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금감원 조사 착수 입장문 발표…“공개매수 종료 후 유상증자 검토”
고려아연, 실사기간 ‘오기’…부채조달 실사 결과를 활용한 것
금감원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위법 여부를 집중 조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고려아연이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공개매수 종료 이후 검토됐으며, 14일부터 진행된 실사는 당초 유상증자가 아닌 부채조달 실사라는 설명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30일 2조5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자금 활용처는 시설자금(1351억 원), 채무상환자금(2조3000억 원),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658억 원)으로 구성됐다.
금감원은 고려아연 및 유상증자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을 대상으로 위법 검토에 돌입했다. 공개매수 신고 당시 재무구조상 중대한 변화가 없다고 표기했으나, 공개매수 기간 중 유상증자를 위한 기업실사를 진행했다는 점이 주요 쟁점이다.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신고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기업 실사는 지난달 14일부터 진행됐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2일부터 23일까지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한 바 있어 기간이 일부 겹친다.
또 금감원은 이번 유상증자 총 모집액의 90%를 웃도는 2조3000억 원이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표기돼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사전에 유상증자를 통한 차입금 상황 계획을 미리 세워놓고, 공개매수 신고서에 관련 내용을 표기하지 않은 것은 허위기재 및 중요사실 누락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기간 유상증자를 추진한 경위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살펴보고, 부정한 수단 또는 위계를 사용하는 부정거래 등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해당 회사와 관련 증권사에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고려아연 측은 1일 입장문을 발표했다.
회사 측은 먼저 유상증자를 진행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연달아 이어진 공개매수로 유통물량이 메말라 시장 불안정성이 심화됐고, 거래량 감소로 인한 상장폐지 가능성이 가중되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이와 더불어 MSCI (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Index)지수 편출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긴급하게 유상증자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가장 쟁점이었던 실사기간에 대해서는 ‘오기’라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실사보고서에 14일부터로 기재된 것은 자사주 공개매수에 따른 차입금 처리 관련 저금리 부채조달을 위해 증권사와 회사채/CP 등 부채조달 방안을 검토한 것이 잘못 표기된 것”이라며 “당사는 상장법인으로, 부채조달 실사 결과를 유상증자 실사에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증권사가 기존 실사결과를 증자에도 활용하면서 14일부터 유상증자 실사를 한 것으로 신고서에 착오 기재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관계를 당국과 시장에 정확하고 성실하게 소명해 논란을 해소할 계획”이라며 “이번 일반공모 유상증자는 시중 고려아연 주식 유통 물량을 늘리고, 이를 통해 건강하고 다양한 주주 구성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