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철스크랩 급변기, 수요 '정밀예측'으로 안정성 높여야-임순태 회장

대형 철스크랩 기업 상당수도 적자에 노출 제강사 수익만 고려한 ‘가격통제’ 성장 저해 국내 철근 수요 900만 톤 붕괴 형강도 추락 수요예측 수급계획 ‘납품 안정성’ 보장 필수 자원협회-회원사 간 협력 환경변화 대응해야 정부, 연구개발 투자 관련 금융지원 등 지원

2024-04-11     김종혁

철스크랩은 글로벌 전 국가에 걸쳐 친환경 원료로서 가장 주목을 받는다. 탄소중립 패러다임에서 그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른다. 우리나라는 공급 부족으로 자급률 완성이 당초 예측보다 지연될 것이란 의견이 다수다. 우리나라 사정을 보면 자급률이 거의 90% 수준까지 올라있다. 제강업계의 감산이 강도 높게 일어난 탓이다. 그 배경에는 장기간의 경기침체, 특히 핵심 수요기반인 건설부문의 리스크가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장기적으로 탄소중립 실현 목표에 따른 수요 증가가 예상되지만 단기적으로 침체 국면에서 공급이 되려 남는 형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임순태 한국철강자원협회는 이같은 복잡하고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철스크랩 사업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강업계는 더 정밀한 수요 예측으로 철스크랩 공급사들과 협력과 동반성장을 꾀하고, 수입은 필요시 충당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시장 수급까지 안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철스크랩 재활용률 향상, 수익 측면에서의 가격 안정성, 특히 최근 국내 이슈로 주목받는 슈레더 설비 증설 등 다양한 이슈를 놓고 임순태 회장의 의견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Q> 2018년부터 한국철강자원협회 회장을 맡으셨습니다. 부담이 더욱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러 생각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소감을 말씀하신다면?

A> 2018년 제10대 회장에 취임하여 6년간 협회장직을 수행하였습니다. 협회 정관상 회장은 1차에 한하여 연임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지난 2월 22일 개최된 제34차 정기총회에서 새로운 회장을 선임하여 협회를 새롭게 운영해 나가기를 요청하였습니다. 그러나 회원들의 사전 의견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총회 참석률도 저조하여 새로운 선임을 하지 못하고 이후 임시총회를 통해 제12대 집행부를 구성하기로 하였습니다.

회장 재임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협회를 중심으로 회원들을 잘 결집하여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쉽지 않았습니다. 갈수록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래서 철스크랩 업계를 위해서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협회 집행부가 새로 구성되고, 회원들도 새로운 각오로 협회와의 관계를 가져야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Q> 코로나로부터 일시적인 호황, 현재는 유례없는 침체라는 얘기를 많이 합니다. 현재 업계 경영 환경은 어떤가요?

A> 2023년도 철강재 생산 실적을 보면, 철스크랩 산업의 수요산업인 전기로 제강업에서 대표적인 철근 생산이 950만톤을 약간 밑돌았습니다. 300만톤 이상을 유지하던 H형강 생산은 270만톤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제강사의 국내 철스크랩 우선 구매에 따라 수요는 전년도와 비슷한 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하반기 이후 지속적인 가격 하락으로 업계의 수익성은 매우 악화되어 대부분의 대형 업체가 적자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철강 전문 언론에 따르면 한국의 철스크랩 가격이 최저라는 말도 있던데 제강사의 철근 가격 결정 요인인 철스크랩 가격을 적정한 수준으로 회복시켜 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제강사의 수익성을 지키기 위해 원재료 가격을 통제한다면 철스크랩 업계의 경영 환경은 별로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전기로 제강업계도 어렵다고 합니다. 국내외 철강 경기로 볼 때 올해 한 해를 제강업계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시나요?

임순태

A> 전기로 제강사도 수요산업인 건설업의 침체에 따라 어려운 상황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정부의 건설 경기 부양 정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주택 경기는 부진합니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부실 위험에 따른 건설업은 침체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철근 수요는 900만 톤을 하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제강사들이 철강재 수요를 더 정밀하게 예측하고 그에 따른 원재료 수급 계획을 수립해야 합니다. 철스크랩 업계에 계획에 입각한 구매 및 납품이 가능하도록 하여 사업의 안정성을 높여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대형 제강사들은 국내 스크랩 우선 구매 정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면서 일시적인 부족분은 수입해서 충당하는 전략을 실행하여야 시장의 수급과 구매 및 가격을 안정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동차 가전 조선 등 철강재 다소비 산업의 여건이 변하면서 공장에서 발생하는 고급 철스크랩의 공급량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노폐 스크랩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노폐 스크랩을 얼마나 많이 제대로 회수하는가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는 이유입니다.

일부 제강사에서는 납품 협력사에 노폐 스크랩의 고급화를 위한 경량 슈레딩 플랜트를 설치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결국 한정된 발생량을 얼마나 잘 회수하고 정제하여 품질을 고급화하느냐가 제강사의 구매 정책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입니다.

Q> 전기로 제강 및 철스크랩 업계의 관계는 늘 풀리지 않는 지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양측 모두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했는데, 서로 어떤 역할과 기능을 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A> 제강사와 철스크랩 공급사, 특히 구좌업체를 제강사의 사외 야드 또는 계열사 관계로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강하게 얽혀 있는 납품 관계가 예전에는 안정적인 거래처로서 납품 시기 및 가격 면에서 다소 유리한 면이 있었습니다. 그 때엔 철스크랩 업체가 성장 발전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더라도, 달라진 수급 구조에서는 거래 관행도 달라져야 한다고 봅니다.

제강사가 예전처럼 철스크랩 공급사에 대하여 납품 시기 및 가격 면에서 영향력을 강하게 행사한다면 철스크랩 공급사의 자생력은 더욱 약화될 것입니다. 국내 수요의 1% 수준인 수출이 급속히 증가할 수 있으며, 만일 외국 자본이라도 진입하게 된다면 국내 철스크랩 시장은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힘들게 될 것입니다.

철강 산업 강건화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바와 같이 제강사가 철스크랩 업계와의 동반성장 또는 상생협력 차원에서 과실을 공유하려는 원료 구매 정책의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철스크랩 업계도 품질 고급화 등에 노력하여야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현대제철 협력사를 중심으로 슈레더 설비 증설이 이슈입니다. 슈레더 시장에서 경험을 토대로 여전히 해소해야 할 문제점은 무엇일까요?

A>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고급 스크랩의 부족 현상을 완화하기 위하여 노폐 스크랩의 고급화를 위한 경량 슈레딩 플랜트를 설치하도록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슈레딩 플랜트는 근본적으로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하나는 모재 확보이고, 또 하나는 슈레딩 후에 유가물을 어느 정도 회수할 수 있는지가 화두입니다. 여기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폐기물 처리도 문제입니다.

먼저 모재 확보 측면에서 보면, 원래 슈레딩 플랜트는 폐자동차와 같은 대형 복합물을 기계적으로 분해하는 방법을 연구하다가 광산에서의 쇄석 설비를 응용해서 개발한 것입니다. 주로 폐자동차를 모재로 사용하였습니다.

그러나 국내에서 발생하는 폐차는 연간 80만대 내외인데 그 중 30%가량은 중고차로 수출되고 또 상당량은 철스크랩 업계로 흘러갑니다. 슈레딩 업계로 오는 폐차가 부족하다 보니 설비 가동률이 매우 낮습니다. 다수가 폐업 또는 비가동 상태에 있습니다. 최근 슈레딩 설비를 도입하고 있는데 기존 업계와의 모재 확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유가물 회수 측면에서는 먼저 자력에 의해 철 성분을 회수하고, 비철 등 유가물을 얼마나 선별하는가에 따라 수익성이 영향을 받습니다. 한편으로 슈레딩 후에 발생하는 폐기물을 어떻게 자원화하여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가 또는 폐기물 처리량을 어떻게 최소화하여 비용 부담을 줄이는가에 따라서 수익성이 크게 좌우될 것입니다.

일본 사례처럼 폐기물을 고형 연료화하거나 소각 열을 이용하여 전력을 생산하는 등 추가적인 수익 확보 방안을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Q> 한국철강자원협회에서 그동안 추진한 활동 중에서 의미가 있다고 보는 것은 무엇인가요? 또 탄소중립을 포함, 향후 필수적으로 성과를 거둬야 한다고 보는 활동을 꼽으신다면?

A> 협회에서 업계에 미치는 폐기물 제외 및 제조업 환원 등 큰 틀에서의 규제 개선에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국제적인’ 분류 기준을 벗어나지 못해서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은 협회가 뭐 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철스크랩이 폐기물을 굴레를 완전히 벗지 못했지만 “순환자원”으로 인정받음으로써 폐기물로서의 규제를 받지 않게 된 것은 의미있는 성과라고 판단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2050 탄소중립> 정책 실행과 관련하여 철강산업에서 Co2 배출을 줄이는 가정 경제적인 방법은 철스크랩 사용을 늘리는 것입니다. 중요성은 갈수록 부각되고 있습니다. 협회는 2021년 9월부터 내부에 <탄소중립 TF>를 설치하여 정부 및 제강업계와의 협의를 통해 탄소중립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왔습니다. 현재 협회와 한국철강협회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철자원 상생포럼>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철자원 상생포럼에서는 철스크랩의 AI 검수 시스템 도입을 위하여 사전에 등급 분류 기준(KS D 2101)을 정비하기로 하였습니다. 또 철스크랩 데이터 베이스 구축을 위하여 통계 시스템을 철강통계 시스템인 STEELDATA와 연계하는 방안을 준비 중입니다. 철스크랩 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세제 지원 및 더스트 처리비용을 지원하는 방안 등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철스크랩 업계에서는 수요사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물질 혼입 금지는 물론 품질 고급화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한국철강자원협회가 원활히 작동하려면 어떤 문제들을 풀어야 하나요? 이와 관련 구상 중이거나 추진하고 있는 계획이 있으신가요?

A>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는 우리 업계는 협회를 중심으로 결집하여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업계 종사자는 물론 회원사들도 협회가 하는 일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협회가 제대로 조직을 갖추지 못하고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라서 그러겠지만, 사무국 직원이 단 한 사람으로서 어떤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무국 조직을 강화하고 재정 자립도를 향상시켜야 합니다.

철자원 상생포럼 위원들을 중심으로 제강사 구좌업체들이 책임감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하여 의견을 나눠왔습니다. 협회 회원사에게 차별적인 지원이나 혜택을 정부에 건의하여 참여를 유도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철스크랩 업계를 위해서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협회 집행부가 새로 구성되고, 회원들도 새로운 각오로 협회와의 관계를 구축해야 급변하는 산업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Q> 철스크랩 자급률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가요? 전체적으로 공급과 수요에서 변화가 많은 것 같습니다.

A> 철스크랩 국내 자급률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2023년에는 철스크랩 수요 감소와 제강사들의 국내 스크랩 우선 구매 정책에 따라 자급률은 86%로 이른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수요 감소와 공급이 남을 것이라는 문제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습니다. 기존 고로에서 철스크랩 투입량을 늘리는 것은 물론 휴지했던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열연전기로 재가동,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280만톤. 전기로 신설 등 고급 스크랩의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철강재 다소비 산업의 부진으로 고급 스크랩 발생량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노폐 스크랩의 회수 및 가공 정제 노력에 따라서 수급을 맞춰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U 및 러시아 등 주요국은 철스크랩의 수출 금지 또는 관세 부과 등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하는 등 자원 무기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최대 수입상대국인 일본도 2030년경이면 자국 수요 증가로 수출 여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Q> 국내 철스크랩 수출은 월 평균 3만 톤대로 자리를 잡은 것 같습니다. 수출은 항상 이슈가 되고 있는데, 수출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가요?

A> 우리나라에서 철스크랩 수출은 국내 수요의 약 1~2% 가량으로 추정됩니다. 기본적으로는 국내에서 부족한 자원을 수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러나 가격이나 유통 흐름상 부득이 수출이 일어날 수 있다고 봅니다. 적은 양이나마 수출되지 않도록 제강사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철스크랩 가격이 제일 싸고, 제강사 사정에 의한 입고 제한이 수시로 발생한다면 유통상 입장에서는 매출 실현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수출을 고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EU 및 러시아 등 주요국의 철스크랩애 대하여 자원 무기화 정책을 시행하는 사유를 검토하여 유통상에서 수출을 자제하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Q> 철스크랩은 탄소중립으로 사회적으로도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정부는 성장을 위해 어디에 방점을 둬야 한다고 보시나요? 최근 관심을 두는 정부 정책은 혹시 있으신가요?

A> 정부는 철강산업에서의 탄소중립 정책 실행과 생태계 강건화를 위한 방안으로 철스크랩 산업에 대하여 지원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입장은 예전과 달리 철스크랩 산업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온전히 철스크랩 산업 자체의 발전을 위해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원재료 시장의 성장 발전을 통하여 철강산업의 가치사슬체계를 강건화하자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철스크랩 산업의 건실한 성장을 위해서는 유통 체계 개선, 투자 관련 금융 및 세제 지원 등 그 자체로서 자생력을 갖도록 지원하여야 합니다. 탄소중립 정책 실행과 관련하여서는 AI 검수 시스템 도입, 철스크랩의 품질 고급화, 분류 및 선별에 대한 연구개발을 지원하여 경쟁력을 갖추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철스크랩 업계, 전기로 제강 업계, 정부 등에 하고 싶은 말씀은?

A> 철스크랩이 건전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업계 종사자들이 먼저 우리가 탄소중립 정책 실행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생각으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업을 수행하여야 합니다. 앞에서 얘기 했던 철스크랩의 선별 및 분류를 철저히 하고, 유통 및 가공 체계를 개선하여 품질 향상에 노력하여야 합니다.

수요 제강사는 국내 철스크랩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여 합리적인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철스크랩 산업이 폐자원의 재활용을 높이기 위해 독자적인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