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준 칼럼] 플랫폼 중독에서 벗어나자
중독이라면 흡연, 알코올, 도박, 마약을 떠올리는데, 사실 이보다 더 심각한 사회 중독 현상이 있다. 일어나자 바로 보는 스마트폰은 걸으면서, 먹으면서, 차 안에서, 자기 전 침대에서 본다. 하루 내내 붙들고 있다. 왜 이럴까?
스마트폰에서 쏟아지는 각종 콘텐츠가 중독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스탠퍼드대학의 정신의학 교수인 애나 렘키는 그녀의 저서 ‘도파민네이션’에서 중독 대상에 접근하기가 쉬울수록 중독 위험이 커진다고 한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중독 대상에 너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폰 안에 중독성 콘텐츠가 넘쳐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튜브이다. 유튜브는 짧고 자극적인 영상(쇼츠)을 노출해 더 많이 보게 한다. 알고리즘으로 점점 더 개인에 맞춘 콘텐츠를 연결해 떠나지 못하게 한다. 자주 보고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야 광고 수익이 올라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는 패스트푸드 업체의 중독 유발 전략과 비슷하다. 인간의 뇌는 달고, 짠, 단짠를 좋아한다. 설탕이 뇌를 자극하는 시간은 1초도 걸리지 않는다. 여기에 지방과 탄수화물이 풍부하면 행복 호르몬인 도파민을 분비한다. 각 브랜드의 독특한 소스는 맛에 대한 기억을 강화하고, 다른 곳에서 느끼지 못하는 특별함을 준다. 그래서 자주 찾게 한다.
SNS 플랫폼이 같은 중독 현상을 일으킨다. 페이스북 등 SNS는 좋아요, 댓글, 알림 설정 등으로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머무르게 한다. SNS는 일종의 심리적 집착 현상을 만든다. 소셜커머스 플랫폼은 쿠팡의 로켓 배송과 같이 빠른 배송에 익숙해지면 멤버십이 월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올라가도 탈퇴하지 못한다.
플랫폼은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각 개인의 성향에 맞춘 정보를 제공한다. 이용자들은 같은 플랫폼을 이용해도 서로 다른 정보를 본다. 이렇게 제공되는 정보를 계속 접하다 보면 자신에 맞지 않는 정보를 점점 더 멀리하고, 자신만의 이념과 문화 속에서 살게 된다.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가짜 뉴스라고 해도 이 사실을 믿지 않는다. 본인이 보고 싶고, 믿고 싶은 것만 받아들인다. 일종의 확증 편향이다. 나아가 이를 적극적으로 퍼뜨린다. 플랫폼은 이용자들의 분노와 흥분이 올라갈수록 광고 수익이 늘어난다. 중독이 일종의 플랫폼 수익 기반이다.
플랫폼은 디지털 기술이 결합한 가장 혁신적인 경제 요소이다. 플랫폼은 자신의 공간에 최대한 많은 사람이 모이도록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여 편의를 제공하고 몰입하도록 한다. 플랫폼은 중독을 조장하고 이용한다.
왜 현대 사회에서 중독이 심해졌을까?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선택과 집중이 어려워지고,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추구하게 되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경쟁이 심화하고, 불안과 스트레스가 증가하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중독적인 행위를 찾는다.
개인주의가 강화되면서 사람들은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끼기 쉽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나 게임 등에 의존한다.
중독은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직장생활의 어려움, 대인관계 문제, 건강 악화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중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 중독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변화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고, 자연과의 접촉을 늘리는 등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하다. 게임이나 SNS 대신 책을 읽거나, 운동하거나, 건강한 취미 활동을 통해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 빠르고 편안함 대신 슬로우 라이프를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