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식의 중국 철강이야기] 철강재 가격은 왜 냉 온탕을 반복하는가?
최근 중국 철강재 선물 및 내수 가격 추이가 냉온탕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몇 달동안 일주일 사이에도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천문학적인 자금방출과 금리인하 정책을 발표했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고 있다.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인 우리 입장에서는 향후 중국 철강재 수급 및 가격이 어떻게 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그렇다면 왜 중국 가격은 등락을 반복하는가? Q&A 형태로 살펴보겠다. [편집자 주]
Q1. 중국 내수가격은 왜 등락을 반복하는가?
A : 한마디로 기대심리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3월 양회를 전후해서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고, 그때마다 가격이 올랐다. 최근에는 지급준비율 인하 소식과 함께 퇴세율 및 수출세 관련 소문이 돌았고,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이 구체적으로 발표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가격을 끌어올렸다. 두 번째는 보상심리 때문이다. 지난 3년간 코로나로 일반 국민은 물론 철강사들도 어려움을 겪었다. 전력대란에 원자재난, 판매부진 등으로 대부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회만 된다면 가격을 올리고 싶어한다. 이러한 생각은 유통이나 메이커나 똑 같다. 메이커 입장에서 보면 기회만 된다면 원가상승을 내세워 가격을 올리려 할 것이다. 그러나 수요가 부진하다보니 인상 발표를 해놓고 다시 할인을 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
Q2. 최근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일부는 중국 철강재 가격이 바닥을 벗어났다고 말한다.
A :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 지금의 가격은 불안하다. 경기부양을 위한 정부의 천문학적인 자금방출과 금리인하 정책으로 당분간 가격이 더 오를 수는 있다. 그러나 오래가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소문과 기대심리에 의한 등락은 계속 반복될 것이다. 적어도 여름휴가가 끝날 때까지는 지금과 같은 패턴이 지속될 것이다. 다만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개인적으로 이번 주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Q3. 중국 정부가 806조원을 풀어 경기부양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철강재 수요증가 및 가격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A : 경기부양 자체는 사실이다. 그런데 내용이 예전과 다르다. 과거 정부(실제적으로는 지방정부)가 주도했던 인프라 사업은 농촌 주택개발, 고속도로 및 철도, 항만건설, 대도시 건설 등 철강 수요가 많은 프로젝트가 주를 이뤘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2022년 기준으로 중국의 전통적인 인프라 건설은 90% 정도가 끝난 상태이며, 도시화율도 63%를 넘었다. 남은 것은 교육이나 교통, 의료의 서비스를 개선하는 등 질적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물론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 대비한 양자물리학 센터 건설, 5G 기지국 건설, 빅데이터 센터 구축 등은 철강소비 증가를 유발하겠지만 과거와 같은 수준은 아니다. 이번 자금은 소비 쿠폰 발행, 야간시장 개방, 개인 소비 대출에 대한 이자 경감 등 주로 소비 진작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눈에 띄는 대목도 있다. ‘다주택 투기 허용’이라는 문구다. 일부 도시는 시범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결론적으로 중국 철강재 소비가 늘어나고 가격이 오르려면 건설경기가 살아나야 한다. 따라서 잠깐의 상승은 있겠지만 이 역시 기대심리다.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Q4. 경기부양 효과 언제쯤 나타날까?
A : 그렇다고 철강재 수요가 전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소비가 살아나면 제조업과 건설업도 같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다만 절차가 있다. 정부 승인 절차와 세부 계획안 마련 등을 감안하면 빨라야 3분기 후반 혹은 4분기가 돼야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
Q5. 재고가 감소하고 있다고 하는데, 가격 상승의 호재(好材) 아닌가?
A : 경제가 정상이라면 맞는 얘기지만 지금은 아니다. 우선 시중 재고 감소는 유통이 과거처럼 재고 비축을 안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생산자 재고가 늘고 있다. 두 번째는 통계의 신뢰성이다. 추이를 보는 데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100% 신뢰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Q6. 철강재 소비가 왜 부진한가?
A : 경착륙 위험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천문학적인 자금방출 외에도 금리를 인하했다. 그만큼 경제가 좋지 않다는 반증이다. 1~5월 중국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동기대비 4% 증가에 그쳤는데, 증가율이 둔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민간투자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5월 산업생산 증가율도 전년동월대비 3.5%가 증가했지만 예상치를 밑돌았다. 제조업 중에서 1~5월 자동차 생산은 신차 효과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45.1% 증가했고, 가전도 폭염 덕분에 에어컨과 냉장고를 중심으로 생산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문제는 중국 경제의 핵심 동력인 건설경기 부진이 장기화 되고 있다는 점이다. 1~5월 부동산투자 증가율은 –7.2%, 신규 착공 면적 증가율은 –22.6%에 달했다. 향후 단기 전망 지표로 삼는 5월 제조업 PMI 48.8로 2개월 연속 하락세다. 무엇보다 16~24세 청년실업률은 20.8%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날씨도 변수다. 베이징과 남방지역 40도가 넘는 폭염이 계속되더니 시간당 600mm 물 폭탄이 쏟아졌다. 중국 기상청은 6~8월 중국 동부연안 평균기온 35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Q7. 감산을 하면 보통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데, 그렇지 못한 이유는?
A : 조강생산과 철강 생산은 엄연히 다르다. 베이징과 인접한 허베이성은 각종 국제 행사나 환경(미세먼지) 여부에 따라 수시로 감산한다. 당산시와 스자좡, 한단 등이 대표적인 도시인데, 이들 지역은 쉽게 말해서 영세업체가 밀집한 지역이다. 반면 동남부 쟝쑤, 저쟝 등은 바오강, 사강, 우한 등 대형 메이커가 자리 잡고 있다. 생산원가는 허베이 지역 업체가 싸고, 품질은 동남부 업체가 우수하다. 위쪽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수로를 통해 동남부나 내륙으로 판매되는데, 이들이 감산을 하게 되면 다른 지역이 생산을 늘리는 구조다. 물론 중국 정부가 금년도 조강 생산량을 지난해 수준을 넘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에, 이 약속은 지켜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개별 기업 입장에서는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라는 심정으로 감산을 이용한다. 전국적인 감산 시행이 아니면 대폭적인 감산은 기대하기 어렵다. ‘경기가 더 이상 나빠지지는 않을거야’라는 기대감과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금리인하가 이뤄지면 소비가 늘어날 거야’ 하는 기대감도 한 몫을 한다. 또 하나는 철강재 기준으로 전체 생산량의 10~15%가 아직도 반제품을 외부에서 구매해서 제품을 생산하는 단압업체다. 띠땨오강이 사라지자 이들 업체는 인도, 이란, 터키, 우크라, 러시아 등지에서 빌릿을 수입하여 제품을 생산한다. 가격이 중국산보다 더 싸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는 감산 규제 대상에서도 벗어나 있다. 가격 정책도 매우 탄력적이다. 시장에서 가격 주도권은 없지만 영향력은 크다.
Q8. 중국 주요 매체는 금년도 중국 철강수요가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가능할까?
A : 중국의 성장 구조가 바뀌었다. 더 이상 노동력과 인프라투자, 수출을 기반으로 하는 성장 방식이 아니다. 당연히 철강 소비도 예전 성장률에 근거해서 계산을 해서는 안된다. 지난해 중국 철강재 수요는 약 9억2,000만톤이었는데(일부는 9.5억톤으로 보도), 금년에는 이보다 1,000~1,500만톤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Q9. 2023년 중국 철강 수출 더 늘어날까?
A : 지난해 중국 철강재 수출은 6,732만톤으로 월평균 561만톤이었다. 5월 수출은 800만톤을 넘었다. 내수부진을 수출로 돌파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내수부진이 계속되면 이같은 현상은 계속될 것이다. 3분기까지는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금년도 중국 철강재 수출은 월평균 650만톤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Q10. 중국 철강재 오퍼가격 어떻게 될까?
A : 중국 수출 오퍼가격은 내수 상황에 달려있다. 기본적으로 중국 정부는 수출보다는 내수판매를 권장하고 있다. 변수는 수출세 환급 조정 여부다. 이미 소문도 돌고 있다. 만약 환급으로 회귀하거나 환급율을 높일 경우 오퍼가격을 낮출 것이다. 6월 20일 현재 중국산 열연기준 오퍼가격은 여름휴가 전까지는 톤당 565달러(FOB)인데 당분간 20~30달러 사이에서 등락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