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엄정근 강관협의회 회장 "글로벌 경쟁력 필수"…고부가제품 생산효율 향상이 '답'

표준시방서 등 건설 부문서 제도적 개선 지속 진행 세미나 및 간담회 개최로 기술발전 및 업계화합 시도 자동차·건설 강관 수요 감소...새로운 수요 발굴 필요 해외업체 대비 규모적 열세인 국내 업체서 협력 필수

2023-08-16     김도형

협력과 상생의 기틀을 닦다

◆ 엄정근 회장은

-1951년생(만72세)
-광운대 전자공학과
-1989. 01~현재 서울강서경찰서 행정발전위원회 고문
-2001. 04 한일철강㈜ 전무이사
-2003. 01~현재 ㈜하이스틸 대표이사
-2003. 01~현재 강서통합방위협의회 위원
-2010. 01~현재 법무부 법사랑위원회 위원
-2013. 12~현재 한일철강㈜ 부회장
-2014. 01 한국철강협회 강관협의회 제7대 회장
-2022. 01~현재 한국철강협회 강관협의회 제14대 회장

강관협의회는 시장 수요 확대와 신제품 개발을 위한 제반 활동을 전개하고, 관련 제도와 관행을 합리적으로 개선해 강관업계의 경쟁력 향상과 발전에 기여하고자 지난 2005년 3월에 발족했다. 국내외 시장 정보 수집·분석과 해외단체 및 업계와의 교류 협력 활동에도 힘쓰고 있으며, 하이스틸·세아제강·현대제철 등 15개 주요 강관업체가 회원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이스틸 대표이사인 엄정근 협의회 회장은 지난 2014년에 7대 회장으로 첫 회장직을 수행한 데 이어 작년 14대 회장으로 재선임 됐다. 특히 강관설비 메이커 대상으로 기술세미나를 개최하거나 한국강구조학회와 수요 확대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국내 강관업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 중이다. 두 번째 선임 당시 강관업계의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탄소중립 및 친환경 에너지 산업에서 신수요 발굴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저가수입재 공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철강업계 전반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강관의 가장 큰 수요처인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및 수소차 등 친환경 에너지차량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강관수요가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건축 시장도 극심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착공 면적은 약 3592만㎡로 전년 동기 대비 38.5% 감소했다.

갈수록 수축 국면인 내수에 더불어 저가수입재 다량 유입으로 시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엄 회장은 강관업계가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고 상호 협력해 철강산업계에 닥친 문제들을 해결해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형업체가 중소업체의 영역을 빼앗는 행위는 옳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협의회는 꾸준히 신수요처를 개발하고 다양한 세미나와 간담회, 기술학회 등을 개최해 서로 화합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노력 중이다.

또 탄소중립 확대로 부각되고 있는 수소 시장이나 극한지 환경에서의 자원(오일·가스) 채굴에 대응하기 위한 시장조사도 추진 중이다. 건설 산업에서는 강관버팀보 설계기준 및 표준 시방서를 개정하고 고강도 강관 설계 기준 마련 등 제도적 개선 부문도 시도하고 있다.

엄 회장은 회원들의 애로사항 해결에도 힘쓰고 있다. 현장과 사무실을 가리지 않고 회원사들을 직접 방문해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 저가수입재에 대응해 국내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올리기 위해서는 포스코나 현대제철 등 국내 대형 고로사에서 더 빠른 가격적 대응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반기 강관 수출은 해외 플랜트 수주 실적이 폭증해 양호한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발표한 ‘2023 상반기 해외 플랜트 수주실적’에서 중동 지역 건설 수주 실적이 70억2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552.3%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8년간 중동 지역 상반기 수주 실적 중 최대치다. 강관을 많이 사용하는 석유화학 플랜트 및 오일·가스 부문과 LNG 시설 관련 플랜트 수주 실적 비율이 높아 주목된다.

엄정근 강관협의회 회장을 만나 강관업계에 현황과 발전 방향에 대해 얘기를 들어봤다. 

Q. 회장님은 두번째 강관협의회장을 역임하고 계십니다. 그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과 역점을 두었던 부분은 무엇이며, 어떤 성과가 있었습니까?

저는 1979년 철강업계에 입문해 45년 동안 강관 외길을 걷고 있습니다. 강관협의회장은 2014년과 2022년 두 번 선임됐습니다. 회장 임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전국의 모든 강관협의회 회원사를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던 것입니다. 모든 회원사가 참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협회 이사회 내에서는 형식적인 내용만 오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현장의 진솔한 목소리를 들으면서 업계 현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강관업계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화합하는데 역점을 두고,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Q. 팬데믹 이후 ‘뉴노멀’의 대두, 미‧중 패권경쟁,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경영환경의 많은 변화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가장 주목해야 하고 준비가 필요한 변화들은 어떤 것들이고 대응전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가장 주목할 부분은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가격 변동과 수급 불안정입니다. 대외환경 변화의 속도와 폭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대외환경을 지속 모니터링하면서 유연하게 대응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원료 부문 가격 변동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원료 가격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생산 시기와 원료 투입 시기를 최대한 단축해 재고에 따른 부담을 축소하는 방법과 환율 변동에 따른 환율헷지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강관업계 전체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효율을 높이는 등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제품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강관업계가 오랫동안 수요 감소와 저가 수입재 공세, 수입규제, 원자재 문제, 마진 감소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또 국내 강관 수급 환경, 원가 구조 측면에서 향후 예측되는 부분이 있다면?

강관업계의 어려움은 근본적으로 강관업계의 무분별한 경쟁과 공급과잉 지속으로 생겨났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업계 자체적인 자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보호무역주의와 저가수입재 확산도 더해지면서 업계는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에 기술 개발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수요가에게 맞춤형 제품, 즉 신수요 창출을 지속 시도해야 한다고 봅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철강 수급은 내수·생산은 정체된 반면, 수입은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강관도 마찬가지입니다. 내수·생산은 4.2%, 0.9% 각각 감소했고, 수입은 6.9% 증가했습니다. 하반기에는 작년 침수 피해로 불안정했던 공급이 정상화되면서 여건이 개선될 전망이지만 강관업계 내수는 여전히 감소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특히 구조용 강관 업계에서 철강 가격 하락 및 내수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수요사업인 건설 침체로 가격 경쟁이 심화되면서 강관 가격이 많이 하락했고, 수익성도 악화됐습니다. 여러 소규모 강관업체들은 버티지 못하고 도산하고 있습니다. 하반기 건설경기 회복 여부를 지켜봐야 하지만 아직 회복 징후는 없는 상황입니다.

Q. 수요 확대를 위해서는 강관 메이커뿐만 아니라 소재 업체, 더 나아가 학계와 정부 부처의 협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익성 개선이나 수요 창출을 위한 협의회 차원의 노력은 무엇인가요?

강관협의회에서는 강관 수요 확대를 위한 신수요 시장 발굴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으로 부각되고 있는 수소 시장이나 극한지 환경에서의 자원(오일·가스) 채굴에 대응하기 위한 시장조사도 추진중입니다. 또 건설 산업에서는 강관버팀보 설계기준 및 표준 시방서를 개정하고 고강도 강관 설계 기준 마련 등 제도적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에는 이런 신수요 발굴 및 해외사례를 벤치마킹 하기 위해 한국강구조학회와 강관사들을 모아 간담회를 개최해 수요개발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반응이 좋아 향후 간담회를 정례화 해 강관수요 확대 방안의 장으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Q.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철강재 대미 수출문제(쿼터제)가 해결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쿼터제 문제는 국가 간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문제인 만큼 향후 예측이 어렵습니다. 쿼터제가 과거 국내 강관사들의 무분별한 수출을 억제하는 선순환도 있었으나, 명백한 수출장벽이자 제한인 만큼 조속히 정상화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협회를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철강 쿼터제를 운영해 수출 애로사항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Q. 철강 생태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특히 수요산업과의 신뢰와 협력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강관산업은 소재산업으로서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수요산업인 자동차와 건설 등 수요업계와 공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합니다. 특히 수요업계의 설계 단계부터 우수하고 신뢰도 높은 강관정보를 제공해 국내 강관 비율을 늘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협의회에서는 높은 신뢰도를 가진 강관 연구자료와 기술개발 정보를 설계 단계에서 제공하기 위해 한국강구조학회, 금속재료연구조합과 포스코기술연구소 등 학계 및 정부기관 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뢰성 있는 자료를 제공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설계단계 반영을 통한 신수요를 창출하고, 건강한 철강 생태계를 구축하는 선순환을 이끌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금년 하반기 더 나아가 내년도 강관협의회의 중점 사항은 무엇입니까?

강관협의회는 올해 하반기 수소, 하이퍼루프, 에너지용·건설용 강관 시장을 조사하는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조사 결과에 따라 미래 먹거리인 신수요 창출을 위해 관련업계와 협력할 예정입니다. 또 지속적으로 강관산업발전세미나를 개최해 강관업계 현안을 공론화하고, 매년 소재사와 강관사를 초청해 진행했던 상생 기술교육을 올해는 종합상사를 추가해 강관사와 종합상사 간 유대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지금 국내 철강업계는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ESG경영의 기준이 더욱 심화되면서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확실성 속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철강업계도 스마트화를 통한 생산체계를 구축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앞으로는 무한 경쟁시대가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국내 강관업계가 더 높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가격이나 양이 아닌 제품의 품질과 가치로 경쟁하는 시장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협의회 차원에서 꾸준히 노력을 이어갈 것입니다.

한국철강협회 강관협의회

현재 강관협의회에는 총 15개 회원사가 있다. 이 중 이사회는 하이스틸, 세아제강, 현대제철, 휴스틸, 동양철관, 금강공업, 현대RB, 한국주철관공업, EEW코리아 등 9개사로 구성되어 있다. 정회원사에는 넥스틸, 아주베스틸, 창원벤딩, SK오션플랜트, 웰텍 등 5개사이며, 특별회원사로 포항금속소재산업진흥원 1개사가 있다. 전문위원회는 에너지강관전문위원회(6개사)와 구조용강관전문위원회(6개사) 2개로 운영하고 있다.

주요사업으로는 ▲국내외 시장 동향 정보 수집 ▲강관 제품 수요 확대 및 신제품 개발을 위한 활동 ▲강관부문 통계정보 교류 ▲규격의 표준화·관련 법규·제도 및 관행의 개선을 위한 활동 ▲유관기관·단체와의 유기적 협조 및 지원 활동 ▲해외단체 및 업계와의 교류 협력 활동 등이다.

한국철강협회는 강관업계 경쟁력 향상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2005년 3월 24일 강관협의회를 발족했다. 당시 세아제강, 현대하이스코, 휴스틸, 미주제강, 금강공업, 동양철관, 동부제강, 한국주철관공업 등 총 8개 강관사가 정회원사로 참여했다. 초대회장에는 이종영 세아제강 사장이 선임됐다.

강관협의회는 ▲강관 제품 수요 확대 및 신제품 개발 활동 ▲원자재 수급 전망 조사 및 원자재 확보 방안 강구 ▲ 강관부문 통계 교류 ▲ 규격의 표준화, 관련 법규 제도 및 관행의 개선활동 ▲ 현안과제에 대한 공동 대응 등 강관업계의 현안문제를 논의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