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칼럼] 일본의 철강·설비 해외 진출 어떻게 볼 것인가?

2021-06-28     정하영

지난 주 일본의 철강 설비엔지니어링업체인 프라이메탈스테크놀로지즈가 한국의 대기환경 설비업체인 올스웰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프라이메탈스(Primetals Technologies)는 미츠비시 철강부문이 지멘스 철강사업부문을 합병해 탄생한 다국적 기업으로 일본의 미츠비시가 주체다. 세계적 기업이 국내 중소기업과 비록 대기환경 부문이기는 하지만 글로벌 협력을 체결했다는 것은 기분 좋은 소식이다.

관련해서 세계 철강 설비엔지니어링 분야를 일본이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프라이메탈스가 독일 지멘스와 오스트리아 VAI를 인수한 셈이고 IHI(이시카와지마하리마중공업)는 고로 부문의 세계적 회사인 폴워스(Paul Wurth)와 합작해 IHI폴워스를 2012년 출범시킨 바 있다.

지난 3월부터 러시아 쿠르스크에 건설 중인 세계 최대급 연산 208만톤 HBI공장의 설비, 엔지니어링은 미드렉스(MiDREX)사와 프라이메탈즈가 차지했다. 여기서 미드렉스는 미국에 본사가 있지만 1983년 일본 고베제강이 인수한 직접환원철 설비 세계 최대 설비엔지니어링업체다. 직접환원 설비가 수소환원제철법의 구성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이외에도 일본 최대 철강설비업체인 스틸플랜텍은 2001년 일찌감치 JFE엔지니어링을 모체로 가와사키중공업, 히다치조선, 스미토모중공업 철강설비 부문의 합병으로 탄생한 회사다. 4개 철강 및 중공업 회사에 나눠져 있던 철강 설비엔지니어링을 집약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했음은 물론이다.

또한 미츠비시중공업도 플라이메탈즈 탄생 이전에 히다치제철기계를 합병한 바 있다. 이후 지멘스와 통합함으로써 프라이메탈즈로 거듭난 것이고 최근에는 미국의 철강 가열로 등을 주력으로 하는 설비엔지니어링 회사인 ABB인덕션시스템을 인수한 바 있다.

결국 일본은 자국 내 철강 설비엔지니어링 부문을 통폐합하는 등 구조조정과 개편을 거쳐 경쟁력을 강화한 뒤 유럽과 미국 등의 유력 철강 설비엔지니어링 업체들을 흡수합병하고 있다.

철강산업이 전형적인 장치산업으로 경쟁력은 궁극적으로 설비와 기술에 좌우된다. 따라서 일본이 철강 기술과 엔지니어링, 설비 부문에서 세계 최대로 부상하고 있다는 사실은 결코 간과할 일이 아닐 수 없다. 궁극적으로 일본이 철강산업에서의 경쟁력을 지속 확보하고자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일본제철을 필두로 일본은 인구 감소를 이유로 지금까지의 국내 조강 1억톤 생산을 포기했다. 대신 지금까지 금기시했던 해외 상공정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확보키로 했다.

인구 및 산업 규모 제한으로 국내 철강산업의 양적 성장의 한계는 극복하지 못하고 있지만 대신 해외에서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일본제철의 경우 이미 인도와 미국에서 신규 제철소, 전기로공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경쟁력의 근원인 철강 설비엔지니어링 부문을 선도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철강 경쟁력을 갖고 가겠다는 그들의 치밀하고 중장기적인 전략과 실행력이 놀라울 뿐이다.

본지가 일본의 철강 관련 정보를 중요하게 취급하는 이유도 그들이 경제산업사회 등 상당 부분에서 우리를 조금 앞서가고 있는 대표적인 벤치마킹 대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에 비해 우리의 준비와 계획이 너무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판단을 떨쳐버리기 어려워 너무 아쉬울 뿐이다.