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욱의 철강, 오늘과 내일] '低價' 수입재 증가와 방어에 대한 생각

2024-04-24     손영욱
손영욱

“중국산 저가 철강재 공습...” 한동안 조금 잠잠해지는가 했던 이슈가 최근에 다시 부각되고 있다. 중국과 일본기업들이 자국의 철강재 공급이 넘치자 국내산 철강재보다 10% 안팎의 저렴한 철강재를 한국으로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과 일본산 철강재 수입량은 각각 873만톤, 560만톤으로 2017년 이후 최대를 기록하였다.

그러나 지난해 저가 수입재에 시달려왔던 국내 철강사들이 국내 시장점유율 방어를 위해 하반기 가격인상을 자제해왔으나 금년 초에 가격인상을 감행하였다. 하지만 수요기업들에서는 품질 면에서 국내산과 중국, 일본산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국내 철강사들이 수익보전을 꾀하다가 반대로 수입철강재의 대량 유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수입재 방어라는 이슈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으나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한 문제는 매우 불투명하다. 필자의 의견을 결론부터 말하면 수입재 방어는 시장수급 논리에 맡기는 순간 그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싼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수요자의 본능적인 욕구를 제조사 입장에서는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품질규격 변경을 통한 엄격한 품질관리를 강화하거나, 불량 수입재 신고제도 등은 수입재를 방어하기 위한 대책은 일시적인 수입억제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은 시간이 지나면 그 효과가 반감될 수 밖에 없어 시간끌기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 수 있을까? 미국과 일본, 중국의 경우를 간단하게 비유한다면 미국은 트럼프 정부때부터 반덤핑 관세부과 등의 강력한 수입규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일본은 전통적으로 정부가 제조기업의 유통지배력을 묵인해주는 모양새이고, 중국은 정부가 나서서 수출입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관여를 하는 모양새이다.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서 자국 산업보호에 각국의 정부가 나서서 앞장서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국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수입재 방어는 단순히 시장 논리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수입재 방어를 위해서 단순히 시장논리에만 맡기게 되면 싼 것을 사고자 하는 수요자의 욕구를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입재 방어를 위해서는 다양한 정책 수립과 규제강화 등의 다각적인 노력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즉, 적절한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과 제조업의 유통지배력 강화, 품질규격 및 인증절차 강화 등 규제 및 관련법의 개정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한데 어우러져야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저가 수입재에 대한 반덤핑 제소를 할 수도 있지만 반덤핑 제소가 이루어지려면 단순히 수입재가 저가라고만 해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저가 수입재로 인해 자국의 유관산업 또는 관련 기업에 산업피해가 발생했다는 인과관계가 증명되어야만 반덤핑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반덤핑 제소로 수입재를 막는 방법도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수출을 많이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의 중국 제재가 지속되는 과정에서 미국은 여전히 한국을 중국산 제품의 우회수출 국가로 지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저가 중국산 수입재 증가가 수요기업 입장에서는 단기적인 이익을 낼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의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모른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기도 하다.

정리하면, 필자가 보는 관점에서 효과적인 수입재 방어는 단순히 시장논리에 맡길 것이 아니라 정부, 국내 제조사, 유통, 수요기업 등의 공동 참여와 노력에 의해서 어우러져야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