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관비전을 보다⑦] 범우 오너家 2세, 지역별 거점 시너지 극대화
범우-영스틸-교보스틸 3사체제 안정화…지역별 거점 구축 광양서 新성장동력…구조관·C형강 공장 내년 상반기 준공 영스틸, 250x150까지 생산…2030년 매출 1000억 원 목표 구조관, C형강, 데크 플레이트 3각편대 가동…구조관 역점 불황서 기존 실적 목표 및 생산, 판매 축소 대응…‘버티기’
범우를 필두로 영스틸과 교보스틸이 시너지 극대화에 나섰다. 각 기업별 지역거점화를 통해 판매 대응력을 끌어올리고, 운송계열사(범우화물)를 통해 소량 주문도 즉시 배송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또 광양 부지에 새로운 구조관 공장을 올해 하반기 중 착공할 계획을 세우면서 ‘위기에 투자하라’는 격언 실천에도 나섰다. 향후 핵심제품인 구조관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겠다는 각오다.
본지는 김정봉 범우 대표와 인터뷰를 통해 향후 오너일가 3사 체제로의 성공적인 변모과정과 현재 주요 생산제품인 구조관, C형강, 데크 플레이트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김정봉 대표는 슬하의 1남1녀를 사업 파트너로 성장시켰다. 현재 장녀인 김미영씨는 영스틸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장남인 김미성씨는 교보스틸 대표와 범우 이사직를 겸하고 있다. 지난 2008년 각각 범우 구매부와 범우화물에 입사해 바닥부터 철강사업 전반에 대한 능력을 갈고 닦았다.
범우는 지난 1995년 광주에서 출범한 뒤 잇달아 당진, 광양, 익산공장을 준공했다. 이후 당진공장과 익산공장은 예산공장으로 편입돼 영스틸의 토대가 됐고, 광양공장은 교보스틸이라는 옷을 입었다. 광주공장은 범우 본사기능을 수행하며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3개사는 합산 기준 지난해 매출 855억 원과 영업이익 19억 원을 기록했다. 수익성 지표인 이익률은 2.2%를 보였다. 지난해 구조관 선두기업들이 1% 내외의 이익률을 기록하고, 대다수의 기업들은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어 대조된다.
시황 부진에도 최소한의 수익구간을 지킬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다품종 소량생산과 한결 같은 공장 가동(근로시간)이 꼽힌다. 또 지역별 거점 체제와 더불어 3사가 생산한 제품들을 공동 영업하는 전략도 지목된다.
김정봉 범우 대표는 “시장의 호황 여부를 떠나 단 한 번도 생산직 야간 근무를 시행한 적이 없다”며 “일체 야간작업 및 2교대없이 주 5일(평일) 하루 8-10시간 근무를 보장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품종 소량생산을 통해 거래처에서 요구하는 품목을 최대한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교보스틸은 충청남부 및 전라·영남지역을 담당하고, 영스틸은 중부지역을 담당하는 지역거점형 기업을 설립해 3사체제를 성공적으로 구축하면서 수요가들의 요구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영업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전략도 눈에 띈다. 범우에서만 생산하고 있는 데크 플레이트 제품을 교보스틸과 영스틸에서도 영업하는 방식이다. 주문이 들어오면 회사 내 거래를 통해 제품을 수급한다. 효율적인 영업전략을 통해 재고관리 및 대응력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다만, 구조관은 여전히 적자구조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다. 최근 선두기업들의 가격 인상에도 유통업체들은 고민이 깊다. 이번 인상이 비수기에 접어드는 시기와 맞물리고, 앞서 인상이 수차례 실패하면서 사들인 재고분만큼 손실을 떠안았기 때문이다.
이에 김정봉 대표는 “이번 제조사들의 강관 가격 인상은 수익성 확보의 차원이 아니라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라며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제품 가격이 합리적인 수준까지 회복되지 못하면 제조-유통간 시장 질서가 무너지면서 추후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현 시황에서는 기존 구매, 생산, 판매 목표를 고수하면 더 큰 어려움을 부를 것"이라며 "적자판매를 이어가는 것은 시장 자체를 위협하고 부실 위험을 높이는 것이라고 보고, 우리는 재고상황 및 원자재매입을 유동적으로 관리하면서 시장 부진을 견뎌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보스틸과 영스틸은 향후 구조관 분야의 역량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워 주목된다. 김정봉 대표는 3사체제의 핵심제품으로 C형강 대신 구조관을 선택했다. C형강은 축사 등 일부 판넬을 세우는 작업에만 한정적으로 사용돼 수요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 구조관은 시장이 부진해도 최소한의 수요는 있다는 판단 하에 향후 미래를 위한 포석으로 삼게 됐다.
영스틸, 20x20~250x150 전구경 생산
범우는 2002년 구조관 설비를 인수해 당진공장을 준공하면서 구조용 강관 사업에 진입하게 됐다. 당진공장과 익산공장은 영스틸 예산공장의 모태가 됐다.
예산공장은 2020년 10인치 조관 설비까지 더해지면서 250x150 구조관까지 생산할 수 있는 생산기지가 됐다. 현재 조관라인 3기 (2인치, 5인치, 10인치 각1기), C형강 포밍라인 1기를 가지고 있으며 각각 연간 11만6400톤, 1만 톤의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다. 추가적으로 슬리터 라인 1기와 도장 라인 2기도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매출은 315억 원, 영업이익은 7억 원을 기록했다. 이익률은 2.1%로 전년 대비 되려 소폭 상승했다.
김미영 영스틸 대표는 “2030년 연매출 1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토대를 닦은 김정봉 대표님의 뜻을 이어받아 철강업계의 여성리더로서 부드럽고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건자재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을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교보스틸, 新공장으로 생산능력↑
교보스틸은 광양공장을 근거지로 삼았다. 광양공장은 2인치 조관라인 1기로 연간 1만4400톤의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다. 또 슬리터 1기와 도장 설비 1기를 보유하고 있다.
또 광양에 사전 확보한 부지에 연간 2만4000톤 규모의 구조관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착공해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먼저 6인치 조관 설비 1기와 C형강 설비 1기를 놓고, 향후 조관 설비 1기를 추가할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은 211억 원, 영업이익은 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3.4%로 3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김미성 교보스틸 대표는 “광양 신축공장의 성공적인 준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1차 목표인 연간 2만4000톤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정봉 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지난 1995년 10월 설립한 뒤 30년이 흘렀습니다. IMF, 금융위기, 코로나 등 많은 어려움을 겪으셨으리라 생각됩니다. 현재의 기반을 만들기까지 어떤 경험이 있었는지?
현재까지 많은 위기와 변화가 있었지만, 포스코, 현대제철, 그리고 많은 관계자분들께서 도움을 주셔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직과 믿음, 책임, 원칙을 지키며 운영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Q. 올해도 경험하지 못한 어려움과 불확실성이 짙은 상황입니다. 과거와 비교해 진단하신다면? 또 실적을 비롯해 생산과 판매 등에서 변경된 목표가 있다면?
과거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반복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수요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존 구매, 생산, 판매 목표를 고수한다면 더 큰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합니다. 당사는 2023년 상반기부터 위기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구매부터 생산, 판매까지 무리한 방식은 지양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실적하락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단기적인 실적보다는 내실을 다지면서 항상 준비하고 있습니다.
Q. 현재 광주(범우), 광양(교보스틸), 예산(영스틸) 체제로 지역벌 거점을 갖췄습니다. 기업별 설비 현황과 특화된 부분에 대해서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재 생산능력과 실제 생산량(가동률 등)은 어떤지?
범우는 광주광역시 소재로 C형강 포밍라인 2기, 데크플레이트 포밍라인 1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교보스틸은 전라남도 광양시 소재로 슬리터 라인 1기, 2인치 조관라인 1기, 도장라인 1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제3공장 신축을 계획 중입니다. 영스틸은 충청남도 예산군 소재로 슬리터 라인 1기, 조관라인 3기 (2인치, 5인치, 10인치 각1기), C형강 포밍라인 1기, 도장라인 2기를 보유하고 있어 250x150까지의 모든 구조관 제품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생산능력은 24시간 가동 기준으로 책정됐으나, 저희는 정해진 시간(8-10시간)만 생산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지난해 가동률은 35% 내외 정도로 추정됩니다. 자세한 생산능력은 하단에 첨부하겠습니다.
Q. 특히 예산은 당진공장과 익산공장의 설비가 더해지면서 다양한 규격의 구조관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당진과 익산의 설비를 예산으로 옮긴 배경은 무엇인지?
당진공장은 지난 2002년 우연한 기회로 설비(슬리터1기, 조관기3기, C형강1기) 를 인수하게 되면서 구조용 강관 제조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약 14년정도 운영했으나 공장건물의 노후화로 2015년 8월 예산으로 신축 이전했습니다. 익산공장은 2010년 인수(조관기 1기, C형강포밍라인 1기, 도장라인 1기)해 가동하다가 물류비를 비롯한 관리비용 절감 등 경영합리화의 일환으로 2017년 5월 예산공장으로 이설했습니다.
현재 예산공장은 2015년 8월부터 영스틸의 생산기지로 10년째 가동중이며, 2020년 10인치 조관설비를 도입해 20mmx 20mm부터 200mmx 200mm까지 생산할 수 있습니다.
Q. C형강과 데크플레이트 쪽 시황과 전망은 어떤가요? 또 3사 오너일가 경영체제에서 어떤 차별화 전략과 목표를 가지고 계신지?
C형강은 수요 감소로 판매경쟁이 치열한 상황입니다. 데크플레이트의 경우 경쟁은 치열하지 않지만 건설수요 자체가 부족해진 상황으로 판매량이 많이 축소된 상황입니다.
오너 경영체제의 긍정적 측면은 빠른 의사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구매, 생산, 출하, 영업, 자금 등 전반적인 정보를 파악하고 있는 오너가 직접 결정을 내리는 것이 급속도로 변하는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모든 부서의 정보를 아울러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최근 한진, 동아, 하이 등이 가격 인상을 발표했는데 시장 상황은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향후 가격은 어떻게 전망하는지, 가격 조정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계신가요?
이번 인상은 수익성 확보가 아닌 손실을 최소화 하려는 움직임입니다. 다수의 업체들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통업체 대표님들 또한 이런 상황에 많은 공감은 하고 있지만, 수요가 워낙 좋지 않고 비수기에 접어드는 시기라 인상된 가격을 시장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같은 역마진 구조가 지속된다면 제조와 유통간 시장질서가 무너지면서 추후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제품 가격이 합리적 수준까지 회복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Q. 현재 광양에서 추가적인 공장 증설을 계획중인데 결정의 배경과 향후 일정이 궁금합니다. 또 추가적인 사업분야 확장 및 연구·설비 투자 계획도 있는지?
운송수단 발달로 국내 물류시장이 전국 1일 이동권에 속해 있습니다. 자재의 운반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특정공장에서 많은 품목을 생산하게 된다면 물류에 차질이 생길 수 있고, 이는 판매 대응력을 낮출 수 있습니다. 저희는 영스틸에서 중부지역을 맡고, 충청남부 및 전라 영남지역은 교보스틸 광양공장에서 맡도록 하는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광양에 증설하는 구조관공장은 2024년 하반기 착공, 2025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먼저 C형강 포밍라인 1기와 조관라인 1기를 선제적으로 구축한 뒤, 추가적으로 조관라인 1기를 증설할 예정입니다.
Q. 소재 조달 측면에서 어떤 구매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C형강, 데크플레이트, 구조용강관의 경우 경기 흐름에 따라 수요가 결정되기 때문에 유동적으로 매입을 결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재고 또한 판매에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다양한 품목을 구비해 지역 소규모 유통 및 실수요까지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소품종대량생산보다 다품종소량생산을 통해 거래처에서 요구하는 품목을 최대한 다양하게 보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철강업계 많은 기업이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3사의 상황은 어떤가요? 또 최근 직원 처우나 복지에 각별히 신경 쓰시는 부분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요즘 대내외적으로 철강 경기에도 어려움이 따르지만, 인력수급에 특히 어려움이 많습니다. 타회사의 완성된 인재를 고용하기보다는 신규인재를 발굴하고 다양한 현장경험 체험을 통한 교육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Q. 고금리 기조, 실적 하락, 원가 부담등이 경영환경을 옥죄는 분위기입니다. 자금흐름, 채권관리, 고객사 관리 측면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사안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고금리시기에 이자비용 상승으로 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발생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수요산업이 침체된 상황에서 자금운용을 위해 원자재매입과 가동률을 유지시키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저희는 구매 및 재고 운용을 영업상황에 맞게 조절하여 부진한 시기를 견디고 있습니다. 실적 하락을 피하기는 어렵겠지만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해 적자판매를 이어가는 것은 시장 자체를 위협하고, 부실 위험까지 높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재고상황 및 원자재매입을 유동적으로 관리하여 자금흐름에 큰 부담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원자재를 공급하는 업체부터 시작해 생산자와 유통업체 모두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시장 안정성을 높이는 데 목표를 가져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범우를 운영하면서 많은 위기를 겪었습니다. 그 중 같은 상황은 없었습니다. 호황에도 항상 위험은 따릅니다. 능동적인 대처와 함께 누구보다 근면하고, 성실하게 노력하면 이 시기를 이겨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