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규의 고철 이야기] 철스크랩 업계의 품질 향상 노력과 '슈레더'

2024-04-08     박봉규
박봉규

철강산업에서 ‘2050 탄소중립’은 실행 가능한 과제일까?

우리나라는 1년에 약 7억톤(Co₂ Eq)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으며, 철강산업은 1억톤 이상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다배출 산업이다. 전문가들은 철강업계에서 가장 확실한 CO₂ 감축 방안으로 철광석(Fe₂O₃)에서 철(Fe)과 산소를 분리하는 환원제로 석탄 대신에 수소를 활용하는 ‘수소환원제철법’에 대한 연구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상용화에는 상당한 시간과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한다.

따라서 현재의 철강 제조기술에서 CO₂ 배출을 대폭적으로 감축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경제적인 방법은 철스크랩 사용량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철스크랩의 재활용률을 높이는 것으로 철스크랩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철스크랩 발생원은 철강재 다소비 산업에서의 제품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공 스크랩(주로 생철 및 선반설 등급)과 철강재로 만들어진 가전 및 생활용품의 폐기, 주택·빌딩 등 철구조물의 철거, 선박 및 기계 해체 등 처분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폐 스크랩(주로 중량, 경량 등급)으로 구분된다.

국내 철스크랩의 공급량의 구성비를 보면 생철과 선반설을 포함한 가공 스크랩이 약 30%, 철스크랩 공급사에서 슈레딩, 길로틴 및 압축 등 가공·정제품을 포함한 노폐 스크랩이 약 70%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국내 철스크랩의 수급 변수는 약 10억톤(2030년 추정량)에 이르는 철강축적량에서 노폐 스크랩의 회수율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세계 주요국들도 ‘2050 탄소중립’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 전기로 신·증설 및 수출세 부과 등 철스크랩 수출 금지 및 제한 조치로 국내 제강사의 수입 상황은 종전보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리나라가 가장 많이 수입하는 일본도 현재 자국 발생량의 20% 정도인 연간 약 600만톤을 수출하고 있으나, 2030년이면 수출 여력이 60만톤대로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해 사실상 수출이 불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내 주요 공급사들이 슈레딩 플랜트를 도입한다는 소식이 많이 들린다. 경북지역의 S사는 상반기 중 가동을 목표로 마무리 공사 중이고 경남지역의 N사도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하며 충남지역의 D사와 경기지역의 D사도 부지를 조성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공급사들도 있다는 소식은 노폐 스크랩의 품질 향상을 위한 투자로서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막대한 자금과 모재 확보 및 폐기물 처리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두렵기도 하다.

각사가 면밀히 검토하고 잘 해결해 나가리라고 기대하지만, 폐차 모재 부족으로 업계 평균 가동률이 50%도 안 되는 기존 슈레딩 업체들을 생각하면 1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는 데에 대하여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2월에 철자원 상생포럼에서 일본 슈레딩 플랜트를 운영 중인 두 회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중 한 회사는 주로 폐차를 슈레딩하는 업체이고 또 한 회사는 경량 스크랩을 슈레딩하여 자원화하는 업체이다.

폐차 전문 슈레딩 회사는 슈레더 설비 5기를 보유하고 ‘제로 에미션에 도전, 물질 재활용을 넘어 열적 재활용으로 전력생산까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폐자동차의 해체 및 분류를 통하여 재활용 가능한 부품은 국내외에 판매하고, 폐차 등을 모재로 파쇄 및 선별하여 철·비철·플라스틱 등을 재활용 가능 자원으로 회수한다.

또한 불용 폐자원은 고온 소각을 통하여 발생한 열에너지를 전력으로 변환하여 자체 소비 및 외부 판매하여 원가 절감 및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었다. 특히 폐플라스틱으로부터 회수 및 가공한 팰릿 등을 활용하여 기념품 등을 제작하는 등 자사에 들어온 산업폐기물은 철·비철스크랩, 플라스틱 팰릿, 전력 생산 및 자체 매립까지 실행함으로써 환경 오염이 유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재활용되고 있었다.

또 다른 회사는 지방자치단체가 유상 위탁하는 폐기물과 경량 스크랩을 여러 차례의 선별과정을 거쳐 철·비철·플라스틱 등 유가물을 최대한 회수하고, 불용 폐자원은 외부에서 구입한 가연성 물질과 혼합하여 열량 8,000Kcal 이상의 고형 연료화하여 인근 철강 공장 등에 판매하고 있었다.

일본 사례를 벤치마킹하면서 우리나라 슈레더 업계와 가장 큰 차이점은 “슈레딩 가공용 모재 조달과 슈레딩 이후에 발생하는 폐기물을 얼마나 더 유가 자원으로 회수하여 폐기물을 줄이는가”라고 생각된다.

‘2050 탄소중립’ 정책 실행과 관련하여 철강업계에서 철스크랩 사용량을 최대한 확대하여야 하는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슈레딩 플랜트 운영자의 철저한 선별을 통한 재자원화율 향상 및 유가물을 최대한 회수할 수 있도록 국가 및 지방자치 단체의 지원 등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