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규의 고철 이야기] 철스크랩 업계 발전을 위한 제언

2024-09-26     박봉규
박봉규

건설업의 장기 침체 영향으로 철근, 형강 등 건설용 철강재를 주로 생산하는 전기로 제강업의 가동률 하락에 따라 철스크랩 업계도 가격 하락 및 판매량 감소 등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철스크랩 산업은 철강산업의 2050 탄소중립 정책 실행에 매우 중요한 원자재를 공급하고 있는데, 그 역할의 중요성에 비해 산업 생태계 및 유통구조는 매우 취약하며, 업계의 수익률은 평균적으로 1% 내외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철스크랩 업계의 발전을 이루어 나갈 방안은 없을까?

업계 자발적으로 ‘협회’를 중심으로 서로 소통과 협력을 통하여 자생력을 키우고 대형화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1990년 철스크랩 가격이 6,000엔(H2 톤당)을 밑도는 최악의 불황기를 맞아 간토(關東) 지역에서 발생하는 철스크랩이 지역 내에서 소비되지 않고 가격이 하락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관동철원협의회’를 결성하여 철스크랩의 수급 갭을 조절하기 위한 철스크랩 수출 업무를 이행했다. 이후 업계 전체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 건전한 발전을 위하여 더 강한 새로운 조직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2001년 10월 ‘관동철원협동조합’을 발족(67사 참여)시켜 월 1회 공동 입찰(낙찰 수량 월 2만톤 정도) 및 수출을 개시하였고 11월에는 경제산업성의 인가를 받았다. 2015년에는 조합원 수가 80개사로 확대되는 등 일본 철스크랩 수출기업 단체로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2001년 10월 제1회 수출 입찰에서 10,000톤, 8,040엔(H2 톤당)을 실시한 후 가격은 점차 상승하여 2008년 연평균 낙찰 가격은 4만7,755엔(H2 톤당)을 기록하기도 하여 간토 지역 철스크랩 업계의 경쟁력 회복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어 간사이(關西) 지역에서도 ‘관서철원협회’를 조직하였으며, 최근에는 일본 추부(中部) 지역의 철스크랩 공동 비축 및 입찰을 위하여 42개 회원사가 참여하는 ‘중부철원협의회’가 출범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10월부터 월 1회 공동 입찰을 진행하며 수량은 1,500~3,000톤 정도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 2018년 1월에 일본 철스크랩 업계를 중심으로 발족한 ‘SD파트너지원협회’는 대규모 자연재해에 대비하여 협회 내에 <재해지원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회원사의 빠른 복구를 지원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함으로써 대규모 재해 시 복구 지원을 실행하기 위하여 설립되었다. 2023년 10월 현재 정회원으로 금속 리사이클링을 주 사업으로 하며 산업폐기물 처리 허가를 받은 공장을 보유한 업체 48개사와 찬조회원으로 건물 해체, 산업폐기물 처리, 물류 및 연료, 에너지, 식품 관련 기업, 은행 등 28개사가 활동 중이다. 철스크랩 업계의 건전한 발전과 환경 보전, 대규모 재해 시의 복구 지원, 환경 기술 지원 및 지식 향상 등 SD(Sustainable Development, 지속가능발전) 촉진 활동을 하고 있다.

일본 철스크랩 업계가 협회나 단체를 중심으로 결집하여 단순히 철스크랩 시장 상황뿐만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로까지 사업적 시각을 넓히고 있는 점을 참조하여, 우리나라 철스크랩 업계도 단기적인 수익성 확보를 넘어 좀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사회 발전에도 공헌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한편, 미국의 심스메탈(Sims Metal)은 전 세계에 200개 이상의 철스크랩 재활용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재활용 금속을 수거 및 처리해 온 Radius Recycling(구, 슈니츠)은 100여개의 사업장에서 54개의 재활용 시설을 운영하는 등 미국의 양대 업체가 세계 철스크랩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우리 철스크랩 업계도 수익성과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도록 대형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철스크랩을 수요사인 전기로 제강사에 직접 공급하는 ‘구좌업체’는 200여개 남짓으로 알려져 있는데, 선두권의 대형 공급사라도 2~3개의 사업장을 운영하며 국내 구입량의 3% 내외를 공급하고 있어 상위 업체들의 시장점유율, 즉 시장집중도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산업연구원의 국내 철스크랩 장기 수급 전망에 따르면, 2030년 철스크랩 수요는 3,275만2천톤에 국내 공급은 2,907만9천톤에 불과하여 부족한 367만3천톤은 수입으로 충당하여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최대 수입 상대국인 일본도 2030년 이후에는 철스크랩의 수출 여력이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공급 부분에서는 노폐스크랩을 1,733만톤으로 전망하는데 이는 10억톤으로 추정되는 철강축적량으로부터 1.7%를 회수해야 하는데 미국 및 일본의 예(1.5% 내외)를 비춰볼 때 쉽지 않은 수준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노폐스크랩의 회수율을 높이고 정제 및 가공, 선별 능력 제고를 위한 공급사의 대형화는 가장 기본적인 필요조건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