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號' 미래기술 스타트업에서 찾는다…포스코와 협업하는 첨단기업은?
무한 경쟁 시대 속 제품 차별화, 생산 효율화 '돌파구' 포스코, 국내 벤처·스타트업 육성해 세계적 기술 확보 IMP 출범 이후 1만개 기업 참가…167개사 인큐베이팅 3년차 체인지업그라운드, 올해 상반기 기업가치 1.6兆 KNR시스템, 테솔로와 산업용 로봇 개발…자동화 역점 슈퍼브 AI, 하이리움산업과 머신러닝, 수소 분야 협업
최근 글로벌 공급 과잉에 따라 철강산업이 '무한 경쟁' 시대에 돌입했다. 국내외 철강사들은 생존을 위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중국 등 저비용 대량 생산 국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고부가, 친환경 제품 개발 등 차별화와 생산 효율화는 필수 요건으로 꼽힌다.
포스코는 장인화 회장 체제가 출범한 직후인 올해 4월 ▲철강 경쟁력 재건 ▲이차전지소재 혁신기술 선점 ▲신사업 발굴체계 다양화 등 7대 미래 혁신 과제를 발표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7월 취임 100일 기념 타운홀미팅에서 "경쟁력이란 기술 개발과 조업 고도화를 통해 효율화하는 것"이라며 "디지털 전환(DX) 등 제품을 저렴하고 정확하게 만들 수 있는 능력, 이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철강산업의 미래"라고 밝혔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포스코는 스타트업 기업을 육성함으로써 협업과 사업 기회를 찾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포스코는 2011년 국내 최초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아이디어 마켓 플레이스(IMP)'를 도입했다. 유망 스타트업 성장을 지원하고 그룹 미래 신사업을 발굴한다는 게 목적이었다.
IMP를 처음 개최한 이후 현재까지 1만 개 이상 스타트업이 공모에 참가했으며, 이중 167개 기업을 선발해 366억 원을 투자했다. 올해는 일반 공모, 대학기술지주 추천을 통해 선발된 14개 스타트업에 50억 원을 투자하고, 성장 단계별 인큐베이팅을 제공할 계획이다.
2021년 약 830억 원을 투자해 설립한 벤처 인큐베이팅 공간, 체인지업그라운드 포항 역시 국내 창업 생태계를 선도하는 기술의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개관 3년차를 맞이한 체인지업그라운드 포항에는 현재 100개사가 입주 중이며, 1100여명의 인재가 근무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의 가치는 상반기 기준 1조5943억 원에 달한다.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2024 지속가능 소재 포럼'에서도 국내 벤처, 스타트업 기업들은 참석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각 기업들은 인공지능(AI)으로부터 로봇, 수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 기업은 포스코와 협업을 통해 실전 경험을 쌓는 한편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기업들을 찾아 핵심 사업을 살펴봤다.
케이엔알시스템(KNR시스템)
케이엔알(KNR)시스템은 김명한 대표가 2000년 경기 화성시에서 창업했다. 과거 한국자동차연구원 위촉연구원으로 근무하던 김 대표는 외산 장비의 성능을 체험하고, 그 차이를 분석해 보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국산 시험 장비 공급'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후 구조설계, 로봇 제어 등 하드웨어 연구개발을 통해 원천 기술 확보에 중점을 두면서 2004년 중소기업청 기술혁신 중소기업(INNO-Biz), 2011년 경기도 e-프론티어기업, 2014년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융합 선도기업 및 수출 유망 중소기업 인증 등을 다수 획득했다.
KNR시스템은 현재 국내 최고 수준의 유압 및 전동시스템 구축 기술을 보유한 회사로 성장했으며, 국내외 대기업들과 여러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의 경우 철강, 에너지, 건축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고중량물을 다루는 경우가 많아 2010년부터 사람을 대신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을 함께 개발 중이다.
대표적 사례는 ▲유동로 가스 덕트 청소시스템(Gas Duct 내 고온 환원철 제거 로봇시스템) ▲유동로 분산판 청소 로봇시스템 ▲ 유압식 수중 슬러지 청소 로봇시스템 등이다.
이중 유동로 분산판 청소 로봇시스템의 경우 제철소 환원로 내 650도 고온 환원철을 이송 혹은 배출하면서 바닥면 노즐 사이에 고착된 잔여물도 제거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올 상반기에는 포스코 기술연구원과 철강 작업용 원격 제어 유압 로봇 시험평가에 돌입했고,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과 자율주행, 원격조작 기술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산업현장 내 로봇화 확장, 유압 동력의 정밀제어 니즈 증가 등이 유압 컴포넌트 시장의 전반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프로젝트성 로봇 제작에서 한층 진화해 다양한 산업에 적용 가능한 표준 로봇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솔로(TESOLLO)
테솔로(TESOLLO)는 2019년 설립된 로봇 개발 전문기업이다. '테크놀로지(Technology)'와 '솔(Sole)'의 합성어로, 유일한 기술로 산업 혁신을 꿈꾼다는 의미를 담았다.
핵심 제품은 산업용 자동화 설비에 적용 가능한 그리퍼(Gripper), 핸드(Hand) 등이다. 최근 산업 현장의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작업공정 자동화'에 집중한다는 취지다.
이번 지속가능 소재 포럼에서 선보인 제품은 인간 모방형 로봇 핸드 'DG-5F'로, 손가락 다섯 개와 관절 20개 마디를 구성해 정교한 작업을 수행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손길이 약 20㎝로 성인 남성의 손과 유사한 모습을 지닌 ‘DG-5F’는 내구성과 유지보수성은 물론 최대 13㎏까지 파지할 수 있는 기능성을 통해 경쟁력을 구비했다.
또 인공지능(AI) 영상 분석 및 제어 기술을 토대로 크고 작은 부품들을 식별한 뒤 상자, 팔레트 등에 운반, 적재하고 패키징 작업까지 실시할 수 있다.
테솔로는 올 3분기 중국, 미국 등에서 연구기관과 전자 부품업체에 제품을 공급했다. 최근에는 현지 대형 유통사와 협업을 논의하며 'K-로봇 그리퍼' 전문기업 입지를 다지고 있다.
김영진 테솔로 대표는 "올해 첫 공개한 DG-5F는 내년 상반기부터 판매할 예정이지만, 이미 연구기관은 물론 제조, 물류업계 고객사로부터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슈퍼브에이아이(Superb AI)
슈퍼브에이아이(Superb AI)는 2018년 설립 이후 현재 머신러닝 데이터 플랫폼 '슈퍼브 플랫폼(Superb Flatform)'을 운영 중인 글로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이다.
특히 설립 한 달 만에 관련 특허를 출원하고, 5개월 만에 실제 제품을 출시해 B2B 고객을 유치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꾸준한 성장과 미래 가치를 인정받아 올해 9월 135억 원 규모 시리즈C 투자 등 누적 490억 원 투자금액 유치에 성공했다.
슈퍼브에이아이는 현재 삼성, LG, 카카오, SK 등 국내외 기술 기업들에게 관련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미국 캘리포니아와 일본 도쿄에서 현지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철강산업을 포함한 제조업, 건설업 등 산업재해 발생 위험이 높은 분야에 인공지능(AI) 도입을 확대하기 위해 영상·보안 AI 데모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해당 모델은 기획 촬영한 데이터를 토대로 1차 AI 모델을 개발한 뒤 현장에서 학습용 데이터와 취약점 데이터를 수집, 학습과 성능 진단을 반복하며 성능을 고도화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단기간 내에 AI 모델을 개발하고, 문제점을 빠르게 수정 보완하며 분석 정밀도를 99.9%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아울러 올해 7월에는 슈퍼브 플랫폼에 생성형 AI를 접목해 합성 데이터를 생성, 실제 환경에서 얻기 어려운 취약점 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는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 또는 공정에 ▲불량(변형) ▲파손 ▲오염 등 각종 이미지를 결합해 학습용 데이터로 활용함으로써 리스크에 사전 대비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하이리움산업(HYLIUM INDUSTRIES)
하이리움산업은 2014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창업한 벤처로 액화수소 드론, 탱크, 충전소 등 폭넓은 제품을 개발하는 수소 전문기업이다.
하이리움산업은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국내외 50여개 특허를 보유 중이며, 지난해 9월 신사옥과 평택공장을 준공하면서 수소 사업화에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오산공장에서는 액화수소 드론을, 신규 평택공장에서는 액화수소 운반용 탱크트레일러 등을 생산하고 있다. 액화수소 드론의 경우 기존 배터리 드론의 짧은 가동시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초경량 액화수소탱크와 연료전지 기술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최대 6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한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구현했다.
액화수소 충전소 등 저장 및 운송 부문에서도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하이리움산업은 작년 9월 제주 조천읍에 국내 최초 그린수소 충전소를 구축했다. 여기에 올해 환경부 공모사업에서 제주 수소충전소 2곳이 추가 선정되는 등 저변을 확대 중이다.
또 올 상반기에는 미국 차트社와 인천 서구 소재 액화수소 플랜트에 액화수소 운반용 탱크로리를 공급했다. 이중 탱크로리는 차트가 제작했지만, 특장차 부분은 국내 극초저온기술을 보유한 하이리움산업이 담당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회사 관계자는 "정부가 2030년까지 수소 자동차 3만 대 보급, 액화수소 충전소 70개소 구축 등 구체적 목표를 밝히면서 수소 사업 역시 높은 성장세가 기대된다"며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등 사업 영역을 지속 확대하는 한편 해외 시장에도 운신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