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철의 철강이야기] '궁즉통'의 자세로 어려움을 극복해야
‘궁즉통’이란 궁하면 통해서, 어떤 것이 없어도 없는 대로 살아나갈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이 말은 금년 상반기 국내 철강산업의 수급 상황에도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한국 철강협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철강재 내수 규모는 2800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에 그쳤다. 반면에 공급 측면에서는 지난해 9월 침수 피해로 인해서 가동에 차질을 빚었던 설비들이 정상 가동되면서 생산량이 3620만톤을 기록하였다. 문제는 수입량의 급증에 있었다. 당초에는 내수 약세에 따라서 철강재 수입량이 소폭 증가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중국의 내수 부족에 따른 수출 확대 전략의 영향을 받아서 중저가 중국산 철강재의 국내 수입이 폭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6.8% 증가) 그 결과로 전체 상반기 수입량은 1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행히 국내 철강업계가 ‘궁즉통’의 자세로 대응한 결과, 글로벌 경기둔화 등 수출 환경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1350만을 수출함으로써 전년 대비 2.8% 증가를 기록하였다는 점이다.
상반기 수출 실적을 간단히 살펴보면, 일본향 수출이 171만톤으로 전년 대비 11.8% 증가하여 미국/중국향 수출량을 크게 상회하면서 1위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특징적인 것은 지진 피해 복구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튀르키에향 수출량이 94만톤으로 전년 대비 56.1% 증가했다는 점이다. (열연강판 98.7%, 중후판 39.4% 증가) 그 밖에도 이탈리아향 수출이 4.9%, 대만향이 39.4%, 인도네시아향이 8.7%, 말레이시아향이 7.5% 증가하였다. 반면에 그동안 주력 수출 시장이었던 베트남, 태국향 수출은 각각 13.7%, 5.0%씩 감소를 기록했다.
이제 우리의 관심은 금년 하반기 국내 철강경기의 향방에 있지만, 여건은 녹녹치 않을 전망이다. 철강재 주력 수요산업인 건설산업의 하반기 경기는 건설수주량이 전년 대비 19.1% 감소하고, 건설투자 규모도 0.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자동차 산업도 세계경기 불확실성의 확대에 따라서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내수가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하고 수출은 전년도 역기저 효과로 인해 2.4% 소폭 감소함에 따라서 생산량이 5.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하반기 국내 철강재 내수 규모는 2630만톤 수준에 머물 것으로 한국철강협회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긍정적이지 못한 하반기 철강경기를 극복하는 길은 상반기에 보여주었던 ‘궁즉통’의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판단된다.
다시 말해서 최대한 수입은 억제하는 반면에 틈새시장에 대한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인데, 특히 수출확대 유지를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당분간 튀르키에 지진 복구용 철강재 수입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수출량 확대를 모색하는 하는 한편, 자칫 통상규제 문제로 비화되지 않도록 하는 대비책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동남아시아 철강시장은 우리의 안방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향후 일정시간이 경과하면 전쟁복구용 철강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우크라이나 철강재 수입 시장에 대한 철저한 시전 조사와 진출 방안을 미리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