식 정책, 보호무역주의를 이해하고 대처 방안을 강구해 우리 철강산업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나가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