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철의 철강 이야기] 높아지고 있는 ‘철강산업 불황’의 파도

2024-11-22     나병철
나병철

최근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1선재 공장을 폐쇄하였는데 이는 지난 7월의 포항제철소 1제강 공장의 셧다운에 이은 두 번째 생산설비 폐쇄 조치이다.

1선재 공장은 준공으로부터 45년이나 가동되었으니 그 역할을 충분히 다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으나, 폐쇄의 근본적인 배경으로 지목된 글로벌 철강재 공급 과잉 현상 지속, 철강재 내수 시장 냉각 및 중국산 등 저가 수입 철강재의 공세 등을 고려해 보면 앞으로 국내 철강업계에 닥칠 불황의 여파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미 금년 국내 철강업계의 경영실적에 불황의 직접적인 영향이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3/4분기 국내 주요 철강사의 경영실적을 보면, 62개 상장회사 중에서 매출액이 증가한 회사는 10개사에 불과했고, 영업이익이 증가하거나 흑자 전환한 업체도 10개사에 불과하였다. 일부 3/4 분기 실적이 개선된 업체들의 경우도 작년 같은 기간에 악화되었던 실적이 반영된 기술적 반등이나 비용 절감을 통한 구조조정 효과 등이 이번 분기 실적 개선의 요인으로 작동한 결과로 보인다.

반면에 영업손실을 기록한 회사는 총 23개사로 전체 상장 철강회사의 3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총 62개 철강 상장사의 3/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60.7% 급감하여 전체 평균 영업이익률이 2.7%에 그침으로써 작년 3/4분기의 영업이익률 6.2% 대비 3.5%포인트 감소한 실적을 기록하였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향후 철강 시황을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및 국내 주요 경제 예측 기관들은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 전망치를 계속해서 낮추고 있는 실정으로 과연 2% 성장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한편 지난달 말 한국철강협회와 포스코경영연구원이 개최한 ‘25년 철강산업 전망 세미나 발표 자료에 따르면, 내년도 국내 철강시황은 국내 건설경기의 위축, 수요산업 부진 등의 영향으로 철강재 수요의 감소 현상이 이어짐으로써 2년 연속 내수 규모가 5,000만톤 수준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출시장도 중국산 철강재의 아세안 시장 유입이 확대됨으로써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여서 국내외 시장 여건이 동시에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철강경기의 불황 지속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컨센서스도 확산되고 있다. 해당 회사에서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최근에 H제철그룹과 관련한 구조 개편설이 일파만파를 일으키고 있다. 단조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를 매각하기 위해서 이미 주관회사를 선정하여 사전 수요 조사를 진행 중에 있으며, 또한 강관 제품 생산 회사, 선재 제품 생산 회사 및 형강 같은 건설용 철강재를 생산 중인 주력 자회사들에 대한 매각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는 풍문이 시장에 돌고 있는 것이다.

향후 국내외 철강경기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 철강업계는 우선 단기적으로 각 사들이 불황 장기화에 대비한 비상 경영체제를 구축하여 최대한 원가를 절감하고 차별화된 제품 생산을 강화하며 틈새 수출시장을 새로 발굴하는 등 생존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개별 철강 회사 간의 M&A 차원을 넘어서서 중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보다 큰 틀의 비전을 마련함으로써 향후 국내 철강산업이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 하에 ‘국내 철강산업 구조개편 방안’을 추진하는 것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