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신뢰 자본은 사회 발전의 원동력
“아무도 신뢰하지 않는 자는 누구의 신뢰도 받지 못한다.”- 제롬 블래트너(철학자)
가정이나 국가경영에 있어 가장 중시되는 덕목은 신뢰다. 신뢰는 사회적 자본으로서 경제성장, 생산성, 삶의 만족도 증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간혹 신뢰는 불신을 낳기도 한다. 상대를 믿지 않으면서 상대가 나를 믿기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사람에게 믿음이 없으면 존립하지 못한다는 옛 어른의 말씀 ‘무신불립(無信不立)’은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유발 하라리는 저서 <사피엔스>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구축한 무형의 가치가 문명을 발전시킨 원동력이라 주장한다. 신뢰가 의심받으면 당연히 좋은 관계가 지속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행복이 담을 넘어 도망간다.
우리말로 ‘신임, 믿음’을 의미하는 신뢰(信賴)의 어원은 고대 스칸디나비아의 말 traust(편안함)에서 연유되었다고 한다. 리더들에게 신뢰는 생명과 같다. 위정자(爲政者)의 말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이목지신(移木之信) 사례를 소개한다. 상앙(商鞅)은 전국 시대 진(秦)나라의 명재상이자 천하통일을 이룩하는 데 주춧돌을 놓은 정치가다. 한번은 법을 제정해 놓고도 얼른 시행하지 않고 뜸을 들였다. 효공이 그 까닭을 묻자, 상앙은 이렇게 대답했다.
“법을 세상에 내놓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백성들이 조정을 믿고 잘 따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지 못하여 사람들이 그 법을 우습게 알거나 잘 모르거나 하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어떻게 하면 백성들의 관심을 끌어모을 수 있을까, 그것을 신중히 생각하는 중입니다.” 상앙은 고심하다가 하나의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도성 남문 근처에 커다란 나무를 세우고 이를 옮기는 자에게 10금을 주겠다고 공포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설마 그 일로 돈을 주겠느냐고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다음날에는 상금을 올려서 방을 바꾸어 붙였다. 이 기둥을 북문으로 옮기는 사람한테 오십금(五十金)을 주겠노라. 그러자 상왕을 신뢰한 사람이 나무를 옮겼다. 상앙은 약속대로 그 남자에게 오십금을 내주었다. 그 후에 법령을 내놓자 사람들은 모두 믿고 따랐다.
인간관계의 덕목인 신뢰를 구하는 비결은, 첫째, 용기다. 용기는 믿음에서 출발하며 부여받은 운명이 아니라 선택하고 뭔가를 행하는 것이다. 자기 신뢰를 하지 못하면 그 어떠한 결단도 내릴 수 없다. 스스로를 신뢰하는 순간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깨닫게 된다. 참된 용기란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을 용서하고 믿을 수 없는 것까지 믿게 하는 것이다. 둘째, 절제와 감사의 마음이다. 인간이 절제하지 못하고 방만하게 살면 자신도 사회도 파멸에 이르게 된다. 감사하는 사람은 남을 비난하고 원망하거나 남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셋째, 생명 의지와 에너지다. 사람은 스스로 믿는대로 된다. 미지의 단계로 나아가는 인간관계는 의지와 희망으로 그 어떤 장애물도 극복할 수 있다. 넷째, 두려움을 이기는 자신감이다. 자신감은 상황이 바뀌거나 위험이 다가올 때 이를 막아주는 안전 벨트 역할이다.
신뢰는 한 번에 형성되지 않기에 차근차근 탑을 쌓듯이 해야 한다. 신뢰는 두려움이나 성과를 넘어 존중과 믿음으로 나아간다. 신뢰는 존중과 인정의 밭에서 열매를 맺기 마련이다. 존중은 상대방을 온전하게 한 사람으로 귀중하게 대하며, 인정은 상대방의 성품이나 잠재력, 가치, 기여 등을 알아주고, 성장도록 뒷받침되는 동기부여다.
67년째 대전의 대표 문화이자 향토기업인 성심당 빵집은 조그만 찐빵집에서 시작했다. 초창기에 2~3평 남짓한 가게로 부부가 운영했던 소규모 점포였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창업주의 성실함과 뛰어난 맛으로 성심당에 대한 명성은 금세 대전 전역으로 퍼졌다. 하루도 빠짐없이 빵을 당일에 만들어 팔고 남은 제품은 인근의 불우한 이웃들에게 나누어줬다. 신뢰감과 항상 신선한 제품을 판매한다는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전해주었다.
신뢰의 속도만큼 빠른 것은 없다! 신뢰가 실증하기 어려운 생각, 이론, 도덕적 논리를 넘어서 유무형 최적의 경제자산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