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철의 철강 이야기] 건설용 저탄소 철강재 사용 확대와 ‘2인3각 경기’

2024-12-12     나병철
나병철

지구 온난화 문제 해결을 위한 글로벌 산업계의 제반 활동이 강화되고 있다. 철강업계 뿐 아니라 철강재를 사용하는 수요산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국내 유수의 H제철과 H건설이 “탄소 저감형 건설용 철강재 사용을 확대함으로써 탄소 저감형 건축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탄소중립 사회의 선도에 앞장선다”는 계획을 밝혀서 관련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건설 분야는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온실가스 발생량이 많다. 국내 이산화탄소 발생량 중에서 37%를 건설 분야가 차지하고 있는데, 건설 분야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생애 주기 단계별로 구분해 보면, 건축물의 경우에는 운영/유지/보수를 위한 유틸리티 사용 과정에서 약 3/4이 발생하고 건축용 자재 생산 과정에서 약 22%가 발생하고 있다. 반면에 인프라 시설의 경우에는 관련 자재 생산 과정에서 90% 이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따라서 건설 분야에서는 이산화탄소 발생량 억제를 위해서 ① 건설용 자재의 내재 탄소량 감축, ② 탄소 배출 저감형 건설 방식 도입/활용, ③ 건축물 운영 탄소 감축, ④ 해체 이후의 폐자재 재활용 강화 등의 방법을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4가지 대응 방법 중에서 철강 산업과 관련성이 큰 분야는 ①, ②번의 대응이 될 것인데, 각각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기로 한다.

우선 건설용 자재의 내재 탄소량 감축을 위해서는 ⓐ 탄소배출량이 많은 건설용 자재 투입량 최소화를 위한 새로운 구조의 형식/설계를 지향하면서 그 과정에서 (아파트의 경우) 기존 벽식 구조를 라멘구조 또는 무량판 구조로 전환하고, ⓑ 탄소 저감형 철강재 등을 포함한 자재의 조달 비율을 높이는 등 그린 조달을 강화하게 될 것이다.

한편, 탄소 배출 저감형 건설 방식 도입/활용과 관련해서는 ⓐ 기존 RC조 등 전통적 공법 대비 약 30% 탄소 배출 감축 효과가 있는 모듈러 건축 공법 등의 도입을 확대하게 될 것이며, ⓑ 생산성 향상과 탄소배출량 감축이 가능한 Pre-Fab 방식의 적용도 확대하게 될 것이다.

앞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건설업계는 이산화탄소 발생량 감축을 위한 제반 활동을 강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Value Chain 업체들과의 협업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면, 내재 탄소량 감축을 위해서 설계·엔지니어링 업체는 건설자재 내재 탄소량 감축에 영향을 미치는 설계 요소를 결정을 담당하고, 철강업체 등 자재 생산기업은 건설자재 내재 탄소량 감축 방안의 직접적 수행 주체가 되며. 종합 건설기업은 자재 생산기업과의 협력관계 구축 및 그린 조달 강화 등 건설 분야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이미 세계철강협회(WSA)에서도 중국 북경에서 중국철강협회(CISA) 및 홍콩 도시 토지학회(ULI)와 함께 건설 분야의 저탄소 철강재 사용 확대와 관련해 협력을 약속한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한 바 있는데, 지난달 하순에 아르셀로미탈, 바오산강철, 허강그룹 등 대형 철강회사 7개사와 건설사 13개사, 관련 연구소 및 협회 6개소 등이 중국 건설산업의 저탄소 철강재 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철강재 소비량 중 건설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초과하고 있으며, 국내의 경우도 한때 50%를 상회할 정도로 건설은 철강재 소비의 가장 중요한 산업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국내 철강업계로서는 향후 건설 분야에서의 저탄소 철강재 조달 확대에 대비한 준비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철강업계 자체의 새로운 기술개발 및 공정혁신을 통한 탄소배출 저감형 철강재 생산에 주력하는 것은 물론, ’2인3각 경기‘에 임한다는 자세로 설계·엔지니어링 업체 및 종합 건설업체 등 건설 관련 Value Chain 업계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서 철강재 주력 소비산업의 저탄소 철강재 요구 강화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