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머리 좋은 사람이 왜 어리석은 행동을 할까?
“문제만 해결된다고 좋은 의사결정인 것은 아니다. 진정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은 문제를 해결하고 그에 맞는 실질적인 실행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 피터드러커
왜? 최고 경영자,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이 판단을 잘못해 어리석은 실수를 저지를까? 권력의 최정점에 있는 분이 근시안적인 선택으로 금방 후회할 일이 생겨난 사태를 목도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 심리학 연구자 다니엘 드 질바(Daniel de Zilva)의 실험에 따르면, 권력자가 잘못된 결정을 하는 주된 이유로 첫째, 자신의 관점을 과대평가한다. 본인이 힘이 있다고 느끼며 다른 사람의 전문지식을 무시한 채 한계를 인식하지 못한다. 둘째, 다른 사람 관점에 서지 않고 공감력이 부족하다. 본인이 힘이 있다고 느끼며 자신의 견해를 맹신하고 다른 사람의 시점은 경시해버린다. 셋째, 권력을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일반적으로 행동을 억제하는 제약이 심리적으로 덜 존재한다. 목표를 위한 무모한 행동을 한다.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가진 똑똑한 사람일수록 중대한 실수를 저지른다. 우리 뇌의 99프로는 ‘본능과 직관’에서 비롯되는 무의식의 힘에 좌우된다. 결정적인 순간에 어리석은 선택을 서슴없이 행동한다. 어리석은 결정을 회피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사고 패턴에서 벗어나 모든 정보와 상황을 통합한 ‘두 번 생각하기(think twice)’가 필요하다. 머리가 좋고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실수에서 교훈을 얻거나 타인의 조언을 받아들이는 성향이 상대적으로 적다. 실수를 해도 자기 논리를 정당화하려는 교조적 태도를 지닌다.
행동심리학에서 똑똑한 사람이 실수는 하는 이유로 1) 확증편향 : 기존 자신이 알고 있던 신념과 의견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견해와 모순되는 의견을 무시한다. 예를 들어 특정 건강 식단을 믿는 사람은 그 효과를 검증한 과학적 연구를 무시한 채 건강에 해로운 식습관을 유지한다. 2) 경험적 휴리스틱 (heuristics) : 불충분한 시간이나 정보로 인하여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을 때 경험적으로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사례에 의존한다. 평소 권력기관에 있는 사람일수록 이런 성향이 짙다. 3) 멀티태스킹(multitasking) : 한 번에 2가지 이상의 일을 동시에 처리할 때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진다.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다는 오류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4) 스트레스와 불안 : 스트레스는 덜 이성적 사고를 낳게 한다. 권력 투쟁에서 밀려날 위기를 겪을수록 불안과 건강에 해롭다.
사실 일반인으로서 우크라이나 사태, 민주주의에 상처를 준 비상계엄 등을 이해하기 어렵다. 똑똑한 사람이 모여서 한 의사결정이 잘못된 결과를 낳게 한 사례를 찾아본다.
대표적 사례로 피그만 사태를 꼽는다. 피그만(The Bay of Pigs) 침공은 1961년 4월 16일에 쿠바 혁명정권 카스트로가 사회주의 국가선언을 하자 다음날인 4월 17일 미 중앙정보국(CIA)이 주축이 돼 쿠바 망명자 1500명으로 피그만에 상륙시킨 사건이다. 카스트로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믿고, 케네디가 참모에게 물었다. 하버드 출신의 참모들은 모두 찬성했다. 상하 관계가 뚜렷한 집단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어렵다. 작전은 완전 실패하고 대원 118명이 죽고 1,189명이 포로로 잡히는 참사를 낳았다. 미국은 이들을 데려오기 위해 5300만 달러를 지급해야만 했다.
글로벌 휴대폰 시장 40% 점유율과 핀란드 수출의 20%를 담당했던 노키아는 의사결정 메커니즘의 잘못으로 망했다. 과거 복사기의 최강자였던 제록스는 1960년대 말 IBM이 복사기 시장에 뛰어들자 역으로 컴퓨터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때 경영진들은 기존 복사기 시장에 일본 기업들이 맹추격 해오자 컴퓨팅 신사업에 대한 올바른 의사결정을 주저한 결과 기업의 성장 미래를 놓쳤다.
향후 군중심리를 이용하여 여론을 협박하는 정치인의 행동을 경계해야 한다. “당선될 수만 있다면 과장된 공약을 남발해도 괜찮다. 유권자는 자기 이익만을 챙기지, 공약을 얼마나 지켰는지 알려고 하지는 않는다.”, “흑색선전으로 상대에게 타격을 주되 증거를 찾아 제시할 필요는 없다.”
지능의 함정을 이해한 르네 데카르트는 ‘방법서설’에서 말했다. “머리가 좋다고 해서 다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그걸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다.”
비상계엄사태의 후폭풍을 줄이고 슬기롭게 해결되길 기대한다. ‘위기가 기회’라는 지혜로운 명제처럼 금융시장의 안정과 기업들의 성장동력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모든 국민이 정치적, 경제적 안정성을 회복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